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초여름인 6월에 이미 30도를 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4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서 여름은 더운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한번쯤은 여름에 눈을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제법 많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지난 겨울에 다가오는 여름에는 눈 구경을 가기로 마음먹고 비행기표를 여기저기 알아봤다. 처음에는 캐나다나 스위스를 알아봤지만 시간과 비용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일본 도야마다. 도야마는 6월에도 설벽과 함께 만년설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선택했는데, 다녀와서 보니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특히 시원하게 눈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던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는 다테야마역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도야마역에서 기차로 50분정도 달리면 다테야마역이 나오고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로 올라가기 위해서 위 사진속에 있는 다테야마 케이블카와 아래 사진속에 있는 다테야마 고원버스를 차례로 이용해야 한다. 필자는 새벽에 일어나서 덴데츠 도야마역에서 5시 25분 첫차를 타고 이동했고, 7시에 다태야마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7시 40분 고원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버스가 조금 이른 7시 30분에 출발해서 해발고도 2450m의 무로도에 8시 20분 정도에 도착했다.
고원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눈이 쌓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뭔가 가슴속 무엇인가가 쿵쾅쿵쾅 뛰고 있음을 느꼈다. 해발 2450m의 무로도 지역에 도착해서 보니 6월임에도 불구하고 12m의 설벽에 여행자들을 맞이했다. 5월에는 16m정도를 유지했고 3~4월에는 20m를 넘어간다고 하는데 이정도 높이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 패키지로 이곳은 찾은 사람들은 무로도의 설벽만 구경하고 바쁘게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사실 무로도의 진짜 매력은 눈산을 배경으로 삼은 미쿠리가이케 칼데라호수, 지코쿠다니 화산계곡 등을 구경할 수 있다는데 있다.
▲ 알펜루트 설벽의 높이를 짐작할 수 있게 사진을 찍었다.
무로도 지역을 돌아다니다보면 처음에 구경한 설벽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사람들만 지나다닐 수 있는 길에서도 설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도 나름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멋이 있어서 좋았다.
위도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도먀아에서 6월에 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왔다. 알펜루트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머무는 무로도는 등산객들도 많이 찾는 곳인데, 3000m가 넘는 봉우리 2개와 2800m를 넘는 5개의 봉우리로 둘러쌓여 있다. 필자는 등산을 목적으로 간것은 아니여서 가볍게 호수 주변으로 산책을 했는데, 아직도 눈이 많이 남아 있어서 조심조심 걸었다. 이곳에 오기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5월까지는 산책로에 눈이 쌓여있고 6월에는 없다고 했는데 산책로 곳곳에 아직도 눈이 쌓여 있었다. 7~8월 한 여름에 알펜루트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방수도 되고 눈위를 걸었을 때 부담없는 신발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알펜루트의 가장 큰 매력은 여름의 푸르름과 겨울의 순백미를 동시에 만난다는데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참 많이 찍었고 집에와서 한참이나 아내와 사진을 다시 보면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알펜루트는 날씨가 굉장히 수시로 변하는 곳이라 구름 한점 없는 푸른하늘을 만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필자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정말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만나서 파란색, 흰색, 녹색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 칼데라 호수인 미쿠리가이케
조금 걷다보니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지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은 화산가스가 여전히 가열차게 뿜어져나오는 지코쿠다니 계곡인데, 화산가스 분출이 심하지 않을때는 산책로를 통해 트래킹이 가능한데, 최근에는 화산가스 분출이 심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래서 멀리서나마 분출되는 화산가스를 구경했다.
▲ 알펜루트 무로도 지코쿠다니 화산계곡 #1
▲ 알펜루트 무로도 지코쿠다니 화산계곡 #2
▲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약 300년 전에 세워짐)
무로도 지역은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는데 특별히 등산준비를 한것이 아니라면 호수 주변을 가볍게 도는 것이 적당하다. 가볍게 산책해도 사진을 찍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구경하면 넉넉하게 2시간은 필요하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이 지역에 사는 천연기념물 뇌조를 만날 수 있는데, 필자는 운이 좋았는지 아래 사진속에 있는 뇌조를 바로 앞에서 봤다. 뇌조는 빙하기 때부터 살아온 조류로 산악에서만 살면서 여름과 겨울에 완전이 다른 색으로 바뀌는 것이 특징인데, 무로도 지역에 약 240여마리가 살고 있다.
▲ 일본 천연기념물 뇌조
무로도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테야마 터널 트롤리 버스를 타고 산 반대편인 다이칸보 지역으로 이동한다. 트롤리 버스는 레일은 없지만 전기로 움직이는 전차와 비슷한 형태로 움직인는 교통수단으로, 약 10분 정도를 달리면 반대편에 도착한다.
무로도의 반대편인 다이칸보에 도착하면 구로베댐을 구경하기 위해서 다테야마 로프웨이와 구로베 케이블카를 갈아타면서 내려가야 한다. 위 사진에서 위에 작게 보이는 건물이 다이칸보인데 해가 뜨는 방향이라 해돋이가 굉장히 아름다운 지역이라고 한다. 다이칸보에서 구로베다이라 까지 이어지는 로프웨이는 지주가 중간에 지주가 없는 방식으로 일본에서 가장 긴 로프웨이다. 그래서 제법 많이 흔들리기도 하는데 로프웨이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상당히 아름답다.
▲ 구로베 케이블카
다테야마 로프웨이와 구로베 케이블카를 타고 구로베호수역에 도착하면 눈앞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구로베댐은 해발 1500m에 건설된 일본에서 가장 큰 댐으로 높이가 186m에 달한다. 구로베 댐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순직자가 171명이나 나왔다고 하니 얼마나 난공사였는지를 알 수 있다. 뭐~ 건설의 역사를 떠나서 이곳은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풍경을 자랑한다.
▲ 구로베댐 위에서 바라본 풍경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를 여행하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을 떠나서 한여름이나 가을에는 또 어떤 풍경일까 하는 것이다. 알펜루트를 한번 다녀오면 다른 계절에 또 가기위해서 알아본다고 하는데, 여름과 겨울이 공종하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비행기로 2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을 날아가서 6월에 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사실 일본 도야마는 자유여행 보다는 패키지 여행이 더 유명한 곳이라서 생각보다 자유여행자를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 그래서 5박 6일간 도야마 자유여행을 하면서 알게된 내용들을 하나한 정리해서 포스팅할 예정이다. 혹시나 도야마 자유여행을 계획하면서 궁금한점이 있다면 질문은 언제나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