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A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3-Band CA 시연 관련해서 서로 세계최고를 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T와 KT는 LTE-A의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기 위해서 3G 주파수 대역폭의 일부를 전환해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서 SKT의 3G용 주파수는 대역폭이 30Mhz에서 20Mhz로 33.3%가 줄어들었고, KT는 20Mhz에서 10Mhz로 50%가 줄어들게 된다. SKT와 KT가 3G의 일부 주파수를 전환하는 것은 40Mhz의 대역폭을 확보해서 3-Band CA로 이론상 300Mbps의 전송속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것은 3G 가입자가 아니라면 환영할만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아직도 3G를 사용하는 가입자가 1,700만여명(SKT 920만여명, KT 780만여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SKT와 KT는 대역폭이 줄어도 3G 사용자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고, 1인당 평균 발생 데이터트래픽이나 전체발생 트래픽이 감소했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3G의 단말기별 트래픽은 13년도에 최대 1,238 MB 기록한 이후로 14년 4월 1.113 MB를 기록해서 큰 차이가 없으며, 전체 트래픽은 12년도 최대 22,6512 TB를 기록한 이후 14년 4월 9,262 TB를 기록해서 60%정도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하게 사용자가 느끼는 속도의 차이가 있냐 없냐에 대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용자가 느끼는 속도나 통화품질이 안좋아지면 비난을 피할 수 없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않더라도 다음의 2가지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SKT나 KT가 이론상 이야기하는 3G의 속도를 보장한적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가 그렇듯이 3G도 이론적인 속도를 보장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하게 전체트래픽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주파수 대역폭을 줄이는 것은, 본연의 서비스 자체도 보장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서 기본의 가입자들을 버리는 일이다. 특히 KT는 10Mhz의 대역폭만 3G를 위해 남겨두면서 2G 가입자를 깨끗하게(?) 버린 전력을 생각나게 하면서 3G 가입자도 시원하게(?) 팽 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중폭시키고 있다. SKT역시 대역폭을 줄였지만 상대적으로 20Mhz의 대역폭이 남아 있어 경쟁사 덕분에 비난을 다소 덜 받는 위치에 있다.
두번째는 요금에 관련된 부분이다. 3G 요금제에 가입되어 있는 가입자들은 대부분 데이터 무제한이 가능한 5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SKT와 KT는 기존의 서비스를 100%라고 하였을 때, 서비스를 66.6%와 50%수준으로 줄였을 때 요금제를 조정할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든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당연히 요금제를 저렴하게 조정해야 하는데, 이동통신사들은 별로 그런 계획이 없어 보인다. 주파수 대역폭의 경우 손에 잡히는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즐겨쓰는 비유대상인 고속도로를 한번 생각해보자. 고속도로를 8차선으로 만들어서 통행료로 10,000원을 정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도로가 실제로 줄어드는 경우는 없겠지만, 도로를 통과하는 차량의 통행량에 상관없이 도로폭이 4차선으로 줄어든다면 당연히 통행료도 5,000원으로 줄어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굉장히 단순한 계산이라서 복합적인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이동통신 요금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파수 대역폭을 줄인만큼 요금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여서 이동통신사들은 비싼 요금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이동통신 기반시설과 서비스 환경을 갖추는데 많은 자금이 들어가고, 이 부분이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조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곤한다. 그렇다면 3G요금을 통해 갖추어진 서비스 환경은 끝까지 3G 사용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즉, SKT와 KT는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