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주항공을 타고 코타키나발루를 다녀왔다. 코타키나발루는 대형 항공사는 직항노선이 없고 저비용항공사들만 직항노선을 가지고 있고, 필자가 선택한 항공사는 제주항공이다. 뭐~ 자세히 말하면 필자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여행사가 선택했다. 아무튼 코타키나발루를 이용하면서 갈때는 비상구좌석에 앉았고, 돌아올때는 비상구좌석 바로 앞에 앉았다.
▲ 비상구좌석 발권시 추가로 주는 안내문
지금까지 국내선을 이용할때 비상구좌석에 앉았던 적은 여러번 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국제선에서 비상구좌석에 앉았던 것은 처음이고 그 후기를 간단하게 정리한다. 먼저 이 글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제조항공의 737-800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항공사나비행기 기종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다른 좌석보다 앞뒤 간격이 조금 더 여유로운 비상구좌석을 조금 더 비싼가격을 받고 판매하기도 하고, 좌석이 남았을 경우 발권시에 신체건강한 사람에게 우선배정하기도 한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데, 직원이 보기에 신체건강한 남성으로 보였나보다. 아무튼 비행기에 탑승해서 좌석을 보니 확실하게 앞뒤 간격이 넓다. 필자의 키가 정확하게 179cm인데, 아래 사진을 보면 공간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제주항공의 경우 비상구좌석은 2열과, 15, 16열인데,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2열은 공간이 조금 넓긴하지만 앞에 딱 맞혀 있고, 15열은 사진속 모습과 같은데 등받이가 고정이라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16열은 앞뒤 좌석이 15열보다는 미세하기 조금 작지만 충분히 넓고, 등받이를 움직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등받이가 고정되어 있는 15열이다. 발권을 하면서 직원에게 미리 설명을 듣긴했지만, 이게 장시간 비행을 하게되면 생각보다 상당히 불편하다. 비행기를 타보셨다면 좌석의 기본 각도가 90도에 가깝게 서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텐데, 이런 상태로 몇시간을 가게되면 정말 불편하다. 비행기를 타고있는 내내 책을 보는 등 뭔가를 한다면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면 절대로 추천하지 않을 자리다. 뭐~ 그래도 앞뒤 간격이 워낙 넓으니 메리트가 충분히 있긴 하다.
▲ 제주항공은 단일기종 보유 항공사로 보잉 737-800만 운항한다.
▲ 저비용항공사라서 기내식은 유료고, 물은 제공된다.
코타키나발루로 갈때 15열 비상구좌석에 탑승해서 다소 불편하게 갔지만, 앞뒤 간격이 넓어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조금 힘들게 갔다. 문제는 돌아오는 편에 발생했다.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발권을 하니 14열이 나왔고, 아무 생각없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고보니 청천병력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바로 등받이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인데, 아마도 바로 뒤가 비상구좌석이라서 그런듯 했다. 그런데 필자는 발권을 하면서 직원에게 이런 패널티에 대한 어떤 내용도 고지 받지 못했다. 비상구좌석 바로 앞 좌석은 일반 좌석이라서 느냥 발권할듯 한데, 패널티에 대한 고지가 없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요즘 할인 항공권이 많아서 탑승객들마다 이용 요금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발권하는 과정에서 좌석이 달라지는 점을 생각해보면 강력한 패널티에 대한 무고지는 분명히 심각한 문제다. 뭐~ 1시간남짓 비행기를 타는 국내선은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르겠지만, 국제선의 경우 정말 비행기에 있는 시간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그 시간이 잠을 청하는 밤시간이라면 정말 미처버릴지도 모른다.
다른 항공사의 비상구좌석을 이용해본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내용을 확인결과, 번호열은 조금씩 틀리지만 등받이가 움직이지 않는 비상구좌석이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발권시에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앞뒤 공간보다 등받이가 더 중요하다면 다른 좌석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비상구좌석 바로 앞에 탑승해야 한다면, 등받이고정 유무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같은 돈을내고 비행기를 탑승하는데, 아무 고지 없이 패널티를 받게된다면 정멸 화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