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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억새밭 속으로 던진다, 제주도 아끈다랑쉬오름

Travel Story./제주도_제주시

by 멀티라이프 2015. 10.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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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는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참 많은 오름들이 존재한다. 각각의 오름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데 가을이면 멋진 억새밭으로 그 매력을 발산하는 오름이 있다 하여 찾아가보았다. 내가 찾아간 장소에는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이 마주보고 자리잡고 있었다. '아끈'은 제주도 방언으로 '작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랑쉬오름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오름이지만 아끈다랑쉬오름은 많이 알려진 오름은 아니다. 나 역시 나름 제주도를 많이 다녀온 편에 속하지만 아끈다랑쉬오름에 대한 존재를 인식하고 찾아간 것은 지난 추석연휴가 처음 이었다. 

 

 

 내가 아끈다랑쉬오름을 찾아간 결정적인 이유는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블로그 '내가 숨쉬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운영하는 파르르님이 추천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에 아끈다랑쉬오름을 찍고 현장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에 조금은 실망했다. 다랑쉬오름은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맞은편의 아끈다랑쉬오름은 뭔가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오름 가까이 가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갔고 오름 위로 올라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의 향연을 보는 순간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다.

 

 

 내가 아끈다랑쉬오름을 찾아간 것이 정확히 2015년 9월 28일 이었는데 억새가 조금 덜 피어 있었고, 아마 지금 쯤에는 더 많이 펴 있을 것 같다. 억새가 조금 덜 펴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긴 했지만 그 모습 또한 나름대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오름으로 오르는 길 직전에 작은 억새밭(위ㆍ아래 사진)이 나를 반겨주었다. 이곳은 비교적 사진찍기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오름을 오르기 불편할 경우 아쉬운대로 여기서 기념사진을 촬영해도 좋다. 뭐~ 당연히 오름을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

 

 

 

 아끈다랑쉬오름을 오르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위 사진을 보면 사람이 작게 보이고 길이 살짝 표시가 나는데 딱 저만큼만 오르면 된다. 단지 경사는 상당히 심한편이어서 단화나 스니커즈 등의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오르기는 힘들다. 아마도 오르는데 5~10분 정도가 소요되었던 것 같다.

 

 

 오름에 올라서자 아래에서 보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드 넓은 분화구는 억새로 가득 차 있었는데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억새속으로 들어가서 억새밭을 온몸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개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이 있어서 길과 억새밭을 구분해 두어서 뭔가 2%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이곳은 그냥 억새밭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곳이다. 물론 억새밭 사이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서 생긴 자연적인 길이 있기 때문에 길을 따라서만 구경해도 좋다.

 

 

 

 아끈다랑쉬오름의 억새밭 속으로 들어가서 걷기 시작하면 기분이 참 좋다. 사진을 찍고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걸으면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아끈다랑쉬오름이 굉장히 낮은 오름이긴 하지만 주변에 다랑쉬오름을 제외하고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의 자연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매력도 가지고 있다. 특히 날씨가 좋으면 아래 사진속 모습처럼 지미오름, 우도, 성산일출봉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억새밭을 사진속에 담았을 때 가장 기분좋은 모습은 역시나 바람의 흔적이 남아서 붓으로 터치한 듯한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뭐~ 사람마다 취향이 틀려서 이런 사진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억새밭 속을 걸어가다보면 곳곳에 들꽃도 발견할 수 있고 야관문이 많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야관문을 캐는데 정신이 없었다.

 

 

 

 위 사진은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의 모습인데 그 크기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직감할 수 있다. 다랑쉬오름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오름으로 오르는 재미가 있고 황홀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곳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억새구경이 목표였기 때문에 과감하게 생략했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억새의 키가 참 커서 때로는 억새에 파묻히기도 한다.

 

 

 

 아끈다랑쉬오름에 올라 구경하는 동안에도 제주도답게 매서운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왔다. 그래서 억새들이 끊임없이 춤을 추었는데, 덕분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아끈다랑쉬오름을 한바퀴 돌아 내려가기 직전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억새밭 사이로 구경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다.

 

 

 

 위 사진을 보면 앞에서 언급 했듯이 참으로 볼 것 없는 작은 오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위에 올라가면 상상이상의 환상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주도에는 억새로 유명한 장소가 참 많이 있다. 아끈다랑쉬오름은 그 장소들 중에서도 가장 깊숙하게 억새밭으로 들어갈 수 있고 가장 가까이에서 억새밭의 매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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