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혼자서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혼자서 극장에 가다보니 문득 6월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면서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사건(?)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때는 바야흐르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고 있던 6월의 끝자락 24일 수요일 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역습'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전 평송에 애용하던 롯데시네마 사이트에 들어가서 OO지점에 심야시간대로 한장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다른날과 비슷하게 평송응원하던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를 보고 버스를 타고 극장으로 갔습니다. 조금 빨리 움직였는지 1시간정도의 시간이 붕 떠버려서 극장 근처 PC방에가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음 다시 극장으로 가서 아무 생각없이 바코드 하이패스를 찍고 들어갈려고 폼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직원 : "여기 하이패스가 고장 나서 티켓을 창구나 자동발매기에서 뽑으셔야 해요."
괜히 인터넷출력 해왔다고 생각을 하면서 자동발매기를 이용해서 티켓을 발권하고, 뭔가 허전했던 전 음료수 하나를 들고 직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제가 가진표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직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채 저를 입장시켜 주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전 또 한편의 영화를 본다는 즐거운 마음에 트랜스포머 상영관으로 가서 자리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제 자리에 떡하니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표에 있는 자리번호를 확인한 전...
나 : "저기, 이 자리 제 자리 인데요, 자리 번호 맞으세요?"
모르는사람 : "네? 잠시만요..." (자신의 표를 주섬주섬 확인하더군요.)
모르는사람 : "제자리 여기 맞아요. 잘못 보신거 아닌가요? 표 한번만 보여주세요."
나 : "네, 여기요." (자신있게 표를 보여주었습니다.)
모르는사람 : "어라? 이거 25일...그러니까 내일 표자나요."
나 : "... ...(헉!!!) 창구에서 날짜를 잘못 찍었나보네요 " (창구직원을 핑계삼아 황급히 일단 입구로 나와서 생각했습니다. 아차! 예매를 할때 날짜를 잘못 지정한게 틀림없구나...)
자리를 확인하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이미 영화는 시작할려고 폼을 잡고 있었고,
'일단 상영관안에 내 몸은 들어와 있으니 일단 영화를 보고 생각하자'라고 마음먹고 빈자리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심야시간대라 자리가 조금은 남아 있더군요. 시간도 이제 시작할 시간이라 누가 더 들어오지는 않겠지 생각하면서 여유롭게(?) 한쪽 구석의 빈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속으로 '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안심하고 있을 때 즈음, 이날의 불운(?)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도 무려 5분!! 이나 흘렀는데 다급하게 영화관으로 들어오는 한 커플이 있었습니다. 순간 '설마~설마~ 아닐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제 옆자리가 비어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두은 극장안에서 연신 자리를 확인하던 커플은 조용히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남자 : "저기~저희 자리가 여기인거 같은데 자리 여기세요??"
나 : "아 그래요, 영화 시작하고 자리 비어서 맨 앞에서 여기로 와서 앉았거든요. 앉으세요." (제가 생각해도 변명은 수준급(?) 이었습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에서 술술 나오는 변명에 민망함을 금할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된거 영화를 다 보고 나가야 했습니다. 마침 앞쪽에 자리가 다 비어있어서 번개와 같은 스피드로 앞자리로 가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편안하게 자세를 잡고 영화를 무사히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면서도 민망한 일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표는 다음날도 사용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으로 돌아온 전 룸메이트인 후배에게 선씸 쓰는척하면서 트랜스포머 표가 1장 생겼는데 볼테냐 했더니 좋다고 고맙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이 일은 극장을 갈때마다 당분간은 게속 생각이 날듯 하네요. 이렇게라도 글을적어야 제 마음이 조금 편해질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습니다.이글을 빌어 롯데시네마에서 본의 아니게 공짜(?)영화를 보게되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입장권을 확인하는 직원분들에게 시간만 보지 마시고 날짜도 꼭!! 확인하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