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인도ㆍ동남아시아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 했다. 박물관에서 이번에 선보이는 유물은 국외 경매를 통하여 구입한 유물과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회에서 기증한 유물로 대부분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번 전시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중에서도 주로 미술과 도자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도의 간다라미술, 라자스탄과 파하리의 미술, 베트남의 도자기, 캄보디아의 크메르 미술 등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크메르 미술은 소개하는 부스에서는 중앙박물관의 소장품과 더불어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대여한 5점의 석조조각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먼저 시유 도자를 제작하기 시작한 곳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강했던 10세기까지는 주로 중국의 회유도기를 모방 제작하다가 초기 독립 왕조중 하나인 리왕조부터 독자적으로 도자를 생산했다. 베트남 도자기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대량으로 수출되기도 했는데, 수출 도자 중 다수를 차지했던 청화백자는 16세기에 중국의 양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면서 그 수준이 절정에 이르렀다. 또한 16~17세기에는 화려한 첩화문으로 장식된 대형 꽃병과 향로가 다수 제작되기도 했다.
크메르 미술 : 크메르는 9~13세기 동안 존속했던 왕조로, 전성기에는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타이,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일부를 포함한 대제국을 건설했다. 창건자 자야바르만 2세부터 크메르의 왕은 스스로를 시바나 비슈누의 화신으로 간주하면서 신왕을 자칭했다. 각 왕은 숭배하는 신을 위해 사원을 건립하고, 사후에 이를 자신을 위한 신전으로 사용하게 했다. 크메르의 수도였던 앙코르에는 궁전, 운하, 저수지, 그리고 힌두교와 불교 사원 유적이 남아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건물은 앙코르와트이다.
라자스탄과 파하리 미술 : 라자스탄은 북인도의 서부와 중부에 걸쳐 있으며, 파하리는 라자스탄 북쪽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맥 부근 지역을 가리킨다. 이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무사계급인 라지푸트의 근거지였다. 이 지역의 미술은 16~19세기에 이슬람과 유럽 문화가 소개되면서, 전통과 외래적 요소가 혼합된 새로운 모습으로 전개되었다.
간다라 미술 : 넓은 의미에서 간다라는 오늘날 피키스탄에 속하는 페사와르 분지, 스와트, 탁실라,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분지와 잘랄라바드 일대를 포괄한다. 이 지역은 서아시나, 남아시아, 중앙아시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여러 왕조의 진출과 교역 활동을 통해 일찍부터 다양한 문화가 소개되었다. 이 지역에서 기원후 1~5세기에 제작된 미술을 간다하 미술이라고 한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가구가 전시되어 있기도...
연화수보살(좌)은 9세기 카슈미르에사 만들어진 것으로 긴장감과 우아함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는 황동 조각품이다. 왼손에는 커다란 연꽃 줄기를 잡고있고, 오른손에는 염주를 들고 있다. 은 상감으로 표현한 눈과 백호, 화염문의 표현에서 카슈미르 불상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관음보살(우)은 7~8세기에 스와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하반신은 긴 토티를 두르고, 왼쪽 어깨에는 영양의 가죽을 걸치고 있다. 백호는 은으로, 입술을 동으로 상감하여 표현했는데, 이러한 특징은 이후 카슈미르 발상에서도 발견된다.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직접 방문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나라들을 다 방문할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지는 않기에 조금 부족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박물관이다. 3월 말 재개관을 통해 미술에 초점을 맞추고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인도ㆍ동남아시아실 전시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미술을 이해함은 물론 미술을 통해서 그들 문화의 일부분까지 이해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교통비만 조금 들이면 누구나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서 조금 수고스럽지만 3층 아시아관까지 한번 올라가보자. 우리의 미술과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많이 다른것 같기도 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