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초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면서 돌아오는 길에 단양휴게소(춘천방향)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휴게소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휴게소 뒤로 뭔가 산성이 보였다. 그래서 뭔가 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신라 단양 적성비와 단양 적성이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딱히 신라단양적성비와 단양적성을 보기 위해서 휴게소를 찾은 것은 아니지만 또 언제 올까 싶어서 일단 구경부터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휴게소 뒷편 산에 자리잡고 있는 적성비와 적성은 좌측과 우측 두 곳으로 길이 연결되어 있다. 나는 좌측으로 올라가서 한반퀴 돌아 우측으로 내려 왔는데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닌 듯 하다. 좌로가나 우로가나 볼 수 있는 모습은 똑같다.
지금 남아 있는 단양적성은 꽤나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산성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하니 성이 층층이 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완전하지 않은 모습으로 남아 있는 곳도 제법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적 제265호으로 지정되어 있는 단양 적성을 보면서 산에 오르니 눈앞에 국보 제198호인 신라단양적성비가 눈앞에 나타났다. 신라적성비는 신라가 어디까찌 영토를 확장했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지표인데,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단양적성비가 있는 단양휴게소는 참으로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면 위ㆍ아래 사진과 같은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왜 이곳에 산성을 쌓아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과거에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면서 주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장소였을 것이다.
차곡차곡 잘 쌓여있는 단양 적성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돌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하게된다. 셀수 없이 많은 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전체의 모습을 보면 돌 하나하나가 그리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저 사이에 돌 하나가 빠져버렸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면서 작은 존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머리속에 그려본다.
신라단양적성비와 단양적성을 구경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 하지 않다. 언뜻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들지 모르겠지만, 30분정도만 투자하면 작성비와 적성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중앙고속도로상에 자리잡고 있는 단양휴게소 자체가 그리 쉽게 갈 수 있는 접근성을 가진 곳은 아니기에 혹시나 단양휴게소(춘천방향)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고 가는 것도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면서 뜻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 대상이 사람일수도 있고 새로운 풍경일수도 있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문화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뭔가 새로운 것을 만나기 위해서 훌쩍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