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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딸들과 엄마를 위한 영화, 애자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9. 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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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누구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많은 영화 감독들은 많은 관객들이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봐주기를 바라면서 심혈을 기울여서 영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영화를 봐주면 좋겠지만 스크린에 등장하는 모든 영화가 전부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때론 특정 계층을 바라보고 만들어지는 영화가 나오기도 한다. 어제(9월9일) 개봉한 영화 "애자"도 어쩌면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특정 계층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딸들과 어머니라는 점에서 너무 광범위한 느낌이 있긴 하지마느 분명 이 영화는 여자(딸)로써 바라보는 느낌과 남자(아들)로써 바라보는 느낌이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장면,,, 영화를 보시면 알게됩니다. ㅠㅠ)

 강한 스포일러의 느낌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되도록 적지 않을려고 노력하면서 글을 작성했습니다. 간혹 이야기의 일부분이 들어가 있지만 영화의 감동을 느끼는데 지장이 없는 부분까지만 언급 했습니다. 여러가지 관점에 대한 글의 끝부분이 두리뭉실 끝나는 것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영화를 보시고 직접 생각해 보시면 어떨가 하는 의미에서 말을 줄였습니다. 혹시나 스포일러가 들어간 부분은 더보기 기능으로 감춰두었으니 더보기는 영화를 보신분만 봐주세요. 또한 리뷰에 등장하는 대사나 영화속의 단어는 조금씩 틀릴수가 있습니다. 제 머리가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즐거리는...
 잘나가던 왕년을 뒤로하고 엄마 '영희(김영애)'의 잔소리를 피해 서울로 상경한 애자(최강희), 그러나 스물 아홉에 남은건 빚더미뿐인 만년 작가지망생 신세. 오빠의 결혼 때문에 5년 만에 집에 내려갔지만 구박부터 시작하는 엄마각 짜증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영희가 갑자기 쓰러지고 애자는 상상하지도 못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아들 vs 딸,, 승부가 되지 않는 관계..
 이 영화에서 영희에게 아들과 딸은 상당하게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어릴적 영희가 운전을 하다가 난 차사고로 몸이 조금 불편해진 아들은 엄마가 평생을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일까 과분할 정도로 엄마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에 반해 딸 애자는 전교10등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똑똑한 딸이 였기에, 아마도 자신을 너무나도 많이 닮았기 때문에 잘 해낼거라는 믿음이 강하게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방치(?)를 한다. 그러나 든든한 지원속에 아들은 성공적인 결혼도 하고 공장도 운영하며 어머니가 바라보기에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듯 하지만, 걱정 하지 않던 딸은 성적으로는 갈 수 있는 대학이 없을 정도로 성적은 떨어져 있고 비오는 날은 학교에 가지 않아서 출석일수가 모자자 졸업이 위태롭기까지한 고교 시절은 보낸다. 오빠가 든든한 지원을 받는 동안 애자는 신이내려주신 글솜씨로 대학에 특례입학하고 장학금도 타면서 어느정도 자생(?)해나가는데 성공한다.
 아마도 영화가 진행되는 초반부부터 영화에 대한 반감을 가지는 남성분들이나 여성분들이 많지는 않더라도 제법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나 아들이지만 저러지 않은데,,, 난 딸이지만 저러지 않는데,,,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 영화는 관객들의 심리를 읽어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을것 같다. 절때로 승부가 날 수없는 경쟁관계(?) 인 아들과 딸의 이야기.. 마치 내 주변에서 일어난듯한 이야기 인듯 하지만 뭔가 나랑은 다른것 같기도 한 삶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게 아닐까...

딸의 역할,, 그리고 책임,,
 사실 이 이야기는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해보았고, 고민도 해보았지만 난 아들로써 살아왔기에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은 아마도 엄마에게 있어서 딸의 역할과 피할 수 없는 책임 그리고 엄마로써 딸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해서 이야기 할려고 했던게 아닌가 하고 어렴풋하게 생각해본다. 모든 면에서 엄마의 지원을 든든하게 받아온 아들이 있지만, 엄마의 시한부 인생이 시작되고 그 때 엄마의 곁은 눈물로 지켜주는 사람은 아들이 아닌 딸 애자였다. 대한민국의 수 많은 아들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아들은 엄마의 친구가 되기 힘들지만, 딸은 나이와 상관없이 엄마와 평생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애자이다. 29년동안이나 왠수지간 처럼 지난 엄마와 딸이지만 상상도 하지 못한 엄마의 이별 통보 그리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너무나도 잛은시간을 엄마와 애자는 함께 하는데...

 애자가 영희에게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보내,,,"
 영희가 애자에게 "결혼을 하고 애도 낳고하면, 엄마는 차차 잊혀질거야..."

깐따삐아 꼬쓰뿌라때..

감동은 두 여자의 연기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뛰어난 이야기가 있어서 배우들이 이야기의 감동을 살려내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죽은 영화가 된다. 부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탄탄한 시나리오는 기뵉부터 인정을 받았던 터, 과연 누가 이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여지거지서 있었다. 그리고 선택된 김영애와 최강희는 정말 이 영화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이제 제법 나이먹은 티가 조금은 나긴 하지만 고등학생부터 29살 딸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최강희, 억척같은 엄마의 모습과 살고싶지만 죽음으로의 길을 스스로 재촉하는 슬픈 엄마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낸 김영애의 연기가 있었기에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애자의 남친으로 등장하는 찬란한유산의 배수빈, 영희의 영원한 소울메이트 외과의사 동팔역의 최일화, 영희의 평생 베프 자갈치 아지매역의 성병숙, 애자의 베프역인 현진역의 사현진, 애자의 새 언니 순영역의 송민지까지 조연배우들의 연기도 이야기속에 잘 녹아들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약간의 위트, 엉뚱한 특별출연, 몇가지 소재들...
 이 영화는 잔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어진다. 시끌벅쩍한 부분이 조금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칫 지루함이 동반될것 같은 분위기가 엄습해 올려는 찰나마다 특유의 위트로 그 위기(?)를 무사하게 지나치며,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며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중에 하나는 맞선남으로 나오는 김C의 모습이다. 긴 시간이 나오는건 아니지만 구수한 부산사투리의 시 한수는 웃음을 자아내면서 감초같은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사실 영화 '애자'에 대한 글은 조금 억지스럽게 쓴 생각이 든다. 요즘 영화를 보면서 리뷰쓸일을 생각하다보니 영화를 너무 분석적으로 다가가는 경향이 있는듯 해서, 이번 영화는 이야기 그 자체를 즐기고 싶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봤던 영화이다. 그런만큼 지금 다시 생각해서 쓸려니 조금 뒤죽박죽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건 앞날이 캄캄한 청춘막장 스물 아홈 애자와 딸년이 깝깝한 인생끝물 쉰 아홉 영희의 잔잔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는 충분한 감동을 가지고 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남자보다는 여자들에게, 아들들 보다는 딸들에게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P.s 아래사진들은 덤(?)으로 올려둡니다. 다음사진에서 개인적은 취향으로 골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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