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국판 헬렌켈러 일러스트 작가 구경선, 그녀의 나눔

공지사항_알림/나눔 & 재능기부

by 멀티라이프 2014. 6. 23. 21:19

본문

 우리는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듣지 못하거나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모른다. 이론적으로 참 힘들겠다고 이해는 하지만 그 느낌이 어느정도 인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니 상상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청각장애나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큰 실례일지도 모른다. 얼마전 재단법인 한류문화인진흥재단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꿈을 가진 인재들을 지원하기 위한 소개글을 블로그에 써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처음 메일을 보고 어려운 일이 아닌것 같아서 흔쾌히 답장을 보내고 보내준 내용과 인터넷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소개를 부탁한 사람은 세상을 참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판 헬렌켈러 일러스트 작가 구경선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러스트 작가 구경선(구작가)은 2살 때 열병을 앓고 난 뒤 더이상 들을수가 없었고 청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듣지 못하니 말도 못하게 되면서 화만 내는 그녀를 위해 어머니는 발음 훈련을 시키고 입 모양 읽는 법을 가르치며 일반 학교에 다니도록 도왔다. 그런 그녀에게 그림은 하나의 언어로 다가왔고, 일러스트 작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녀가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면서 관심을 가진 대상은 토끼였다.

 

"우연히 보게 된 사랑스러운 토끼. 쫑긋하게 솟은 큰 귀만큼 청력이 가장 뛰어다니는 걸 알게 됐어요. 내 몫까지 잘 들어줬으면 라는 마음으로 제일 처음 만든 캐릭터가 바로 '베니'예요"

 

 

 귀가 큰 토끼 캐릭터 베니는 이루어질 수 없지만 마음속에서 간절히 바라는 그녀의 소망이 담겨있다. 나는 몇 년전 리니지2라는 게임을 하면서 걷지 못하는 친구를 만난적이 있다. 그는 평생 뛰지도 걷지도 못하지만 게임속 캐릭터가 자유롭게 걷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행복하기 때문에 게임을 한다고 했다. 다른 이들에게는 중독성 강한 게임의 캐릭터일 뿐일지 모르지만, 그에게는 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 담긴 소중한 대상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구작가도 이런 소망을 베니속에 담았을지도 모르겠다.

 

 

 2007년 6월 구작가의 한 친구를 미니홈피의 배경화면 그림을 파는 스킨숍을 하면 그림을 그려 돈을 벌 수 있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9개월 동안 구작가는 매번 심상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드디어 2008년 3월 '구작가'라는 이름으로 스킨숍을 열었다. 그러나 세상의 첫 반응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녀의 스킨숍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많지 않았고, 또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모든게 귀찮아졌을 때 그린 '다 귀찮아'라는 그림이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 위 그림의 좌측이 '다 귀찮아'

 

 

 이후 그녀는 싸이월드의 스킨숍 베스트3에도 올랐고, 디자인 요청부터 그림동화 출판제의까지 받았다. 동화작가 오선화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힐링멘토'라는 책을 내고, 배우 이세은과 '쎈과 베니의 사랑일기'라는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꿈꿔온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엄마 사랑해'라는 전시회를 개최했고, 수익금을 청각 장애 아이들에게 후원하는 등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우연히 가게된 네팔 봉사활동에서 좌절하고 상처받은 아이들이 꿈을 꾸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자 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그리고 그것을 나눌 수 있음에 더 감사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꿈을 전하는 것이 또 하나의 인생 목표가 되었습니다."

 

 

 힘든 여건속에서도 나눔을 실천해가던 그녀에게 뜯하지 않게 어셔증후군이라는 좌절이 다가왔다. 어셔증후군은 청각장애와 함께 시작장애가 점차 진행되는 유전학적 질환으로 100만명 중 1.8명의 확률로 나타나는 병이며 치료법도 약도 없고, 실명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눈은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다보니 그녀는 처음에는 부정을, 그 다음에는 두려움을, 두려움이 지나가니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분노마저 지나가니 수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좌절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고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돌아보고 주변 사소한 것들에게까지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감사할 것이 많아졌지만 가끔은 두렵고 우울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억지로 웃으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넘어질 것 같은 때는 그냥 확 넘어질 거예요. 그리고 금방 일어서서 툭툭 털어버리고 가던 길을 가면 되니까요. 이렇게 힘낼 거예요."

 

 

 현재 그녀의 시야는 10도로 완전히 실명하기 까지 남은 시간은 길면 5년 짧으면 3년 남짓이라고 한다.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움직일 수 없고, 입모양을 읽기 어려워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도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도 이루고 싶은 소망이 많이 있다. 그녀는 베니 캐릭터 원판을 제작해 그녀가 실명 후에도 베니가 계속 제작되기를 원하고, 청각장애 예술가들과 정기 전시회를 개최해 청각장애 어린이 후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일러스트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듯이 장애 청소년을 위한 예술 교육 아카데미가 열릴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녀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세계 각지의 빈민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지금도 흔들리는 시야 사이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항상 밝은 것이 아니기에 그녀가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한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구작가의 간절한 꿈에 힘을 보태줄 후원자를 찾고 있다. ※ 아래 영상은 구경선 작가의 삶을 이야기한 인터뷰 영상입니다.

 

 

 

후원을 위한 사이트링크 : (재)한류문화인진흥재단 구작가 페이지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