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지만 여전히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때로는 IT기기로 분류되고 또 때로는 손목시계로 분류되다보니 제조사 입장에서도 포지셔닝을 하기가 쉽지 않다. 2014년에 발표되고 2015년에 판매를 시작한 애플워치가 어느 정도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이것은 애플워치를 손목시계나 IT기기로 명확히 구분했기 때문은 아니고 그냥 애플이 만든 스마트워치라는 그 자체에 무게가 실린다. 개인적으로 스마트워치는 IT기기 보다는 손목시계로 분류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시계는 과거로부터 때때로 그 형태나 기능적인 면에서 새로운 것들을 포용해왔다. 아날로그 시계가 전부인시절 전자시계가 그 모습을 드러냈듯이 스마트워치가 손목시계의 하나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뿐이다. 물론 스마트워치를 웨어러블기기의 발전흐름에서 보면 다르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사람들은 스마트워치에 기능적으로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한정된 크기의 디스플레이로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정말 생활속에서 필요한 시계, 전화나 문자 등의 핵심적인 알림 기능, 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메모 등 정도만 가능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스마트워치가 지금처럼 불완전한 이동통신 기능을 내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전혀 상관없이 별개의 회선으로 완전한 독립이 가능하다면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현실은 대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동시에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큰 수익을 안겨주는 스마트폰에 대한 팀킬을 스마트워치로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스마트워치가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글쎄?'라는 대답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 같다. 분명히 손목에 착용하고 사용하면 편리함을 주기는 하는데 없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페블 스마트워치, G워치 등을 시작으로 지금의 워치 어베인까지 오면서 스마트워치를 자주 사용하지만, 혹시나 외출할 때 착용하지 않고 나가도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스마트워치를 좋아하는 것은 사용할 때 느끼는 편리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워치가 워치 어베인까지 오고 보니 패션아이템으로써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서 폼으로 착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LG 워치 어베인은 OS로 안드로이드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웹OS를 사용하는 LG 워치 어베인 LTE과는 다른 라인업으로 봐야 한다. 디자인적으로는 워치 어베인 LTE하고 비슷하지만 OS를 생각하면 G워치R에 대한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G워치R과 UI나 기능들이 상당히 유사하고 안드로이드 웨어가 지원하는 것들을 모두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구글플레이를 들어가보면 과거보다는 안드로이드웨어용 앱들이 많이 생겼지만 실 사용할만한 앱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현실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서 많은 앱이 필요하지는 않은 듯 하다. 아무튼 워치 어베인이 실 생활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필자의 개인적이 경험을 바탕으로 살짝 살펴보자.
먼저 가장 편리한 점은 다양한 알림을 확인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화나 문자, SNS,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알림을 모두 워치 어베인으로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꺼내거나 보는 횟수가 확실히 줄어든다.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헤드셋)을 연결해둔 경우 전화를 받는 것도 바로 가능하기 때문에, 몸에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하다. 필자의 경우 사용하는 SNS가 다양하고 즐겨하는 게임도 알림을 받도록 설정해둬서 상당히 많은 알림이 오는데 대부분 스마트워치로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다.
필자는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는 편이고 그 도구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보니 워치 어베인으로 스마트폰을 원격 조정해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웨어를 OS로 하는 스마트워치라면 다 가능한 기능인데, 블루투스 리모콘을 대체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상당히 유용하다. 특히 LG G4처럼 장노출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연동해서 사용하는 경우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밖에 헬스앱을 통해 심박수관리도 할 수 있고, LG 뮤직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을 워치 어베인으로 전송해서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 LG 워치 어베인(Watch Urbane) 착용 사진 #1
앞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워치 어베인의 기능들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역시 디자인이다. 모토360과 G워치R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둥근 액정의 스마트워치는 워치 어베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생활속에서 착용했을 때 워치 어베인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것이 스마트워치라는 것을 알지 못할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손목시계와 선을 그어서 바라볼 필요가 없다. 필자의 패션센스가 좋은 편은 아니라서 모델들 처럼 멋진 모습은 아니겠지만, 여기저기서 사진속에 담아둔 워치 어베인의 모습을 몇 장 올려본다.
▲ LG 워치 어베인(Watch Urbane) 착용 사진 #2
▲ LG 워치 어베인(Watch Urbane) 착용 사진 #3
▲ LG 워치 어베인(Watch Urbane) 착용 사진 #4
▲ 둥근 디스플레이 스마트워치 3인방 (모토360, 워치 어베인, G워치R)
바로 위 사진을 봐도 둥근 디스플레이를 가진 스마트워치들은 패션아이템으로 상당한 경쟁력이 있고, 그 중에서도 워치 어베인은 일반 손목시계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외형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격적인 측면에서 IT기기로 바라보면 우리가 감수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이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손목시계로 바라본다면 조금은 구매를 고려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생각도 든다. LG가 스마트워치를 만들면서 패션아이템에 무게를 두고 디자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맞다면 이에 맞는 마케팅으로 스마트워치 워치 어베인이 아니라 손목시계 워치 어베인으로 생각될 만큼 브랜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