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다리 수술 이후 집에만 있다보니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드라마를 재미 있게 보고 있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 어처구니 없는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방송분량으로 장난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이다. 압구정 백야는 지난 1주일간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그날의 방송영상 편집본을 드라마가 끝난 후 장시간 내보냈고, 수요일부터는 금요일까지는 지난이야기 편집본을 드라마 시작전에 내보냈다. 그리고 수요일부터 금요일 까지도 방송이 끝난 후 월요일이나 화요일 보다는 줄었지만 역시나 당일 방송 편집본을 내보냈다. 즉, 압구정 백야는 방송 전이나 방송 후 부족한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재편집 영상을 상당히 장시간(3분 이상) 내보낸 것이다. 그것도 하루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말이다. ※ 이 글은 2014년 12월 1일(월요일) 부터 12월 5일(금요일) 까지의 방송을 기준으로 한다.
▲ 당일 방송된 내용을 재편집해 내보내고 있는 모습
일일 드라마가 보통 30분정도 방송분량이 편성된다고 생각하면, 방송 분량의 10%가 넘는 시간을 재편집 영상으로 채운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주어지는 회당 대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임성한 작가가 회당 방송 분량을 맞추지 못한데서 문제가 시작되었는데, 신인 작가도 아니고 많은 드라마를 써내려간 배테랑 작가가 방송분량에 맞지 않는 대본을 5일 연속 전달했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아니 이런 일은 신인 작가에게도 일어나서도 일어나지도 않는 일이다.
이에 대해 임성한 작가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 봤을 때 어떤 변명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참으로 프로의식이 결여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임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스토리 전개상 끊고 싶은 시점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시점에 따라 대본을 나누다보니 분량이 조금이 부족해을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작품에 살을 붙였을 때,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 것을 걱정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야할 점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 많은 드라마를 써온 많은 드라마 작가들이 임성한 작가처럼 대본을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일일드라마의 방송분량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시간에 맞추진 못한것 부터가 잘못된 것이고, 나중에라도 분량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았다면 표시안나게 분량을 맞춰가야 하는 것이 작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혹시나 자신의 고집이나 능력부족으로 방송분량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면 떠나야 하는 것이 맞다.
▲ 지난 이야기를 내보내고 있는 모습
차원이 다른 막장 시나리오로 시청자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임성한 작가는 과연 드라마 작가로서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임 작가가 얼마나 많은 시청률을 보장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료 및 선ㆍ후배 작가들 까지 민망하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으로 글을 쓴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안되고 이를 용인해주는 MBC의 태도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기본 중에 기본인 방송분량을 다섯번 연속으로 맞추지 못하는 작가가 드라마를 쓴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