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샤오미의 두 번째 태블릿 미패드2가 중국에서 정식 출시되었다. 그것도 가격이 불과 16GB 모델이 999위안(약 18만원), 64GB 모델이 1,299위안(약 23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 이런 가격은 2014년 미패드 64GB 모델의 출시 가격이 1,699위안 이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놀라운 가격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샤오미의 어떤 제품보다 미패드2의 출시를 기다려왔다. 이는 미패드를 사용하면서 충분한 만족감을 느꼈었기 때문인데, 미패드를 사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패드2가 어떤 녀석인지 살펴봤다.
미패드2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샤오미의 저렴한 제품들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샤오미의 모든 제품들이 놀라운 가성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딱 판매되는 가격만큼의 성능만 보여주는 제품들도 있고, 어떤 제품은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 때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아직 평가하기 이르고 과거 샤오미의 제품들 중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은 미패드, 이어폰(피스톤 시리즈), 미4 시리즈, 홍미노트2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도 태블릿은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절대적으로 충분히 사용할만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은 미패드를 직접 사용하면서 느겼던 부분이고, 미패드2를 직접 사용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미패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2,048 X 1,536 해상도를 지원하는 7.9인치 디스플레이였다. 태블릿의 가격이 내려가게되면 가장 먼저 다운그레이드 되는 것 중 하나가 디스플레이인데 샤오미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미패드2 역시 같은 해상도를 지원하는 7.9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는데, 아직도 FHD이나 HD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보급형 태블릿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미패드2가 미패드보다 좋아진 점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두께와 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미패드2의 두께는 6.95mm로 전작보다 1.55mm나 얇아졌다. 그리고 크기면에서도 디스플레이가 동일한데 불구하고 세로 1.7mm, 가로 2.8mm가 줄어들었다. 그래서 두께와 크기가 줄어든 만큼 무게도 38g이 줄어들게 되었다. 샤오미의 미패드를 사용하다보면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를 많이 따라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미패드에서 크기나 두께 면에서 조금 부족했었다면, 미패드2에서는 오히려 크기와 두께, 무게만 놓고보면 약간이지만 비교우위에 있게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카피캣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만, 카피캣이 원작을 뛰어넘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음으로 살펴 볼 부분은 하드웨어에 대한 것이다. 미패드는 엔비디아의 테그라 K1을 탑재했었고, 미패드2는 인텔의 아톰 CPU(X5-Z8500)를 선택했다. X5 아톰 프로세서는 2015년에 처음 선보인 14나노미터 공정 기반으로 체리트레일 시리즈이다. 그리고 2GB RAM에 16GB 또는 64GB 저장공간(eMMC)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는 6,190mAh, 후면 800만화소 카메라, 전면 5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주요 스펙상에서 미패드와 차이나는 부분은 프로세서와 배터리다. 이 중 프로세서는 그 종류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한데, 대체적으로 아톰 X5자체가 모바일 프로세서 중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전작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배터리의 경우 용량이 510mAh가 줄어 들었는데, 무게를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미패드를 사용하면서 배터리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배터리 효율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샤오미 측에서는 배터리 용량이 줄었지만 사용시간은 더 늘어났다고 이야기하는데 지난 1년간 기술의 발전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글 서두에서 미패드는 가성비가 뛰어나다고도 보지만 절대적으 봐도 충분히 괜찮은 태블릿이라고 언급했다. 요즘 고사양 모바일기기의 경우 3GB나 4GB 램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하는데, 미패드는 2GB RAM으로도 고사양 게임도 무난하게 즐겼었기 때문에 미패드2의 2GB RAM도 성능상에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롤리팝에 기반을 둔 MIUI 7이 기본 OS로 설치되어 있는데, 안드로이드 커스텀롬의 하나라고 볼수도 있는 MIUI는 참으로 흥미로운 녀석이다. MIUI는 안드로이드 기반이면서 애플의 IOS를 추종해서 IOS를 상당히 닮아있다. 그래서 IOS 사용자들이 MIUI 탑재 제품을 접했을 때 거부감이 없이 넘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샤오미의 전략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미패드를 사용하면서 MIUI는 상당히 기기에 최적화가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발견된 오류나 버그가 늦어도 1주일안에 개선되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가지 불편한점은 MIUI 중국 내수제품의 경우 자체 앱스토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앱마켓을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편법을 동원하면 구글플레이를 이용한다거나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조금 귀찮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최근에는 샤오미에서 사용자들의 이런 편법도 막기 위해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들의 생태계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작업이 놀라울 정도다.
미패드2를 보면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MIUI 제품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윈도우즈10 버전이다. 아마도 아톰 X5 프로세서가 사용된 이후가 윈도우즈 버전 출시까지 염두해둔 선택이였을 것이다. 윈도우즈10 버전의 경우 사양은 MIUI 버전과 동일하고, 출시는 올해가 가기 전인 12월 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즈 버전의 경우 MS오피스가 기본으로 설치된다. 끝으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정리해보면 카메라의 경우 미패드를 사용하면서 쓰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는데, 미패드2의 경우에도 기록용 정도로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용량에서 16GB 다음이 바로 64GB라는 점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16GB와 64GB의 가격차이를 생각하면 오히려 그 사이에 32GB가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애플처럼 16GB와 64GB 사이의 가격차이가 제법 있다면 모르겠지만 300위안(약 5만원) 차이라면, 32GB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그냥 64GB 모델을 사면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미패드2는 사양면에서나 성능면에서나 미패드보다 한 단계 더 발전했기 때문에 단순히 가성비만 따지는 그런 태블릿이 아니라 절대적인 비교에서도 다른 고가의 태블릿에 결코 뒤지지 않는 그런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