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프라는 직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슐랭 스타를 꿈꾼다. 그런데 미슐랭에서 별을 주겠다는 제안을 당당하게 거절한 한식당이 하나 있는데 바로 서울 명동롯데에비뉴엘관 9층에 자리잡고 있는 윤가명가가 그 주인공이다. 윤가명가를 이끌고 있는 오너쉐프 윤경숙 대표는 미슐랭이 추구하는 가치인 집에서 먹는 것과 같은 음식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돈을 내면서 미슐랭 스타를 받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윤경숙 쉐프는 많은 요리사들이 미슐랭 스타를 꿈꾸는데 결국 돈이 없으면 미슐랭 스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싫다고 말했다. 아무튼 어쩌다보니 윤가명가에가서 점심식사인 수리재 코스를 먹었다. ※ 사진이 글이 조금 길어서 영상으로 한번에 보기를 원하면 하단에 첨부해 둔 영상을 보면 된다.
윤가명가를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 붙은 영어이름을 보니 'The Gallery of famous Korean food & culture'라고 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보니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 날 정도로 한국의 문화가 인테리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 그리고 윤경숙 대표가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서 꽤나 분위기가 좋다.
필자는 같이간 일행과 함계 예약해 둔 방에서 식사를 했는데, 방 내부의 분위기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는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다울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기본 세팅된 물컵과 수저세트
음식이 나오기전 자리 앞에 테이블 페이퍼가 놓여 있었다. 글귀가 너무 좋아서 알아보니 윤경숙 대표가 달마다 직접 글귀를 선택해서 쓴 다음에 인쇄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월단위로 테이블 페이퍼가 바뀌는데, 이곳을 자주 찾는 사람중에 이 종이를 가져가서 모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 오늘의 죽(전통방식의 늙은호박죽)
필자가 먹은 수리재 코스는 천천히 먹으면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처음에는 코스요리의 특성상 양이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마지막 다과상까지 먹고나니 꽤나 배가 불러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 풍등(배, 새우 초강회) #1
▲ 풍등(배, 새우 초강회) #2
▲ 은하수(고추장가지떡갈비 요리) #1
▲ 은하수(고추장가지떡갈비 요리) #2
▲ 어머니의 가마솥(한방 무갈비찜) #1
▲ 어머니의 가마솥(한방 무갈비찜) #2
▲ 수라상(흰쌀밥, 강된장, 미역국, 한방김치, 나물 등)
▲ 다과상(팥 경단, 더덕 아이스크림, 과편)
▲ 다과상(더덕 아이스크림)
▲ 다과상(팥 경단)
▲ 다과상(향이 상당히 좋은 꽃)
▲ 다과상(과편)
미식가가 아니라서 음식에 대한 평가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평소 자극적인 음식을 별로 먹지 않는 필자의 입맛에 윤가명가의 음식은 너무나도 맛있게 느껴졌다.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감칠맛이 넘친다고 표현이 가장 잘 맞을 것 같다. 뭐~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는 일이긴 한데, 필자와 함께 간 일행은 모두 맛에 대해서 우호적인 평가를 했다.
▲ 차 한잔 (수리재 코스에 포함된 메뉴 아님)
▲ 윤가명가 내부의 다양한 모습 #1
음식을 다 먹고 나오는 길에 식당 곳곳을 사진속에 담아봤다. 다양한 크기의 방과 홀이 마련되어 있고, 하나같이 분위기가 좋았다. 미술관 안에서 밥을 먹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때도 이만한 곳이 없을것 같다.
▲ 윤가명가 내부의 다양한 모습 #2
▲ 윤가명가 내부의 다양한 모습 #3
▲ 윤가명가 내부의 다양한 모습 #4
윤가명가는 처음 세계의 미식가들이 찾아올 때 굉장히 비싼 가격을 책정했다. 우리의 한식도 충분히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세계의 많은 미식가들은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리고 그 이후 윤경숙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상당히 낮췄다. 혹시나 관심이 있어서 예약을 하기 위해서 윤가명가를 찾아보면 다른 고급 한식당에 비해서 저렴한 가격에 놀랄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번은 꼭 방문해서 우리의 한식이 주는 풍미를 제대로 느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