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라고 하면 흔히 국립중앙박물관과 같이 시대별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나, 토기, 장신구 등 우리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생각하곤 한다. 물론 역사를 공부하는데 있어 평범한(?) 모습의 박물관이 큰 힘을 발휘하곤 한다. 하지만 때론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하던 박물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를수도 있고 비슷할 수도 있는 이색 테마박물관들을 방문해 보는것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6개월여 동안 다녀온 박물관들 중 한번정도는 가볼만하다고 생각되는 테마박물관 7곳을 선정해 보았다. 1. 진천 종박물관 종의 원료가 되는 철이 풍부한 지역인 진천의 역사테마공원 중앙에 세워진 성덕대왕 신종 형태의 입구 조형물로 유명한 종박물관은 다양한 한국 종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서 조성된 곳이다. 이곳에는 대한민국 명인이자 중요무형문화재 112호이신 주철장 원광식 선생이 수집하고 전통주조공법인 밀랍주조공법으로 복원 제작한 국보급 범종 150여점이 제1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종들을 통해서 통일신라시대부터 근래에 이르는 한국범종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엿볼 수 있고, 종에 대한 지식을 얻고 우리역사 속에 등장했던 다양한 종들을 구경할 수 있다.
진천 종 박물관은 종들이 전시되어 있는 실내 전시관 이외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함께 묶어서 테마공원을 조성해 두었다. 야외에도 다양한 종들을 전시해 두었을뿐 아니라 직접 타종을 해볼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어, 영혼을 깨우는 아름다은 범종의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좋은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끼워볼 수도 있고 날씨가 더워지면 시원한 분수가 나오는 광장에서 더위를 식힐수도 있다. 또한 2009년 7월에 시작한 WORLD BELL COLLECTION 특별전시가 박물관 2층에서 2010년 4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데,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종들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냥 보면 종이라고 할 수 없을정도로 너무 귀엽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전시이다.
2. 충주 술박물관 리쿼리움(Liquorium) 아름다운 청풍호, 수려한 경치, 그리고 먹거리들이 있어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붙드는 충주에 위치하고 있는 술박물관은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마시고보는 술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구경만 한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친숙하게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박물관의 이름인 리쿼리움은 리쿼(Liquor : 술)와 리움(Rium : 전시관)의 합성오로서 술 박물관 이라는 뜻이다. 세계의 유명한 술 생산 국가에는 여러종류의 술 박물관이 있다. 프랑스의 와인 박물관, 독일의 맥주 박물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박물관 등. 그러나 모든 술의 역사와 문화를 통합적으로 전시한 곳은 아마도 리쿼리움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술박물관 리쿼리움에서는 술에 대한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와인의 역사, 술의 제조과정, 증류기, 세계 맥주, 오프너, 동양의 술 등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또한 와인의 향을 맡아보고, 술을 직접 제조도 해보고 마셔볼수도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3.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 지금은 고층 아파트와 공원이 들어서 있어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수도국산은 인천 동구의 동인천역 뒤에 위치한 산으로, 일제강점기인 1909년 산꼭대기에 있던 수도국에서 유래되었다. 옛 이름은 소나무가 많다고 하여 송림산 혹은 만수산이라고 하였다. 개항기 이후 일본인들이 중구 전동 지역에 살게 되자 그곳에 살던 조선인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수도국산은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어 한국전쟁때에는 고향을 잃은 피난민들이,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지방 사람들로 붐볐다. 5만5천여평 규모의 산꼭대기까찌 3천 여 가구가 모둠살이하면서 이곳은 인천의 전형적인 달동네가 되었다. 인천 동구청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수도국산달동네의 삶을 되살리고자 달동네터에 박물관을 건립 2005년 10월 25일에 개관하였다.그 모습을 온전하게 보존하지는 못했지만 자취는 간직함으로써 부지런히 일하고 더불어 살아온 달동네 사람들의 미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수도국산 박물관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달동네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해 둔곳으로 아이들과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으로, 과거 달동네의 모습을 구경하는건 물론 연탄불 갈아보기, 교복 입어보기, 물지게 체험, 주사위 놀이를 직접 해볼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또한 과거 추억의 물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도 마련되어 있고, 닥종이를 이용해서 달동네의 모습을 표현해 두기도 했다.
4. 안동 디지털 컨텐츠 박물관 흔히 박물관이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상상할까? 오래되거나 쉽게 접할 수 없는 진귀한 유물들이 가득한 곳을 머리속에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모든 박물관이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서 전통문화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유물이 단 하나도 없지만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디지털 유물)가 있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컨텐츠 박물관인 '전통문화 컨텐츠 박물관'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이곳은 유구한 역사의 강을 건너 우리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안동 유교문화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최첨단 체험기술을 통해 체험하며 느끼수 있도록 만들어둔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통한 탁본체험, 3D 영상관, 모션캡쳐를 통한 탈춤체험, 다양한 첨단 디지털 기기 등을 통한 안동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체험하면서 만들어진 동영상이나 사진, 관련 파일등을 CD담아 올수도 있고, 메일을 이용해서 전송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단순한 체험을 너머서 추억으로 남길수 있도록 해준다.
5. 익산 보석박물관
아마도 조금 무관심 할수는 있어도 보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많이 사용되었던 각종 보석들을 한눈에 볼 수 보석박물관이 보석의 도시 익산에 자리잡고 있다. 2010년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주얼리엑스포가 열리는 메인 무대이기도 한 보석박물관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잔뜩 준비되어 있다. 12가지 탄생석은 물론, 보석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작품, 역사속에서 권력의 상징처럼 사용된 보석들, 보석의 가공과정, 보석의 가공전과 후의 모습 비교 등 보석에 대한 모든것이 있닥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직접 간단한 핸드폰 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특별전시관에는 그때 그때 진귀한 것들이 전시되는데 경진대회 작품이라던지 영국 왕실의 왕관을 비롯한 장신구 등 다양한 보석과 장신구들을 볼 수 있다. 더불어 박물관의 외부는 온가족이 널러와 쉬고 즐길 수 있도록 넓은 광장과 분수대가 마련되어 있고, 바로 옆에는 작은 규모의 공룡박물관이 실내와 야외에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괜찮은 곳이다.
6. 영동 와인박물관(와인 코리아)
흔히 와인을 떠올리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나라나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나라들의 와인을 생각하곤 한다. 그런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영동에 위치한 와인박물관 와인코리아 이다. 와인코리아는 순수 국산와인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이 UN의 만찬때 이곳의 와인을 선정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와인박물관 와인코리아는 폐교(화곡초교)를 멋지게 변신시켜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건물자체도 이쁘지만 건물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 덩굴이 굉장히 인상적인 장소로 와인족욕 체험,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고, 와인의 저장토굴과 오크동 저장고, 와인바 및 테스팅룸을 구경할 수 있으며 원하면 뷔폐식의 점식식사를 할수도 있다. 또한 개인셀러도 구경을 할 수가 있는데 '골드 미스가 간다'에 나왔던 신봉선 맞선의 흔적도 구경할수가 있다. 특히 와인족욕을 하면서 마시는 포도즙의 맛은 잊을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더이상 구매할 수가 없는 박신양 와인을 보는 재미도 색다르다.
와인 박물관은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와인ㆍ인삼트레인 열차를 이용해서 패기지 여행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편안하게 왔다가 가고 싶으신 분들은 기차를 이용하는것도 괜찮을 것이다.
7. 제주도 평화박물관
제주도에는 아픈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갈 무렵 일본 본토상륙에 대비한 전초기지를 제주도에 만들면서 곳곳에 지하요새를 구축해 아름다운 섬 제주에는 일제의 흔적이 남게 되었다.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중의 하나인 가마오름에도 거대한 일본의 지하요새가 있었던 곳인데, 이곳에 평화박물관이 자리잡게 되었다. 평화 박물관이라고 하면 국가기관이나 단체에서 만들었을것 같지만 제주도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완전히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곳이다.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을 국가도 아니고 관련단체도 아닌 개인이 만들었다는데서 놀라움과 함께 화가 나기도 했던 이곳에서 듣게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도 정부의 지원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아픈역사의 흔적을 보존하고 널리알려 산 역사교육장의 역할을 하는 장소를 개인의 힘으로 힘겹게 만들었는데 지원하나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평화박물관은 만든 이영근 관장은 관광버스 기사였다. 그의 아버지인 이성찬 씨는 평소 늘 가족들에게 일본군의 잔혹상을 낱낱이 얘기하며 이 진상이 세상에 꼭 알려져야 한다고 했다.(이성찬 씨는 이곳의 진지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렸던 분입니다.) 이영근씨는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드리기고 다짐하고 생활비를 아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아버지가 증언하는 강제노력의 현장인 가마오름의 땅을 사기 시작했다. 천신만고 끝에 부지를 확보한다음, 2002년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04년 3월 29일 1차완공에 이르렀으며, 땅굴진지를 재현해 놓는 데 그치지 않고 각종 군수품, 무기는 물론 당시 강제노역을 했거나 목격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관련 문서 사진들을 전시해 두었다. 이 곳은 어른들에게는 잊어서는 안될 아픈역사를 다시 생각나게 해주고, 아이들에게는 일제의 잔혹상과 평화의 중용성을 동시에 교육시킬 수 있는 좋은 장소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