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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봉정사 영산암'

Travel Story./경상도,부산,울산

by 멀티라이프 2009. 12. 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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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영선암은 대웅전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한참 오르면 나타난다. 영산암은 한 사찰의 암좌치고는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은 우화루라는 현판이 달린 누각인데 원래 극락전 앞에 있었던 누각이다. 이 ‘우화(雨’花)‘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득도하신 후 법화경을 처음으로 설법 하셨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고 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그래서 우화루라는 현판을 달 수 있는 곳은 높은 경지의 고승들이 기거하는 곳이었다 한다. 

 우화루 아래를 지날 때에는 키 큰 사람이나, 지체가 높으신 분이나 누구나 고개를 숙이고 지나야 한다. 이것은 부처님 아래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숙인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모양 좋은 소나무 한 그루와 큰 바위 하나가 마당 한켠을 차지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나타내 준다. 전면의 법당과 삼면으로 둘러싼 요사체가 일반 여염집 같은 안 마당을 만들어 준다. 법당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은 흙으로 조성된 토불로서 규모가 크면서도 왠지 친금감 있게 다가온다. 또한 법당 외벽에는 우리 나라 민화에나 나오는 호랑이와 까치 등의 그림이 그려져 눈길을 끈다. 요사채는 신발을 벗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또 다른 특색이다. 


 영선암을 향해서 바쁜걸음을 하다가 계단이 나와서 위를 보니 영선암의 모습이 보인다.


 영선암으로 오르는 계단,, 양 옆으로 쌓여있는 낙엽이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영선암을 찾아가면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우화루..


 영선암 안쪽으로 들어와서 우화루의 뒤쪽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속 우화루 아래쪽으로 난 길을 잘 보면 상당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누구나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우화루의 낮은 입구이다. 키가 매우 작은 사람은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니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키가 작은 사실도 서러울지도 모르는데, 고개 까지 숙이라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닐까? 키 작은 사람에게는 당당함을, 키가 큰 사람에게는 겸손함을 알게 해주는 우화루의 낮은 입구는 정말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다.


 특이하게 우화루와 다른 건물의 마루를 연결해 두었다.


 마당에 있는 큰 나무 한그루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아담하지만 주변의 벽면에 재미있는 민화를 가지고 있는 법당..




 호랑이도 보이고.. 


 달나라에나 있을법한 방아찍는 토끼 한쌍도 건물의 구석진 곳에 있다. 이 그림은 건물에 붙어서 위를 올려다 봐야해서 생각없이 구경하다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슴 한쌍도 그려져 있는데, 무슨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슬퍼 보인다.


 학 한쌍도 평화롭게 그려져 있다.


 아마도 벽면에 그려진 민화중 가장 인상 깊은 그림이다. 용의 긴 코털을 줄에 매달아 뽑고 있는 그림이다. 순간 용이 얼마나 고통 스러울지 생각해본다. 


영선암을 나서면서 돌담과 장작 그리고 꽃이 잘 어울려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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