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지난 2020년 2월 12일 새벽에 공개된 갤럭시 Z플립이 너무 궁금해서 조금 고민하다가 6개월 할부로 구매했다. 출시일인 2월 14일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 Z플립 미러블랙을 받아온 지 아직 하루가 되지 않았는데, 언박싱을 하면서 어떻게 생겼는지와 기본적인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조금 더 생생하게 언박싱을 영상으로 만나보고 싶다면 글 하단의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박스 겉면에는 Z가 가운데 있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점은 없고 슬라이딩 방식의 겉박스(?)를 밀어내면 Flip이라는 글씨가 커다랗게 보인다. 보통 제품의 이름을 한번에 적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렇게 나눠둔 것도 제법 특색이다.
박스 안에는 갤럭시 Z플립 이외에 전원어댑터, 충전(데이터) 케이블, USB-C타입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번들 이어폰, OTG지원을 위한 USB-C to USB-A 젠더, 간단 사용설명서, 유심트레이 핀 등이 들어있다. 그리고 2개로 되어 있는 전용 기본케이스가 들어 있다.
갤럭시 Z플립을 펼친 상태로 처음 봤을 때 그냥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접는 순간 확실하게 다른 폼팩터라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갤럭시폴드를 5개월 째 메인폰으로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갤럭시폴드가 태블릿을 접어서 다니는 느낌이었다면 갤럭시 Z플립은 확실하게 스마트폰을 접어서 다닌다는 느낌이다.
조금 큰 파운데이션 팩트 정도의 크기라서 접어서 보면 정말 아담하다. 갤럭시 Z플립은 후면에 일반각과 광각 촬영이 가능한 듀얼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고, 카메라 옆으로 LED 플래시와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가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시간과 각종 알림을 확인할 수 있는데, 카메라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와 연계해서 사용하는 모습은 뒤에서 확인하자.
▲ 갤럭시 Z플립 1.1인치 커버 디스플레이
접은 상태에서 측면을 확인해보면 한쪽에서는 유심트레이(위 사진)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원 버튼과 볼륨 조절버튼(아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전원버튼에는 지문인식센서가 탑재되어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면 얼마나 잘 접히냐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갤럭시 Z플립은 위 사진과 같이 약간의 틈새가 있다. 힌지가 있는 부분에 약간의 틈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접었을 때 끝이 맞닿는 곳에 완충작용을 위해 역시나 약간의 틈을 뒀다.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잘 붙었다는 생각이 들고, 위 사진과 같이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사용 중에 거슬리지 않는다.
갤럭시 Z플립을 접었을 때 위 사진과 같이 힌지 뒤쪽에 SAMSUNG 로고를 확인할 수 있고, 펼쳤을 때 옆에서 본 모습은 아래 사진과 같다. 과거에 폴더폰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면 폼팩터의 형태 자체는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갤럭시 Z플립을 박스에서 꺼낸 후 가장 유심하게 살펴본 것이 주름이 어느 정도 눈에 보이는가인데, 생각보다 주름이 느껴지지 않아서 놀랐다. 갤럭시폴드를 오랜 시간 사용해서 주름에 대해 조금 무감각해진 탓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특정 각도나 특정 조명 아래에서만 주름을 확인할 수 있고,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는 주름이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그리고 접히는 부분을 손으로 만져봐도 제법 부드러워서 주름으로 인해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갤럭시 Z플립이 주름문제를 비교적 잘 처리하긴 했지만, 폴더블폰을 처음 경험하고 이전에 이런 형태의 주름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분명히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도 세로로 접어서 접히는 부분이 넓은 갤럭시폴드 보다는 가로로 접어서 접히는 부분이 좁은 갤럭시 Z플립이 적응하는 게 더 쉬울 것이다.
▲ 주름이 눈에 띄는 각도가 있다
갤럭시 Z플립은 '프리스탑 폴딩'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능이 있어서 원하는 각도로 접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름에 분명히 프리스탑이라고 했는데 모든 각도에서 프리스탑이 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 각도 이상 접어야지만 가능하다. 약 135도보다 작은 각도안에서만 프리스탑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프리스탑 폴딩을 했을 때 위 사진속 카메라와 같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변하는 앱이 있는데, 아직까지 활용 가능한 앱이 그다지 없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 점점 늘어나긴 할텐데 그 종류가 얼마나 다양해질지는 모르겠다. 그나마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을 이용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2개의 앱을 나눠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실제 사용해보면 사용성이 그리 좋지 않아서 활용성은 낮다. 구태여 프리스탑 폴딩의 활용방안을 고민해보면 셀카촬영 이외에 혼자서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영상촬영을 하는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Z플립의 디스플레이는 21.9:9라서 상당히 와이드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16:9 영상을 시청하면 위 사진과 같이 좌우 여백이 생기게 되고, 영상의 상단과 하단을 자르면서 옆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드래그로 가능한데,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위에서 커버 디스플레이를 카메라 사용시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후면 카메라 사용시 상단 메뉴에 보면 위 사진과 같이 ON OFF로 뭔가 켜고 끄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커버 디스플레이 온오프 메뉴인데, 이것을 ON으로 하면 아래 사진과 같이 후면 카메라로 보고 있는 모습의 일부분이 나오는데, 메인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화면의 가운데 부분이 조금 나온다. 이 기능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는 여전히 고민 중인데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
갤럭시 Z플립의 무게는 183g인데 한손에 들었을 때 무게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는 수준으로 한손에 쏙~ 들어와서 좋다. 그립감도 상당히 훌륭해서 만족스럽고 진심 휴대성 면에서는 시장에 나와있는 스마트폰들 중에서 가히 최고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청바지나 트레이닝복 주머니 등에 넣어봐도 다른 스마트폰들보다 부담스럽지 않고 좋다. 글 하단에 첨부해둔 영상리뷰를 보면 바지 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위ㆍ아래 사진은 기본으로 들어 있는 전용 케이스를 장착한 모습인데 투명이라서 원래의 색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미러퍼플이라면 이 투명 케이스가 조금 더 빛을 발할 것 같은데, 미러블랙을 선택한 입장에서 컬러풀한 케이스들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스냅드래곤 855+를 장착한 기본 성능이나 기능 활용 등에 대해서 많이 살펴보지 못해서 먼저 벤치마크앱 3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 점수를 확인했다. 먼저 안투투는 47만점대가 나왔는데 스냅드래곤 865가 들어지 않아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성능적으로 최고사양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는데 부족한 부분은 전혀 없는 수준이다.
긱벤치5의 싱글코어 점수는 753점 멀티코어 점수는 2705점이 나왔는데 역시나 상당히 준수하고, 3DMark 점수 역시 상위 1% 안에 들어가는 높은 점수가 나왔다. 벤치마크 점수를 쭉~ 보면 분명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맞는데, 165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더 높은 스펙의 AP(스냅드래곤 865)가 있음에도 넣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 상위 1%에 해당하는 갤럭시 Z플립 3DMark 점수
저장공간의 읽기 쓰기 속도를 확인하는 안드로벤치도 돌려봤는데, 역시나 UFS 3.0 덕분에 속도가 상당히 높다. 스마트폰을 성능을 좌지우지 하는 요소 중에 당연히 AP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읽기 쓰기 속도가 느리면 AP의 성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갤럭시 Z플립은 충분히 괜찮다. 여담이지만 중국에서 저렴하게 나오는 제품들중에 AP는 최고로 사용하면서 저장공간을 저렴한 것을 사용하면서 밸런스가 맞지 않는 스마트폰이 종종 있다.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21.9:9 화면비로 즐기는 배틀그라운드는 어떤 느낌인지 테스트 해봤다. 게임을 하기 전에는 다소 길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색했는데 막상 게임을 해보니 양손으로 잡고 게임을 하기에 불편함은 없었고, 배틀그라운드는 조작메뉴가 화면 양 옆으로 붙으면서 화면을 덜 가리면서 조금 더 게임이 원활했다. 그리고 화면설정을 들어가보니 HDR고화질, 극한FPS까지 최고 사양을 지원했다. 게임은 조금 더 장시간 플레이 해봐야 알겠지만 첫 인상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갤럭시 Z플립을 갤럭시 폴드와 함께 접어서 놓고 보니 더 작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휴대성이 워낙 좋고 예쁘게 나왔고 가격적으로도 갤럭시 폴드 보다는 저렴하니까 생각보다는 많이 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6.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는 갤럭시 Z플립을 6.8인치인 갤럭시노트10+와 함께 놓고 보니, 세로는 약간 더 길고 가로는 조금 더 날렵한 느낌이다. 확실히 펼쳤을 때 크기면에서 기존에 스마트폰 보여주는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갤럭시 Z플립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다음 글에서는 성능과 기능, 활용에 대해서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