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점에서 정말정말 오랜만에 꼭 보고싶은 책 한권을 샀다. 독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책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 책의 제목은 '그래도 괜찮은 하루'로 구경선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구경선 작가(구작가)를 굉장히 우연하게 알게 되었다.(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작가로써 필자가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느날 이메일함에 익숙하지 않은 편지 한통이 배달 되었다. 편지는 한류문화인진흥재단에서 보낸 것으로 듣지 못하는 구경선 작가의 나눔을 블로그에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블로그에 글 하나 적는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흥쾌히 수락을 했고, 재단으로부터 구작가에 대한 내용을 받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적당히 소개해주고 끝내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 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구작가가 살아온 이야기와 그가 전한 메시지를 듣고 나니 그녀를 한번도 만난적이 없고 이야기를 해본적도 없었지만 그녀의 삶에 대한 진심과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구경선 작가를 블로그에 소개한 이후 나는 구작가의 팬이 되었다.
☆ 구경선 작가 소개 : 한국판 헬렌켈러 일러스트 작가 구경선, 그녀의 나눔 ☆
그리고 얼마전 구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베니 그림과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진 책 한권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접하고 '그래도 괜찮은 하루'를 구매했다. 이 책에는 구작가가 분신같은 존재로 탄생시킨 베니가 진솔하게 그동안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이 담겨져 있다. 구경선 작가는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시력까지 잃게되는 병에 걸려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는 정말보다 더 큰 희망을, 괴로움보다 더 큰 즐거움을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그래도 괜찮은 하루'에서는 화려한 필력이나 고급스러운 문장을 만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책보다도 진솔하며 누구나 공감하고 함께 그녀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그 어떤 책에서도 느끼기 힘든 삶에 대한 감사함을 강렬하게 느끼게 해준다.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문장을 쓰고 더 멋지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화려하고 멋진 글솜씨보다 진심을 담아내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 구작가가 독자들에게 주는 베니 엽서 선물
그녀는 우리에게 말한다.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것 같지만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꿈과 희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무엇인지 말이다. 구경선 작가가 '그래도 괜찮은 하루'를 통해 전한 많은 내용들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책표지의 앞ㆍ뒤에 적혀 있는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소리를 잃고 빛을 잃어도 나에겐 아직 따뜻한 손이 남아 있어!
"앞으로 더 잘 부탁해"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꽤 괜찮은 오늘 하루가 선물처럼 오니까요.
아직 혼자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오늘, 오늘이 저에게는 기적이에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계속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