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2월 10일 오전 2시에 애플의 봄 이벤트 키노트가 있었다. 모두의 예상대로 12인치 맥북과 애플워치 출시일자가 발표된 가운데 전체적으로 조금은 실망감을 표현하는 반응을 SNS나 국내외IT 매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워치는 2014년 가을 공개시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각겨적인 부분도 상당히 부담스럽게 발표되었고, 그나마 12인치 맥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키노트를 생방송으로 보면서 가장 주의깊게 들었던 내용은 12인치 맥북도 아니고 애플워치도 아닌 리서치키트에 대한 내용이었다. 필자는 감히 이번 키노트의 핵심은 리서치키트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동안 각종 세계가전전시회나 모바일 전시회에서 헬스(Health)에 대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심박센서를 이용한 심박체크 정도였고, 각종 발표에서 강조되는 만큼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없다. 그래서 다소 뜬구름 잡는듯한 느낌을 많이 줬었다. 그런데 이번에 애플이 봄 키노트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조금씩 스마트기기가 우리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부분을 어느정도 제시했고, 상당히 와닿는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날 발표된 리서치키트가 사용자의 건강관리를 직접적으로 도와주고 당장 건강증진을 위해 도움되는 일이 없어 보이는점은 사용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말할수도 있다. 하지만 리서치키트가 사용자 한명 한명의 의료정보를 모아 불치병이나 만성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조금 길게 봤을 때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집단지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뇌연구에서 집단지성을 이용하는 아이와이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리서치키트 역시 한명 한명의 의료정보가 모여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질병 극복을 위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도와줄지도 모른다. 참고로 리서치 키트는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센서를 의료정보 수집에 활용한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가장 깊숙한 개인정보인 의료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정보를 줄 것인지 어떤 질병 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 100%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정시간이 지났을 때 서버에 모여질 어마어마한 개인들의 의료정보가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좋은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만큼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리서치키트 발표 내용을 본 필자는 조금은 애플이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리서치키트는 누구나 관련앱을 만들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개발자들에게 제공되며 최초 5개의 앱이 앱스토어에 공개되어 있다. 공개된 앱은 아래 사진과 같은데 유방암, 당뇨병, 파킨슨병, 심결관질환, 천식의 다섯 가지에 대한 연구를 도와주게 된다. 현재 각각의 앱은 각 분야에서 이름이 있는 병원이나 의학연구기관과 연결되어 있으며, 앞으로 참여하는 병원이나 의료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질병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는 병원이나 의료기관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데, 그 과정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아서 앞으로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키노트를 통해 공개된 내용이나 리서치키트를 통해 개발된 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리서치키트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실제 앱을 통해 의료정보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애플이 공개한 리서치키트는 당장 불치병이나 만성질환을 극복하는데 성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스마트기기가 우리의 건강과 질병극복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그 과정속에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의료데이터가 쌓이고 아이와이어처럼 성과가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개인 의료정보와 관련된 부정적인 영향이 아닌 긍정적인 성과가 빠른 시일안에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멀티라이프 (Ha Dong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