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를 재생하다!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시작 세운상가
시대가 흐르고 삶의 모습이 바뀌어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그 역사를 같이해 온 세운상가는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시의 흉물로 여겨졌다. 세운상가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많은 상인들과 기술장인들은 변해가는 환경속에 힘든 삶을 이어갔다. 시대의 변화와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던 세운상가를 두고 최근 몇 년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것은 사실 완전 철거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겉보기에 골치거리를 철거하면 문제가 해결될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 속에 남아 있는 소중한 장인들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예상되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시가 고민끝에 선택한 것은 세운상가가 오랜시간 쌓아온 가치를 보존하면서 제조업과 4차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지금의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해서 명실공히 제조업 기반 4차산업현멱을 이끌 전략점 거점으로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7년 3월 2일 세운상가 옥상과 상가 일대에서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세운상가 4구역 재정비를 위한 설계공모에서 1등한 작품의 설명회를 가졌다. 날짜는 3월이지만 여전히 매서운 바람이 부는 오전시간이었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고 서울시의 인사말, 상인대표 소감발표, 1등 당선자인 네덜란드의 Ruurd Gietema의 작품 소개, 세운상가를 기반으로 성공한 청년 창업자들의 소감발표 등이 이어졌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이제 걸음마 단계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세운상가의 옥상도 위 사진속 계획안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서 상가를 찾는 이들에게 멋진 공원이 되어 줄 예정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속 모형이 설계 1등 당선작이다. 설계공모 참가자들이 설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오랜시간 유지된 꼬불꼬불길과 세계문화유산 종묘가 인근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 차례의 토의와 토론과정이 있었고, 거기서 나온 내용들이 반영되어 꼬불한 길을 최대한 살리면서 문화재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설계작품이 탄생했다. 결론적으로 문화재위원회에서 최대높이로 제시한 것보다 8.4m나 낮은 높이로 설계했다.
세운상가는 기본적으로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 대한 상가역할을 계속하면서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도록 변화할 예정이다. 아세아상가 3층에는 세운 SE CLOUD가 생겨서 쉐어오피스, 소셜벤처 오피스, 기술교육 장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청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에서 창업팀에 대한 인큐베이팅을 계속하고 있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 세운 SE CLOUD 휴식공간
▲ 세운 SE CLOUD 소셜벤쳐 오피스
▲ 세운 SE CLOUD 쉐어 오피스
한 쪽에서는 세운리빙랩 베타버전이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이미 일부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전시중인 세운리빙랩은 세운상가의 기술장인들과 함께 발랄한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보통, 아이디어는 있어도 그 아이디어로 현실속 제품으로 만들어내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세운상가의 기술장인들과 함께라면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이 된다.
▲ 세운리빙랩 프로젝트로 탄생한 작품 전시
▲ 농담으로 잠수함도 만든다는 세운상가, 로봇 모형은 일도 아니다.
세운상가의 지하 1층에는 과거 대형 보일러실이 있었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였다. 그런데 이곳도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운메이커스라운지로 재탄생 중이다. 세운메이커스라운지는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 등 메이커교육과 로봇암을 이용한 시제품 및 창작품 제작, 만들어진 제품 및 로봇공예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위 사진은 세운상가 지하보일러실로 가는 계단의 옛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현재 모습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과거의 음산한 분위기를 떨쳐내고 제법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위 영상은 세운상가 재생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 프레스투어 현장 모습 영상 스케치다. 참고해서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오래되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없애고 무너뜨리는 것은 항상 옳은 일은 아니다. 때로는 살아 있는 가치를 찾아서 현재의 장점과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더해서 새로운 것으로 재창조 할 필요가 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가 차근차근 한걸음씩 나아가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그 어떤 도시보다 임팩트는 있는 도시재생사업의 표본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운상가가 새로운 모습으로, 주거와 상업, 문화가 하나로 연결되는 메이커시티로 진화하는, 기분좋은 미래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