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생각하지 않던 연휴가 생겨서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어디를 가겠다고 정하고 떠나지 않아서 발길이 가는 곳으로 향했는데 가장 먼저 향한 곳이 오대산 월정사다. 월정사에 도착해서 사찰을 구경하고 전나무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참 걷기 좋은 길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그동안 왜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걷다가 한쪽에 마련된 벤치에서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다람쥐가 눈앞에 빠르게 지나가더니 주위에서 사방에 떨어져있는 도토리를 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람쥐를 유심히 지켜보니 주변에 다람쥐 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망원렌즈를 차에 나두고 왔고 다람쥐 사진을 찍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차에 다녀오기로 했다.
30분정도 걸어서 차에서 6년째 사용중인 30만원짜리 헝그리망원렌즈를 가져와서 다름쥐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남들은 싸구려 렌즈라고 무시하기도 하고 초보자용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장비 욕심없는 나에겐 최고의 렌즈다. 뭐~ 아무튼 다행스럽게 다람쥐가 볼만한 수준으로 찍힌 것 같다.
이날 다람쥐들은 사방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찾아서 먹기에 바빠 보였다.
정말 다람쥐는 도토리를 좋아하는 것이 확실했다. 도토리를 까고 또 까고 먹고 또 먹었다.
귀요미 폭발하는 다람쥐가 도토리를 까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너무 좋았다.
어쩌다보니 도토리를 쥐고 있는 다람쥐를 정면에서 봤는데 도토리를 참 소중하게 가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월정사 전나무숲길 근처에 사는 다람쥐들은 참 먹거리가 풍부한 것 같다. 다른 곳에서 다람쥐를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참 통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뒷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숨막히는 뒤태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소에 주변에서 다람쥐를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제법 긴 시간동안 다람쥐를 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어릴 때는 멀리 가지 않아도 다람쥐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아무튼 오대산 월정사 구경을 가서 전나무숲길을 거닐시간이 있다면 다람쥐를 찾아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