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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나무인형, 꼭두 박물관

Travel Story./서울

by 멀티라이프 2011. 2.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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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나 지금이나 어떠한 매개체가 이세상과 저세상을 연결해주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매개체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누군가의 죽음으로 괴로워하거나 슬픔에 잠긴 이를 위로하고 지켜주는 일을 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양에서는 살아있는 사람과 초월적 세계를 연결하는 존재인 천사가 이런 역할을 하는 존재라면 우리의 전통속에는 "꼭두"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꼭두는 꼭두새벽, 꼭두배기, 꼭두머리 등과 같이 제일 빠른 시간이나 제일 윗부분을 일컷는 것으로서 이쪽과 저쪽 사이에 있는 경계의 영역을 말합니다. 즉, 꼭두의 의미는 바로 일상적 시간과 공간의 경계에 속하는 것, 혹은 그 경계선상에서 나타나는 환상적인 것으로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이와 동행하는 존재이자, 그와 함께 즐거움 및 고통을 나누고 있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꼭두를 한곳에 모아서 보기좋게 전시하고 있는 장소가 바로 대학로 동승아트센터에 자리잡고 있는 "꼭두 박물관" 입니다. 꼭두 박물관에서는 "조선후기 꼭두전"이라는 제목으로 상설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기획전시실에서는 2011년 4월 12일까지 "상여, 한국인의 아름다운 배웅"이라는 제목으로 꼭두박물관의 세번째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꼭두가 우리에게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꼭두가 나무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흙이나 돌, 쇠붙이와는 달리 나무는 아직도 생명체의 숨결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만큼 나무는 분명한 유한성의 흔적을 갖습니다. 우리는 다른 초월적 존재보다는 나무로 이루어진 꼭두를 통해 유한한 존재의 즐거움과 고통을 보다 잘 느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꼭두박물관을 방문하기전까지 꼭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로 우리의 꼭두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모양의 꼭두중에서 인물상을 가만 들여다보면 참 잘 만들어진 인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형이라는 말이 일본어에서 차용된 것으로, 꼭두라는 말에 비해 지나치게 인간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어서 사용하기에 적절치 않기는 하지만 편의상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꼭두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 얼굴표정과 움직임의 특징을 잘 표현해낸 나무인형정도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알고나서 꼭두를 바라보면 조금 다른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꼭두 인물상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초월적 세계와 연관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꼭두는 인간의 일상적 세상과 저 너머의 초월적 세상을 연결시키는 존재로 첫째 캄캄한 길을 안내하고, 둘째 주위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셋째 거추장스런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넷째 갈피를 못 잡는이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달래주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꼭두의 표정과 몸동작에는 꼭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는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꼭두박물관 입구에는 꼭두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샵이 자리잡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포토존과 체험마당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은 정확히 알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꼭두를 간단하게 만들어본다거나 꼭두에 대해서 알아보는 그런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꼭두박물관을 찾았을때 상여에 대한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꼭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실물 상여가 나왔습니다. 각종 자료를 고증하여 제작한 이 상여(↓)는 조선후기의 화려하고 웅장했던 대형 목상여의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이 상여에는 꼭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꼭두 70여점과 기타 장식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상여 전시에서는 꼭두말고도 상여에 사용된 다양한 장식인 붉은 명주실로 꼬아서 만든 매듭 형태의 끈으로 아래 부분에 술을 늘어뜨린 유소(↓)와 상여 몸체를 장식하는 종이나 천을 말하는 진용(↑)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여에 사용된 다양한 문양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상여에 관한 기획전시에서는 상여의 지역적 분포나 상여제작과정에 대해서 배울 수 있으며, 문서에 기록된 상여에 대해서도 살짝 볼 수 있습니다.



 꼭두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 분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이 모를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꼭두 박물관을 휴일인 일요일 오후에 찾아갔었는데, 하나하나 사진을 찍으면서 구경하는동안 디른 관람객은 단 한명도 보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지하철 4호선 혜와역에서 멀지도 않고 꽤나 유명한 동승아트센터에 있음에도 사람들이 거의 찾지않는것은 관심의 문제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나 구경할 수 있는 꼭두 박물관으로 나들이를 한번 떠나보세요. 구경하는 하는 시간은 짧겠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적으로 성인기준 입장료가 5천원인데, 입장할때는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도 관람후에 박물관을 떠날때는 그 비용이 아깞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가락 추천 한방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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