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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아들들을 위한 영화 '바람:Wish'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12.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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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금요일 저녁 다음 무비로거 1기로 선발된 이후 첫번째 시사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영화제목은 '바람:Wish 감독판' 이었습니다. 사실 이영화는 시사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알았을정도로 머리속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영화 였습니다. 아마도 영화사의 홍보도 홍보지만 흔히 말하는 탑배우가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영화에 대한 특별한 기대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2시간여 동안 오랜만에 잘 만들어진 영화 한편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있고 잔잔한 감동이 있으며 부자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영화 바람:Wish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100%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대한 리뷰라서 약간의 스포일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되는 약간의 실화내용이자 영화의 내용은 영화를 보는데 있어 재미나 감동을 전혀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바람:Wish'의 줄거리는.. 
열여덟 인생에게도 약육강식의 세계는 존재했고 소년들은 그 속에서 남자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다.
엄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형과 누나와는 다르게 간지나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싶었던 짱구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해 골치덩이가 된다.광춘상고는 교사들의 폭력과 학생들간 세력 다툼으로 부산일대에서 알아주는 악명 높은 학교. 광춘의 조회시간은 학교의 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쓸만한 후배 물색으로 시작된다. 짱구는 입학 첫 날 ‘불법써클’몬스터의 카리스마에 압도 당하고…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알아갈 무렵, 학교폭력 가담을 이유로 짱구 일행은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짱구는 가까스로 정학만은 면하지만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 교내 불법 서클 ‘몬스터’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렇게 몬스터의 후광을 업고 예쁜 여자 친구도 얻게 된 짱구, 쪽 팔리지 않고 싶었던 열여덟 짱구는 “바람”대로 폼 나는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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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웃음이 있는 영화
 이 영화의 전면에 걸고 있는 장르는 성장ㆍ실화 정도이다. 말그대로 한 학생(짱구)의 고교시절을 다룬 영화이다. 그래서 조금은 진지하고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런타임동안 단 한순간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은 영화였다. 그것은 100%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탄탄한 시나리오의 덕도 있겠지만 예상외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웃음 때문이다. 평범한 고교시절의 이야기에서 말한마디나 단순한 행동으로 주는 웃음은 전혀 억지스럽지 않은 그런 웃음 이었다. 단순하게 고교시절의 폭력을 다룬것이 아니라 고교시절의 교실풍경을 다뤘다고 해야할까.. 그러면서 자신의 고교시절의 모습이 영화의 모습에 오버랩 되면서 작은 웃음포인트에서 더 크게 웃을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시종일관 조금은 엉뚱하지만 자연스러운 웃음은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큰 힘이다. 특히 짱구의 속마음을 나래이터를 통해 표현한 것과 엉뚱한 배경음악(국악)은 에상외의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



부자간의 이야기속에 묻어나는 잔잔한 감동
 영화 '애자'를 봤을당시 리뷰 제목을 '대한민국 딸들과 엄마를 위한 영화'라고 한적이 있다. 아마 이것과 반대되는 '대한민국 아들들과 아버지를 위한 영화'라는 제목을 쓸 영화가 있다면 바로 영화 바람:Wish 일것이다. 조금더 자세히 적어보자면 '대한민국 아들들을 위한 영화'라고 해야할것도 같다. 짱구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무서운 존재일 뿐이었고, 이리저리 피해야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런 중 찾아온 아버지의 병 그리고 더이상 아버지의 손길이 아프지 않으며, 퉁퉁 부어버린 아버지의 발과 곰처럼 부풀어오른 배를 경험한 짱구.. 그의 마음은 서서히 변화하게 되지만.. 하늘은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말은 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배우 정우는 자신의 고교시절 삶의 내용을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인지 아버지에 대해 변화하는 그의 심리는 너무나도 완벽하다 못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의 눈에서 눈물을 흐르게 만든다. 나또한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을 느꼈다. 문득 아버지가 생각나서 였을까..
 
우리의 고교시절을 그려낸 영화
 이 영화의 초점이 학교폭력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불량서클과 학교폭력은 고교시절의 풍경을 그려내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인 것이다. 교실과 학교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프소드들을 단순하게 세분화시켜서 표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연결시켰으며 학교와 교실이라는 배경과도 나무나 잘 어울리게 표현하였다. 주인공 짱구와 그의 친구들인 석찬과 영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또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했던것은 고교시절 정우의 삶속에 묻어있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고교시절의 교실 풍경과 느낌을 살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120% 달성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2%가 아닌 20%는 아쉽웠던, 황정음
 이 영화에 출연하는 유일한 여성인 황정을 보고 있으니 2%가 아닌 20%는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이야기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았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조연도 아니고 롱 릴리프도 아닌 조연정도의 출연으로 짱구의 에피소드 중 하나정도에 연관돈 인물로 나오는 것이다. 사실 영화의 포스터나 홍보에 보면 주인공인 정우 다음으로 황점음의 이름이 나오는곳이 많다. 그 만한 비중이 없는 인물을 이름값때문에 앞쪽에 넣어둔 것이지 하는 진한 아쉼움이 느껴졌다.


여담 : 시사회 현장에서 가진 배우들과의 시간
 이날 시사회 후 배우들과 관객들이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관객 시사회에는 보기힘든 모습에 조금 놀랍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했다. 배우들은 인사와 함께 관객들과의 시간을 시작해서 궁금증이 있는 거의 모든 관객들의 질문을 하나하나 다 받아 주었다.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원하는 사람 모두와 차례대로 사진을 찍어주는 친절한 포토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의 관객 시사회모습을 보면서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최정상의 배우가 아니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관객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는 최정상의 배우들 모습이었다. 시사회에서 배우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 영화의 내용은 배우 정우가 고교시절 겪었던 실제 이야기이다. 물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100% 사실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영화속에 등장했던 당시 그의 여자친구는 결혼해서 잘사고 있다고 하고, 친구들 중 한명은 부산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에서 열린 시사회에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끝으로..
 오랜만에 찾은 괜찮은 영화 '바람:Wish'는 대한민국의 아들들 이라면 한번쯤은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빵빵 터지는 웃음은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웃음이 있고, 시종일관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두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게 만들는 영화...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 고교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 바람:Wish-감독판... 올 겨울 극장을 찾아서 이 영화와 함께 훈훈한 시간을 보내보자.


이 영화 리뷰는 Daum무비로거 리뷰 포스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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