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영화들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더욱 인기가 좋고 남자들은 그다지 보지 않으려고 한다. 연인이 로맨스를 다룬 영화를 보러 간다면 여자친구에게 이끌려서 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영화 '500일의 썸머'도 로맨스를 다룬 영화이기에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좀 더 많이 보는 경향이 있는듯 하다. 하지만 이 영화야 말로 남자들이 꼭 봐야할 남자들의 심리를 너무나도 잘 반영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500일의 썸머'의 줄거리는...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남자, 수수께끼 같은 그녀에게 빠지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인 사랑이 나타날 것이라 믿는 순수청년 ‘톰’, 어느날 사장의 새로운 비서로 나타난 썸머를 처음 보는 순간 강렬한 스파크를 일으키며 자신의 반쪽임을 직감한다. 이후 대책없이 썸머에게 빠져드는 톰.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랑도 남자친구도 눈꼽만큼도 믿지 않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썸머로 인해, 그냥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하지만 둘의 사이는 점점 그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그녀를 천생연분이라 확신하는 톰. 이제 둘 관계의 변화를 위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
남자라면 120% 공감할 영화
여자친구에게 이끌려서 보게되는 영화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멜로 영화 즉, 로맨스를 다룬 영화는 대게 남자들에게 지루하고 졸리는 영화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 남자들이 여자친구를 이끌고 보러 가야할 영화 한편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500일의 썸머' 이다. 사실 이 영화의 예매권을 받고나서 지루할 텐데 어쩌나 하는 생각을 조금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남자 주인공 톰이 보여주는 행동과 말은 남자관객들과 공감대를 너무나도 잘 형성해 나가는듯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업의고수(?) 들에게는 답답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대게의 남자들에게는 120%나 그 이상 공감가는 내용들이 영화 곳곳에 가득하다. 때로는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소심한 톰, 때로는 마치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톰, 때로는 버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톰, 때로는 썸머(여 주인공)와의 작은 일에 너무나 행복해 하는 톰 등 하나하나가 남자들의 연애일상을 그대로 표현해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다보니 톰이 보여준 행동과 말들을 하나하나 열거할 수는 없지만 남성분들에게 시간이 된다면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반전(?)이 있는 멜로 영화, 로맨스는 끝이 없다.
멜로 영화에 50%정도 긴가민가하게 예상이될듯 말듯한 반전이 있다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조금은 밋밋한 분위기에서 끝나버릴 수 있는 영화에 대한 인상이 마지막 순간에 조금은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결말부분의 내용은 꽤나 흥미롭다. 영화의 처음 부분에서 마지막에 올 결말을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기도 하지만 이것을 눈치 채고 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이 장치를 발견하고 싶으신 분들은 주인공들의 손을 유심히 관찰해 보기를 바란다.) 이 영화의 결말이 주는 반전 아닌 반전은 남성들에게는 약간의 분노를 생기게 할지도 모르고, 여성들에게는 고개를 끄떡이게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반전 아닌 반전이 끝난 후 영화가 끝이날것 같은 시점에서 로맨스는 끝이 없음을 보여주면서 분노를 느끼고 있을 남성들에게 '그래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이 내용들 역시 직접 소개할 수 없어 안타깝게 생각이 되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가 없기에 직접 영화를 보라고 파악하라고 말하고 싶다.
순차적이지 않은 구성, 그러나 너무나 매끄럽다.
이 영화는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톰과 썸머의 이야기를 1일부터 500일까지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 별로 앞 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1일차가 나왔다가 488일차가 나왔다가 다시 앞으로 갔다가 하는식의 방식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해 특별한 임팩트가 없는 로맨스를 다룬 영화이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으면서 조금은 특별한 멜로 영화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순차적이 아닌 에피소드별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썸머의 반응에 따른 톰의 심리 변화를 잘 보여주고, 전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부분만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듯한 깔끔한 느낌을 준다. 오히려 일차별로 순차적으로 진행 했더라면 얼마나 지루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 독특한 이야기 진행을 선택한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알 수 없는 여성들의 마음, 여자의 마음은 갈대?
누군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던가. 이 영화를 보는 가운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해서 남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얄미워 보이기도 하는 썸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여자들의 마음은 역시 알 수가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저런 사건과 행동에도 변화하지 않기도 하면서, 아주 작은 일 하나에 크게 반응하는 썸머의 모습에서 남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여자들의 마음이 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남자들에게 120% 이상 공감대를 형성하는 만큼 여성들의 변화무쌍한 마음도 어느정도 그려주면서 남자들이 여자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지만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단순한 공감을 떠나서 영화가 끝났을때 무엇인가를 남길 수 있는것 같다. 특히 연인이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면, 서로에 대해서 조금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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