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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칼레도니아 일데팡 예수토템, 토템신앙과 카톨릭의 조화

Travel Story./2015. 뉴칼레도니아

by 멀티라이프 2015. 12. 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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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문명이 생겨나고 지구상에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전쟁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종교적인 이유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종교는 무엇을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서 다른 종교 사이에서 서로를 배척하고 화합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도 믿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다른 종교들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지난 여름에 다녀온 뉴칼레도니아 여행에서 우리 사회에서의 종교가 나아갈 방향이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금 한 적이 있어서 이야기를 풀어본다.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으로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카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가장 많으며, 곳곳에 원주민들이 그들의 문화를 간직한채 살아 가고 있기 때문에 토템신앙도 상당 수 존재한다. 뉴칼레도니아의 여러 섬들 중 휴양지로 가장 유명한 일데팡은 대부분이 원주민 마을들로 구성된 가운데, 바오 마을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마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 곳에는 바오 성당이 위 사진처럼 세워져 있기도 하다. 

 

 

 일데팡을 돌아다니다 보면 토템신상에 기초한 다양한 형태의 토템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일데팡에 거주하는 다양한 원주민들이 숭배하는 대상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토템의 형태도 상당히 다양하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에서는 이런 토템신상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없지만,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꼭 일테팡이 아니더라도 토템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데팡을 여행하다보면 흥미로운 모습의 토템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위 사진을 보면 다른 토템들과는 그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사진속에 토템은 신기하게도 예수를 형상화 한 것이다. 뉴칼레도니아에 카톨릭이 들어오고, 일데팡에도 생 모리스가 카톨릭을 처음 전파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기존에 원주민들이 믿고 있던, 토템신앙 속으로 자연스럽게 카톨릭이 스며들어갔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특정 중교가 다른 종교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들의 토템신앙과 외부에서 들어온 카톨릭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 것이다. 그래서 바오마을에서는 예수를 형상화한 토템을 만들었던 것이다.

 

 

 흥미로운 모습은 바오마을의 해변에 서 있는 생모리스 동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일데팡에 카톨릭을 처음 전파한 생모리스의 동상은 경치가 아름답지만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어오는 곳에 세워져 있는데, 역시나 흥미롭게 수 많은 토템들이 이를 지켜주고 있다. 물론 태생 자체가 다른 토템신앙과 카톨릭이기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이를 보면서 다른 종교들간에도 충분히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가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생모리스 성당을 지키고 있는 토템들을 자세히 보면 사람형상을 한 토템고 있고 동물 형상을 한 토템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생모리스 동상으로 가는 입구 양 옆에 서 있는 토템에는 안쪽과 바깥쪽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두 개의 토템이 붙어 있는 것을 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 일데팡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자연, 여유가 넘치는 삶의 방식도 참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참으로 보기 힘든 완전히 다른 종교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일데팡에서 예수는 유일신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토템신상의 대상 중 하나인 것이다.

 

 

 

 태어나서 지금 까지 어떤 특정 종교로 믿어 본적이 없어서 종교적인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사회속에서 종교가 가진 순기능이 더욱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종교가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해야한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일데팡의 이런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번쯤은 다양한 종교간에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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