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가스 현지시간으로 1월 9일 폐막된 CES 2016은 과거의 가전 전시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까지의 가전전시회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가상현실 등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기본에에는 가전제품이나 IT기기에 깔려 있었다. 그런데 이번 CES 2016은 마치 자동차가 주인공인라고해도 될만큼 많은 완성차 업체(9개사)동차 관련 업체(120여개)가 참여 했다. 사실 완성차 업체가 CES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년이다. 최신 IT기술이 우리 생활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를 자동차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계속되왔다. 그 결과 CES 2016에서 9명의 기조연설자 중 2명을 완성차 업체의 CEO가 맡았다.
스마트카가 나아가는 방향은 업체별로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기존 IT기기와의 연결, 자율(무인)주행, 사물인터넷의 확대 등이 핵심적인 이슈다. 이중 IT기기와의 연결은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와있다. 이미 대중화된 내비게이션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자동차를 스마트카로 만들어 두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단순하게 길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사용하던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조금 부족한점이 있었다면 기 기능들이 자동차의 기능들과 직접적인 연결이 되지 않았고, 사용이 직관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CES 2016에서 자동차 업체들이 보여준 모습은 기존의 모바일OS(안드로이드 또는 IOS)를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차량 내부기능과 연결한 상태로 사용이 굉장히 쉽고 편리해졌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자동차를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안에 무엇인가 더 있기를 바라고 더 편하게 있고자 하는 소망을 가진다. 스마트카는 이런 사람들의 바람을 하나둘씩 채워주고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 가능한 모든 기능들이 차 안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자동차는 보통 때는 이동을 위한 수단이지만, 때로는 분위기 좋은 작은 극장이나 게임방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힐링을 위해 노래를 듣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스마트카는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나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스마트카의 궁극적인 목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운전자의 조작이 특별히 필요 없는 자율주행은 분명한 하나의 목표다. 이미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이 상용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것과 비교해서 안전성이 얼마나 더 보장되느냐가 상용화 시기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면 사람들은 이동간에 운전을 위해 소모하던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피로도를 지금보다 확실히 낮출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카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고, 대중화되는 시기도 생각보다 빠를 것이다.
CES 2016 현장에서는 자동차와 하나의 세트로 등장한 드론도 있었고, 자율주행을 VR기기를 통해 경험해보는 부스도 있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스마트카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을수도 있다. 이는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서 많은 기능들을 적용하려다 보니 차안에 지금보다 훨씬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공개되는 스마트카 중에는 자율주행이 적용된 가운데 굉장히 클래식한 모습을 유지한 형태가 인기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언급한 자율주행, IT기기와의 연결 등에 더해서 전기차, 사물인터넷을 통한 스마트홈과의 결합 등이 지금까지 업체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 스마트카가 CES 2016 이후 또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는 감히 예상하기조차 힘들다. 혹시나 스마트카에 적용된 세부적인 IT기술이 궁금해서 이 글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미안하게도, 이 글은 단지 CES 2016에서 자동차 업체들이 보여준 모습을 통해서 스마트카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발향에 대해서 살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