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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광기가 환희로 승화되다. '마더'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6. 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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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 혜자(김혜자). 그녀에게 아들, 도준(원빈)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 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혜자,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은 구하기 위해 민을 사람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그러나...

Point 1 : 국민엄마를 버린 김혜자,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다.
 
 뭐니뭐니해도 마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나 김혜자의 연기 그 자체이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연기실력을 지닌 최고의 배우임은 국민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그녀가 이토록 광기어린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해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 동안 국민엄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김혜자는 그동안 스 많은 영화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사진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비슷한 것들만 있어서 출연을 고사하다가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도전으로 이번영화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 아들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사투를 펼치는 엄마의 모습을 이토록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엄마의 동작은 예고편에서 보고 느꼈던 만큼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모자란 아들에게 주신을 무시하는 이들에게 2배 3배 복수하라고 가르치는데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이런 엄마의 모습에 영화전개 속도를 맞추면서 다소 지루하리만큼 천천히 나아가는 느낌을 주는 영화지만, 이런점이 김혜자의 연기, 아니 엄마로써의 모습을 천천히 보고 엄마를 충분히 분석해 보라는 감독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Point 2 : 바보 연기, 그래도 잘생긴 원빈

 이 영화를 찾은 많은 여성관객들 중에는 분명히 원빈을 보기위해서 영화관을 찾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조금 모자란 바보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잘생긴 외모는 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영화의 한 순간을 놓치는 여성관객도 있었다. 물론 그의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그의 연기도 최고였다. 바보스럽지만, 중간중간 할말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가 정말 바보가 맞아?'하는 혼란을 준다. 때로는 멍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무척이나 바보스로운 연기는 국민엄마를 버린 김혜자와의 호흡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느낌이다.

Point 3 : 너무나 자연스러운 전개, 퍼즐이 아닌 영화

 최근에 많은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너무 우연으로 영화를 끼워맞춰서 풀어나간다는 것이였다. 그러나 마더는 무엇인가를 퍼즐처럼 끼워맞출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매력적이다. 영화의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생각이들고, 중간중간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도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관객들이 눈이 때지 못하게 하는것은 인위적인 느낌이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기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가슴속 고통을 잊게 해준다는 허벅지 근처의 침 자리이야기가 영화 말미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스며드는 점이나, 억울한 죽음을 당한 문아정이 사진관에서 흘린 코피와 변태폰으로 찍은 사진이야기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영화의 이야기속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 특히 영화 시작과 함께 갈대밭에서 보여주는 엄마의 광기어린 춤이 영화말미 환희의 춤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은 이 영화를 첨부터 끝가지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정도로 탄탄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Point 4 : 동네사람들.

 평소에는 도준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용만 하지만, 헤자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 진태(진구)는 혜저의 애를 태우기도하지만 두뇌회전이 빨라 영화 곳곳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진태의 애인으로 나오는 미나역시 언뜻 보기에는 별 의미없는 인물인듯 하지만 감초같은 역할과 함께, 조금 지루한 이야기속에서 영화전면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를 가지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일하게 혜자의 편이 되어주는 사진관 주인, 미선(전미선) 또한 이 영화에서 빼둘 수 없는 인물로, 문아정에 관련된 의문을 푸는 열쇠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Point 5 : 그 밖에 여러가지...

 조금 엉뚱한 생각으로, 마더는 과연 영화속 대사들을 어떻게 영어자막으로 표현했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 여유가 되시는 분은 단어 하나 하나가 담고 있는 의미를 어떤 단어로 표현될까 생각해 보는것도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마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점은 아니였겠지만, 지역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변호사가 돈만 밝히고 불의와 타협하는 모습, 가난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린 인생속에 쌀떡녀라 불리며 결국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문아정과 그 주변의 여러남자들을 통해서 무엇인가 답답함 무언가를 느끼는 관객들이 소수이겠지만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속의 부조리와 병폐를 직접 다룬 영화느 여타의 프로그램보다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오는건 비단 혼자만의 느낌만은 아니라고 생각해본다. 

마무리...

엄마의 광기가 환희로 승화된 영화 '마더', 최고의 배우 김혜자만을 위한 영화 '마더'는 영화의 모든장면이 놓쳐서는 안될만큼 탄탄하게 만들어진 영화가 아닌가 한다. 다소 지루하고 영화에 대한 이해가 어렵게 다가오는 점은 대중성이 조금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엄마를 너무 잘 표현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기에 이런 부족한 점들이 묻혀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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