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챌린지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쇼타임?

2014.08.22 07:30 일상다반사/개인적인 생각

 최근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다. SNS에는 연일 누가 아이스버킷챌린지에 참가했다더라 하는 내용이 쏟아지고, 캠페인에 참가한 사람이 다음 누구를 지목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그런데 좋은 취지로 시작한 캠페인을 악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듯한 모습도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어서 안타까은 마음이 든다. ※ 부정적인 내용에 대해서 특정 인물을 지칭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아이스버킷챌린지에 참가하거나 참가할 예정이며, 조인성, 장나라, 김하늘, 장혁, 보아, 수지, 전효성, 이켠, 김유정, 정현돈, 베스티, 류현진, 추신수, 클라라, 백지영, 류승룡, 노희경, 정우성 등이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미국의 ALS협회에서 루게릭병에 대해서 알리고 기부금을 모금하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루게릭병에 대한 연구와 루게릭환자에 대한 지원을 주 업무로 하는 ALS협회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행동을 선택한 것은 루게릭병이 가지고 있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루게릭병은 근위축성 측생 경화증이라 쉽게 설명해서 근육을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고,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수축이 일어나며 언어능력이 감소해 병이 심해지면 언어장애가 오고 말을 하기 힘들어진다. 그리고 호흡마저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 참고로 루게릭병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해 추측할 뿐이며, 당연히 치료방법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것은 근육이 갑자기 수축되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루게릭병을 1%라도 이해하기 위한 행동이다. 우리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게 되면 우리의 근육들은 놀라서 수축되고, 몸은 순각적으로 움츠려들면서 약간의 고통이 따른다. 이 행동으로 인한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루게릭병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성적으로 어렴풋이나마 짐작이라도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캠페인의 취지조차 모른채 어떻게 하면 자신을 더 알릴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캠페인에 참가하고 있다.

 

 캠페인에 참가하는 연예인(방송인) 중 일부는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물을 뒤집어 썼을 때, 속옷이 훤희 보이는 옷을 입거나, 일부러 섹시한 포즈를 취하는 등의 행동을 아주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그리고 물을 뒤집어 쓰면서 '너무 시원해서 좋다', '재미있다!'와 같은 말을 아무 생각없이 한다. 이런 행동은 배우 톰 크루즈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평범한 복장으로 의자에 앉아서 8번의 물세례를 맞은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들 또한 어떤 홍보목적을 가지고 있었을수도 있지만, 영상속에 그들이 보여준 자세는 사뭇 진지하다. 그리고 8번이나 쏟아지는 물세례를 맞으며 다른 이들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루게릭병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2009년 루게릭병을 다룬 영화 '내사랑내곁에'가 극장에 등장했을 때 잠시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듯 했지만 금새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아니 어쩌면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행동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캠페인도 그 의미가 변질되기 시작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이들은 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더라도 본질적인 내용이 더 넓게 퍼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루게릭병에 대해 이해하고 기부금을 내자는 의미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쇼만 남게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꼭 아무 생각없이 캠페인을 악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습을 이용해 기사클릭수를 유도해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언론들, 아이스버킷챌린지의 영상을 누가 더 웃긴지 누가 더 섹시한지에 점수를 매기는 사람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 캠페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참가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인데, 이들의 아름다운 행보가 더 주목받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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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4.08.22 08:05 신고  Modify/Delete  Reply  Address

    언제나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언론...
    이런 상관관계를 어찌 타파할 수 있을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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