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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CG, 촬영장소와 패션은 볼만한 '불꽃처럼 나비처럼'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10. 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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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사람들의 좋지않은 반응속에 선택한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기대감이 없어서 였을까?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기본적인 역사적인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소재선택도 좋았고(물론 원작 소설이 존재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의 비교적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영화 중간중간 흐름을 끊어먹는 CG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이 듣고 가서 신경을 쓰지 않았더니 참을만한 수준이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불꽃처럼 화려하고 나비처럼 여렸던 여인, 명성황후 민자영(수애)과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했던 그녀의 호위무사, 무명(조승우)의 가슴 시린 사랑!
세상에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객으로 살아가던 ‘무명’은 어느 날,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피비린내에 찌든 자신과 너무나 다른 여인, ‘자영’을 만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곧 왕후가 될 몸으로, 며칠 후 ‘고종’과 ‘자영’의 혼례가 치러진다. ‘무명’은 왕이 아닌 하늘 아래 누구도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자영’을 죽음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하고, 입궁 시험에 통과해 그녀의 호위무사가 되어 주변을 맴돈다.
한편, 차가운 궁궐 생활과 시아버지와의 정치적 견해 차이로 하루도 안심할 수 없는 나날들을 보내던 ‘자영’은 ‘무명’의 칼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외압과 그로부터 조선을 지키기 위한 ‘자영’의 외교가 충돌하면서 그녀를 향한 ‘무명’의 사랑 또한 광풍의 역사 속으로 휩쓸리게 되는데…

영화의 흐름을 끊어버린 CG..

 최근 영화속의 CG는 생각없이 보면 실제와 구분이 힘들정도로 현실을 섬세하고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CG의 결정판이라고 불리는 트랜스포머가 그랬고 다른 영화들도 영화를 더욱재미있고 흥미롭게 만드는 다양한 CG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영화의 CG는 영화의 가치를 뚝 떨어뜨릴뿐만 아니라 영화가 한창 몰입해서 즐길때쯤마다 어설푼 CG를 과감하게 선보임으로써 이야기의 맥을 끊어버리곤 한다. 무명과 뇌전의 CG전투신이 첨 나온 부분에서는 순간 CG를 사용해서 어떻게 영화를 망칠수 있는지 보여준 드래곤볼에볼루션이 떠올랐다. 민자영과 무명의 사랑이야기만을 그리기에는 조금 밋밋한 나머지 호쾌한 액션을 보여주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중은 어느정도 알수 있을듯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준 CG처리는 조금 심하게 말해서 완전 유치원 수준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하일지도 모른다. 판타지 액션 영화의 느낌을 준 CG로 처리된 배경과 어처구니 없이 등장하는 물고기와 나비등을 빼고 실사로 배경을 처리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자영과 무명의 러브스토리..
 이 영화는 명성황후 민자영과 자객 무명의 사랑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영화의 주 내용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꽤나 로맨틱하다. 자영이 궁으로 떠나기전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서 바다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무명과이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게 하였다. 또한 영화 결말에 나오는 자영과 무명의 이야기는 설레였던 관객들의 마음속에서 눈물을 뽑아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런타임의 대부분의 차지하는 영화의 중간부분에서 자영과 무명의 러브스토리는 그 힘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오히려 무명과 뇌전, 대원군(천호진)과 자영의 대결구도가 더 부각됨으로써 지루한 전개가 이어진다. 무특히 조금은 차분하고 조금은 어두운 표정만을 보여주는 자영과 모든 마음의 동요가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생겨나는 무명의 밋밋한 감정변화는 답답하기까지하다. 자영과 무명사이에 어느정도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긴 하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좀더 강렬한 임팩트를 주 수 있는 에피소드가 포함되어야 하지 않았나 한다.

예상외의 활약, 뇌전과 고종


 이 영화를 보기시작하면서 뇌전(최재웅)과 고종(김영민)의 역할에 대해서 눈여겨 본다거나 생각을 해본 사람을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 영화에서 그들의 역할은 자영과 무명의 사랑이야기를 돋보이게 하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뇌전과 고종이 예상외의 활약(?)을 보여준다. 대원군의 호위무사이자 조선최고의 칼잡이인 뇌전은 사사건건 무명과의 신경전 속에서 다양한 감정변화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영화 후반부 뇌전의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기도 한다. 뇌전과 함께 활약을 보인 고종은 처음에는 이야기의 변방에서 기웃기웃 하는듯 하다가 어느순간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해서 자영과 무명의 관계를 질투하며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방해꾼없이 순탄하게 이어지는 러브스토리는 관객들의 큰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영화속에서 뇌전과 고종의 역할은 밋밋한 러브스토리를 좀더 흥미롭게 만들어주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색다른 재미, 촬영 장소와 자영의 패션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는 다양한 촬영장소가 등장한다. 윤선도가 살았던 해남윤씨의 본가인 녹우당에서 영화가 촬영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이 밖에도 많은 흥미있는 장소들이 등장해서 영화내용을 보는것 이외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녹우당 이외에도 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국제보호습지인 우포늪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의 등장은 쉽게 가볼 수 없는 지역을 영화도 보면서 구경도 하는 1석2조의 효과를 느끼게 한다. 흥미로운 촬영장소와 함께 관객들의 이목을 끄는 도 하나의 포인트는 자영이 입고나오는 다양한 패션의 옷들이다. 황후복의 비롯해서 다양한 궁중의상은 물론 평범한 한복과 드레스까지 가지각색의 패션을 보여줌으로써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는 자영이라는 캐릭터를 한층 부각시켜 주고 있다.

잊어서는 안될 역사..
(영화 내용에서 많이 벗어난 내용입니다.)

 영화의 내용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우리에게는 수백년이 지나도 잊어서는 안될 역사가 있다. '
명성황후 시해사건'은 직접 경험한것도 아니고 그 시대에 살았던 것도 아니지만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눈물이 흘러내리는 역사적 사건이다.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치욕의 역사를 안겨준 일본, 지나간 역사를 가지고 경제, 사회, 문화 등 그들과의 교류에서 감정적인 입장을 보여서는 안되지만, 우리 마음속에서는 절대로 잊어서도 용서해서도 안될 것이다.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는 유대민족이 국가없이 2천년이 넘는 세월을 자신들만의 문화를 지키면서 살아온 것도, 쿠르드 민족이 7세기이후 지금까지 아랍땅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오고 있는건 모두 그들의 역사를 잊지 않고 그들의 역사를 가장 중요시 여기며 그들의 역사를 배워나가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수학능력시험 국사가 선택과목인 대한민국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이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입니다. 리뷰에서는 조금 부정적인 면을 위주로 바라보고 있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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