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당신은 나의 미래 입니다.
또 한 번의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내 마음 한 구석이 괜스레 저며 온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큰 하늘을 품고 그보다 더 큰 마음을 아낌없이 내어주셨던 한 사람. 단풍이 붉디붉은 것은 생의 마지막 힘을 다해 죽어가는 것이라 했다. 하염없이 떨어지는 단풍잎처럼 그 분도 그렇게 가셨다. 1993년, 열두 살의 봄날이었다. 학생회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학년이 된 것이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왠지 어른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괜스레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고개도 빳빳해지던 순간, 교실 앞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언뜻 봐도 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엄청나게 마른체구를 가진 사람이었다. 게다가 얼굴의 반은 덮을 것 같은 커다란 눈, 붉게 상기된 얼굴로..
일상다반사/개인적인 일상
2009. 10. 20.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