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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들의 한복이 전시되어있는 특별전 '선과 색의 어울림'

Review./전시, 기타행사.

by 멀티라이프 2009. 12. 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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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전통의상 한복은 요즘 우리가 입고 다니는 옷들에 비해서 다소 불편한점이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한복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색체, 곡석의 미학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한복을 45여년 동안 만들어온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 선생의 기증작품으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우리옷의 형태와 옷감, 장식기법 등을 만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선과 색의 만남', '그림ㆍ자수ㆍ금박을 한복에 입히다.', '특별한 만남', '특별한 옷', '조각옷 속에 담긴 긴 세월 이야기'라는 4가지 주제속에서 한복의 선과색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45여년 동안 우리의 옷을 만들어온 한복 디자이너 이리자 선생은 1960~1970년대 삯바느질 수준의 한복을 패션 작품으로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어려서부터 접한 우리옷을 토대로 한복을 만들기 시작한 이리자 선생은 입으면 배가 부른 형태의 한복을 밑단이 넓게 퍼지는 A-line 형태로 바꾸어 디자인하였다. 변형된 한복의 실루엣은 작은 한국인의 체형적 결함을 보완해 주었기 때문에 미스코리아, 정ㆍ재계인사, 연예인들을 위한 한복으로 만들어 졌다. 디자인의 현대적 시도뿐 아니라 전통바느질 기법을 꾸준히 연구하기도 한 이리자 선생은 100여회에 걸친 한복 패션쇼를 통해 국내에서는 한복 붐을 일으켰으며,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을 알리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전시장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눈이 보이는 모습이다. 하얀색위에 얹어진 아름다운 문양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 전시의 시작을 보았을 뿐인데 벌써 우리 한복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징적이면서도 평범한 문양들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옷고름은 한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이다. 옷고름을 떠올렸을때 풀어 헤치는 상상만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건강한(?) 사람일까..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한복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모르게 자꾸 '아! 아름답다!'하는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아마도 선과 색의 어울림을 보러온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눈이 가는것은 치마저고리였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단순한 치마저고리가 아닌 다양한 형태와 문양으로 장식된 치마저고리는 이것이 한국의 멋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하였다. 매듭장식, 동화주인공, 여러가지 글과그림으로 장식된 치마저고리를 직접 보고 서있는 당신이 여성이라면 당장 꺼내어서 한번 입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리자 선생의 한복은 많은 유명인사들이 찾는 한복이다. 특히 대통령의 영부인들이 사랑하는 한복이 바로 이리자 선생의 한복이었다. 단색의 수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이 한복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것이다. 한복을 자주 착용하여 낯선 이방인이 아닌 국모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프란체스카 여사는 단아하면서도 멋스러운 한복을 좋아했었다고 한다. 좌) 보라색 치마저고리ㆍ두루마기 우)옥색 치마저고리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의 한복이다. 이순자 여사는 세계에 우리옷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일조했는데, 화려하고 멋스러운 한복을 특히 좋아하였으며, 모든 행사 때 외교관 부인이나 정ㆍ재계 부인들에게 한복을 입도록 권유하여 한복의 전성시대를 이루었다. 좌)학그림 치마저고리, 우)봉황무늬 금박 치마저고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한복이다. 절약정신과 덕만의 뛰어났던 이희호 여사는 한복을 주문할 때 방문할 나라와 상대방 영부인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는 등의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몸의 움직임을 편하게 하기 위해 짧은 치마를 즐겨 입었으며, 무궁화 자수를 특히 좋아했다. 좌)분홍 치마저고리ㆍ두루마기, 우)무궁화 자수 치마저고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인인 권양숙 여사의 한복으로 균형잡힌 외모를 가지고 있어 어느 한복이나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좌)옥색 치마저고리ㆍ두루마기, 우)모란 금분 치마저고리 




2000년대 접어들면서 이리자 선생은 조각천을 활용한 한복 디자인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복뿐만 아니라 컵받침, 접시받침, 조각보자기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도 선보이게 되었다.


 이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중의 하나인 저고리 이다. 비단저고리, 진주사 저고리, 자미사 저고리 등 형형색색의 저고리 들이 벽면 가득히 전시되어 있었는데 각각의 저고리들의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모두 달라서 저고리를 하나하나 보는데만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선과 색의 어울림 이리자 한복 특별전은 경복궁옆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 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10년 2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우리 한복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선과 색의 어울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속에 담을때 그 감동이 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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