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을 일일이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순정만화계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작품 중 하나라는 유리가면이 국내 IPTV의 VOD 서비스를 제공된다는 것이다. KT Olleh TV, SK Btv, LG U+TV, LG Uflix에서 VOD로 시청이 가능한데, 현재 유리가면1화와 2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서점의 만화코너에서 유리가면 만화책은 항상 놓여있던 걸로 기억한다. 아주 오래된 듯한 그림에, 촌스러운 느낌의 표지까지 있는 저 만화는 뭘까라는 호기심으로 유리가면이라는 만화를 검색하기도 했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전설이자 불후의 명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유리가면. 꽃보다 남자 이전에 최고 판매부수를 기록한 순정만화라는 사실도 이때쯤에야 알았다.
유리가면 만화속의 대부분의 장면, 대사가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웹상에서 떠도는 재미있는 이미지들, '눈이 없어!', '눈깔이 없어!' 패러디 이미지들은 유리가면에서 기인한다. 명장면이 패러디되어 쓰일 정도니 유리가면의 인기는 참으로 대단하다 볼 수 있다. 이런 이미지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만화속에서 명대사를 할 때는 거의 대부분 인물의 눈이 없다. 가장 핵심 대사는 "무서운 아이!!!", "할 수 있어. 000을 할 수 있어!", "나는 000...야" 이렇다고 할 수 있다. 눈동자가 없어 무섭지만, 묘하게 끌리는 것도 신기하다.
유리가면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중국집의 더부살이 종업원으로 편모 슬하에서 자란 기타지마 마야가 왕년의 대여배우 츠키카게 치구사의 눈에 띄게 되어 본격적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다는 것이다. 마야를 진정한 라이벌로 여기는 히메가와 아유미와 '홍천녀'라는 전설적인 연극의 여주인공 자리를 두고 경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 마야가 새로운 역을 부여받고 작중 등장인물의 마음을 파악하기 위해 피눈물나는 수련을 한 끝에 무대는 대성공을 거두며 다음 무대의 막이 올라가는 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물론 중간 중간 급변하는 상황이나 심리묘사가 일품으로, 수많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야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 만화가 1976년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시간동안 연재하게 된 이유는 작가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그 종교에서 교주였고, 그 종교가 망하면서 다시 본업으로 돌아와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쨌거나 아직도 완결이 나지 않은 이야기라서 자칫하다가는 3대가 같이 보는 만화가 되게 생겼다.
일본에서 2012년 09월 26일, 한국에서 2013년 1월 11일에 유리가면 49권이 발매되었고, 작가인 미우치 스즈에의 행보로 보면 끝이 가깝지만 마지막 권이 언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50권이 완결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알길이 없다. 다만 2013년 기준 마지막 에피소드인 홍천녀 에피소드가 진행중이고 단행본 역시 1년에 1~2권씩 월간지로 나오듯 꾸준히 나오고 있기에 결말은 곧 나오지 않을까한다. 작가 미우치 본인도 2014년 10월 마지막의 8부 능선까지 도착했으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덧붙여 결말 구상은 20년전에 이미 해두었다고. 중간에 연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늦어도 2-3년 내로는 결말을 볼수 있지 않을까.
유리가면은 TV 애니메이션으로는 1984년과 2005년에 2회 제작되었다. KT Olleh TV, SK Btv, LG U+TV, LG Uflix의 VOD로 우리가 볼 수 있는 유리가면은 2005년에 제작된 51부작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1984년판은 오프닝에서 마야가 당시에 유명했던 춤을 추는 연출이 나오는데, 목각인형같은 인체와 표정이 대략난감하게 느껴져 거부감이 들지만, 2005년판은 등장인물들의 헤어스타일과 의상등이 현대식으로 세련되게 바뀐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가장 2005년판 애니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 회는 애니메이션 22화 '기적은 사랑과 함께 마지막 오디션', 37~38화 '두 사람의 왕녀'다. KT Olleh TV, SK Btv, LG U+TV, LG Uflix의 VOD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는 소식은 애니메이션 유리가면은 유리가면 팬들에게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지 않을까 싶다.
*파워블로거협동조합으로부터 지원받은 포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