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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의 뛰어난 연기까지 삼켜버린 '내사랑 내곁에'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9.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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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개봉되기전 많은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내사랑 내곁에"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런 영화였다.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특별한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 그리고 그 특별한 소재를 연기한 배우가 김명민 이라는 점 때문에 무척이나 많은 기대를 하고 영화관을 찾았다. 이미 영화를 본 사람들이 보지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지만 속으로 '감성도 없는 자식들~'하고 생각하고 말았었다. 그러나... 내사랑 내곁에는 때론 주변사람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영화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나 몸이 굳어가다 결국은 꼼작 없이 죽는 병이래. 그래도 내 곁에 있어줄래?"
몸이 조금씩 마비되어가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종우(김명민).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던 날, 종우는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와 운명처럼 재회하고 사랑에 빠진다. 1년 뒤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의 신혼보금자리는 바로 병원. 종우는 숟가락 하나 손에 쥐는 것도 힘겨운 처지지만 늘 곁을 지켜주는 아내 지수가 있어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투병의지가 강하다. "지수야, 나한테도 정말 기적이 일어날까..."
 전신마비나 식물인간 상태의 중환자들이 모인 6인실 병동. 비슷한 아품을 지닌 병동 식구들과 서로 격려하고 위로 받으며 지내는 사이 회복세를 보이는 환자도 수술의 희망을 갖게 된 환자도 하나 둘 생겨난다. 그러나 종우의 상태는 점점 나빠져만 가고, 병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투병의지를 불태우던 종우도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지켜보는 게 점점 더 두려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언어장애가 시작되는데......


하나. 루게릭병에 대한 조명..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던 나는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영구결번(뉴욕 양키즈 4번)을 남긴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게릭을 통해서 루게릭 병이 어떤 병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죽는 순간까지도 정신은 너무나도 또렷한데 내가 생각하는데로 움직여지지 않는 내 몸을 봐야한다는 루게릭 병..
 우리는 이 병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아마도 알 필요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루게릭 병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바로 영화 '내사랑 내곁에'이다.


 

루게릭 병이란?

 정확한 명칭은 근위축성측상경화증이라고 하며 Lou Gehrig's disease라고도 한며 신경계가 퇴화하는 질환이다.
 그 원인은 아직 모르나, 주로 40세 이후 성인에게 생기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하고 병후의 경과가 매우 나빠서 대부분 환자가 발병 뒤 2~5년 내에 죽는다. 근육운동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을 침범하므로 그 신경에 의해 지배되는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된다. 대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병하며 초기에는 양손의 힘이 빠지는 증상을 보이고 그러한 근위축(筋萎縮)과 근력약화는 점차 팔을 따라 어깨까지 올라간다. 양쪽 다리도 힘이 약해지고 경직과 갑작스런 부분적 근육경련현상이 늘 일어난다. 근력약화와 긴장의 증가는 분명한 근위축이 나타나기 몇 달 전부터 볼 수 있으며, 대개 호흡근의 위축으로 죽게 된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 가운데 주로 척수신경의 퇴화가 일어나는 것을 진행성근위축증이라고 하는데 발과 다리에 경직 대신 근위축과 근력약화가 올 수 있다는 것 말고 다른 증상들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과 비슷하다. 진행성근위축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전형적인 근위축성측삭경화증보다 예후가 좋아서 더 오래 살 수 있다.
 중추신경과 뇌간신경세포가 주로 퇴화되는 것을 진행성연수마비(進行性延髓痲痺 progressive bulbar palsy)라고 하는데, 이때에는 음식물을 씹고 삼키며 말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환자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갑자기 울거나 웃기도 하며 혀가 갑자기 수축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병은 예후가 가장 나빠서 대개 발병 뒤 1~3년 내에 죽는다. 데제린형(Dejerine type)과 샤르코증후군(Charcot's syndrome)도 여기에 속하며 이와 같은 질환들은 다른 비슷한 질환들과 조심스럽게 잘 구별해야 한다.

출처 : 브래테니커 백과사전



둘. 김명민의 뛰어난 연기, 그러나..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이 영화가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루게릭병 환장와 장의사의 사랑이라는 소재 선택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주어지는 캐릭터에 대한 소화력이 가장 뛰어난 이 새대 최고의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명민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이었다.  김명민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20Kg 감량까지 하면서 투혼의 연기를 선보였고,  그의 연기는 분명 최고였다.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가 너무 단조롭기 때문일까 아니면 관객들이 루게릭병에서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그의 뛰어난 연기는 영화의 이야기가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영화속으로 묻혀버리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이런 느낌이 나만의 느낌이 아닌 많은 관객들의 느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셋. 터질듯 터질듯 끝내 터지지 않은 감동..

 이 영화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진한 감동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영화가 진행되는 2시간여동안 숨죽이며 스크린을 주시하였지만 감동이 터질듯 터질듯 하다가 결국 그냥 끝나버렸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다소 허무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영화가 시작되고 김명민의 생뚱맞은 프로포즈를 볼때부터 '이게 뭐지?'하는 생각을 들게 하더니, 이야기는 단순하게 루게릭병에 걸린 사람이 고통과 싸우며 죽어가는 모습을 그려냈을 뿐이다. 하지원과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전혀 표면으로 떠오르지 못한채 심해 저 깊숙한 곳으로 떠나버린것 같았다. 혹시 김명민과 하지원 사이의 연결고리를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고자 한것이라면 아마도 그것은 너무나 큰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이야기 속에 표현된 루게릭병은 아주 조금이지만 병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 충분했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와 루게릭병의 균형을 맞추지 못함으로써 감동은 없고 지루함만 남은 영화가 되고 말았다. 

넷. 조연들의 빛나는 투혼과 약간의 위트




 이 영화에는 우리들의 눈에 익숙한 조연들이 나온다. 시종일관 밋밋한 이야기속의 지루함속에서 그남아 두눈을 감고 꿈을 꾸지않게 해준 것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조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와 간간히 나오는 위트를 들수 있겠다. 임하룡은 인사동 스캔들에서도 뛰어난 조연연기로 죽어가던 영화를 살려내더니 내사랑 내곁에 에서도 다 죽어가는 영화를 조금 이지만 살려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맛깔스러운 연기는 심각한 가운데서도 약간의 웃음을 주고 지루함 속에서도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색다른 재미로 브아걸의 가인을 들 수 있다. 사실 난 영화고 끝나고 영화관을 나올때까지 가인이 출연한것 조차 알지 못했다. 무대용 화장과 환자로 나온 영화용(?) 화장을 한 모습이 너무 달라서 화장을 하는 것을 보고 변장을 한다고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그리고 설경구가 특별출연으로 잠깐 나오니 유심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올한해 수 없이 본 영화들 중에 가장 재미없고, 감동이 없는 영화 였다는 생각이 든다. 단조로운 내용 전개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마저 묻혀버렸고,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이야속의 공백으로 혼란을 느끼게 만든 영화 '내사랑 내곁에'...
 그남의 다행인것은 이 영화가 루게릭병에 대해서 조명하고, 아주 조금이지만 병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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