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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기회를 놓친 싸이월드, 결국 몰락하나

Review./인터넷, 블로그

by 멀티라이프 2013. 12.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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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미니홈피 열풍으로 시작된 싸이월드의 인기를 실로 대단했었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미니홈피가 없으면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정도였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도토리'라는 사이버 머니를 탄생시켜 개그프로그램을 비롯한 방송에 수시로 등장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이후 싸이월드는 2003년 8월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남으며 SK컴즈에 합병되었고, 네이트와 싸이월드는 서로 윈윈하면서 성장해갔다. 그런데 성공적인 행보때문인지 너무 자만한 것인지 싸이월드는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합볍 10여년만만에 SK컴즈에서 분사된다는 기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겠지만 싸이월드에게는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2번, 작게 1번 총 3번이 있었다.  


 첫번째 기회는 싸이월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민 서비스로 자리잡고 해외진출을 시도할 때이다. 싸이월드는 지금의 페이스북과 같은 SNS서비스의 시작이라고해도 무방하다. 해외의 많은 기업들이 미니홈피의 성공스토리에 대해 연구할 정도였으니 그 당시 싸이월드의 인지도가 어마어마 했다는 것은 그 당시 싸이월드를 이용했던 사람들이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싸이월드가 해외진출을 선언했을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국ㆍ내외를 넘나드는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왔었다. 그런데 결과론적이지만 싸이월드의 해외진출을 대실패로 끝이났고, 공교롭게도 싸이월드가 해외시장에서 실패를 맛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해외의 다양한 SNS서비스들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시작한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싸이월드는 왜 해외진출에 실패한 것일까?

 싸이월드가 해외진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아마도 주변 환경이 아니라 SK컴즈였을 것이다. SK컴즈는 싸이월드의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뭔가 결정을 해야하는 대목에서 항상 시간을 끌었고 공격적으로 자본을 투자해야하는 시점에서는 탁상공론만 하다가 정작 자금이 필요한 시기를 놓치곤했다. 그래서 싸이월드가 처음 해외진출을 시작했을때는 유사한 서비스가 해외에 없거나 있어도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SK컴즈에서 시간을 끄는사이 마이스페이스, 야후360과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대성공을 거두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위기를 직감한 SK컴즈에서는 뒤늦게 최대한 빠르게 해외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했으나 버스는 이미 지나가고 말았다.
 
 싸이월드는 해외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였고, 2013년인 지금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중인 서비스이다. 이런 싸이월드는 2004년 '페이퍼'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2번째 기회). 페이퍼는 2008년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찌 4년여동안 꽤나 의미있는 발자취를 온라인세상에 남겼다. 그 당시 페이퍼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미니홈피가 개인적인 공간이었다면 페이퍼는 공객적인 공간으로 미니홈피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나 특정한 주제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공객적인 공간으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블로그와 거의 흡사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것 같다. 이러한 페이퍼는 많은 가입자를 자랑하는 미니홈피와의 연등을 통해 '페이퍼 작가'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 당시 사진, 한글, 샤라포바에 관한 3개의 페이퍼를 운영했던 기억을 살려보면 그리 유명하지도 않았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많은 댓글들이 남겨졌던 기억이 있다. 페이퍼는 지금의 블로그들이 RSS나 메타블로그 등을 통해 구독되는 것처럼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정보나 소소한 이야기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했고, 사람들의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 인기없는 변방의 페이퍼에도 이정도 댓글은 달렸었다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가 인기를 조금씩 얻기 시작하면서 싸이월드는 이미 미니홈피와 페이퍼 서비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블로그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2008년 페이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페이퍼의 DB를 싸이월드 블로그로 옮기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페이퍼 뿐만 아니라 미니홈피 인구들도 많은 숫자가 떠나가게 되었다. 싸이월드는 분명히 타사보다 좀더 빠르게 시대를 내다보는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고 어설프게 타사의 흉내를 낼려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맞이하게 된것이다. 싸이월드가 미니홈피+페이퍼 전략을 사용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싸이월드에게 찾아온 3번째 기회는 스마트폰의 탄생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많은 IT업체들은 모바일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의 도래라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고, 네이트온으로 대표되는 메신저, 한국형 SNS 미니홈피 등은 어느새 뒤로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처음사고 기존에 네이트온, 싸이월드 등을 이용했던 많은 사람들은 관련 어플을 설치하고 사용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하지 않은 해당 서비스는 불편하기만 했고, 프로그램이 너무 무겁게 만들어져서 CPU나 메모리를 너무 많이 잡아먹다보니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모바일에 특화된 카카오톡, 마이피플, 라인 등이 메신저 시장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점령하고 심지어 PC와의 연동을 통해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 메신저까지 점령한 상태다.

 싸이월드는 분명 혁신의 중심에 서있었고 멀리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고, 계속되는 적자경영속에 SK컴즈와의 분사라는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있다. 싸이월드는 최근에 미니홈피를 좀더 간결하고 웹에서 보기 편하도록 리뉴얼 하였는데 그 모습이 타사나 자사의 블로그 서비스 모습과 굉장히 유사하다. 자신들도 미니홈피라는 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다른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던것이 실수였음을 인정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싸이월드는 과거 많은 사람들의 방대한 사진들과 글들을 DB로 가지고 있다. 그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를 일기장, 온라인 사진첩으로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DB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싸이월드는 이런 DB를 어떻게 활용해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어 가칭 '응답하라 2002, 앨범 만들기!'와 같은 이벤트를 열어서 2002년에 업로드했던 사진들로 앨범을 구성해서 제출하면 작품을 선정해 상품도 주고 실제 앨범으로 만들어 준다면, 사람들을 다시 미니홈피로 끌어들이는 단순한 효과와 함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미니홈피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줄것이다. 이런 이벤트는 그냥 필자가 생각해본 하나의 예이고 방대한 사진과 글을 이용한 이벤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싸이월드가 방대한 DB의 활용, 모바일 서비스 최적화, 내부 동일 서비스를 통한 팀킬 벗어나기 등을 통해서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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