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늘 뜨고 지는데 유달리 일출과 일몰을 보고 싶어지고 간절하게 느끼는 시기는 연말이라 생각된다. 한 해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도 세우며 생각하는 시간을 일출, 일몰을 보며 갖는 것도 좋다. 무거운 DSLR 없이도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예쁜 일출, 일몰 사진을 담을 수 있는데, V20, G5을 들고 일출, 일몰 명소로 꽤 유명한 전라북도의 옥정호 일대를 찾아 일출과 일몰사진을 담아보았다.
▲ 일출, 일몰시간을 알려주는 앱 (일출 일몰 계산기)
일출, 일몰시간은 어떻게 알까? 웹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면 앱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손쉽게 일출, 일몰을 알려주는 다양한 앱을 만날 수 있는데 필자는 '일출 일몰 계산기(sunrise sunset calculator)' 앱을 다운받아 사용했다. 일출 일몰계산기는 현재 위치, 특정 위치를 정해 일출, 일몰 시간을 알 수 있어 편리했다. 임실군의 일출시간은 7시 28분, 일몰시간은 5시 20분이었다.
1. 국사봉 전망대에서 담은 아침풍경
▲ 국사봉 전망대에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 V20 전문가모드로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임실군 운암면에 위치하고 있는 국사봉은 해발 475m의 작은 산이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하늘과 가까운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 작은 산은 사진을 찍는 이들로부터 꽤나 유명한데, 바로 옥정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심한 새벽에 산에 오르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겨울이면 사진작가들이 더 많이 찾곤 한다.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이른 아침에 국사봉에 올랐더니 이미 좋은 자리는 고급 카메라가 차지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오른 이는 필자 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 G5 전문가모드로 해뜨는 하늘을 찍다
V20, G5 모두 전문가모드, 광각카메라가 지원되어 섬세하게 일출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셔터스피드와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면 디지털카메라 못지 않은 멋진 일출 사진을 담아낼 수 있다.
▲ G5 전문가모드 광각촬영, 옥정호 붕어섬(ISO 50, 셔터스피드 1/200, 화이트밸런스 7400K)
구름이 잔뜩 껴서 일출을 찍는 것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해를 기다리던 사진작가들은 아쉬움에 철수를 했고, 일출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옥정호를 찍어보았다. ISO는 50으로, 셔터스피드는 1/200로 설정했고, 화이트밸런스는 7400K까지 최대로 높였다. 화이트밸런스를 높이면 붉은 기운이 강조되어 해가 뜰 때의 붉으스름한 느낌을 더 강하게 느껴지는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V20 전문가모드 광각촬영, 옥정호 붕어섬 (ISO 50, 셔터스피드 1/200, 화이트밸런스 자동, )
해가 완전히 떴고, 국사봉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V20으로 옥정호를 찍어보았다.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놓고 찍었는데, 일출사진은 실패했지만 붕어섬 사진은 괜찮게 나와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 G5 일반모드 (화이트밸런스 자동)
▲ G5 전문가모드 (ISO 50, 전문가모드, ISO 50, 셔터스피드 1/1100, 화이트밸런스 7400K)
국사봉 등산로를 내려가는 길에 나무 사이로 해가 또렷하게 보이자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며 찍어보았다. 만약 일출을 찍으러 간 장소에서 산 위나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해는 찍지 못했다면 나무와 구름 사이로 빛나는 해를 찍는 것도 대안일 수는 있다.
2. 한옥카페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일출, 일몰사진만 찍으러 가기에 남는 시간동안 뭘 해야하나 고민도 되고, 거리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임실군에 치즈테마파크도 있긴 하지만, 가까이 살펴보면 옥정호 주변의 많은 카페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중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즐겨 찾는 곳으로 '문화공간 하루'가 있다. 이곳은 전북 고창군 해리면에서 옮겨 온 송하정이라는 정자와 녹차밭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 전통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진 하루
▲문화공간 하루의 송하정
송하정은 조선말 진사 성영덕이 국운이 기울자 벼슬을 버리고 귀향하여 지은 것으로 본래 명칭은 송계정이었다 한다. 1911년 수리와 보수를 하고 1921년, 1933년에 그의 아들 성한수가 중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선비들의 사랑방으로, 은밀하게 독립자금을 조달하는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2003년에 현재의 장소로 옮겨 차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 하루에서 바라본 차 밭과 옥정호
▲ 향기로운 감잎차
문화공간 하루 이용법은 간단하다. 밀다헌에서 문화비, 즉 공간이용료 1인 7,000원을 내면 차 (녹차, 황차, 감잎차 중 택1)를 마실 수 있다. 문화비 계산을 하고 송하정, 현대적인 공간 밀다헌 중 자리를 잡으며 차를 그 자리로 가져다준다. 예약 시 다도체험 공간으로 이용할 수도 있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 문화공간 하루 : 전북 임실군 운암면 강운로 1175-17 / 문화비 : 7,000원 ☆
3. 국사봉 전망대에서 만난 화려한 일몰
일출은 구름때문에 절반의 성공이었지만, 오후가 되자 언제 랬냐는 듯이 하늘은 맑게 개었다. 일출 일몰계산기로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국사봉 전망대를 찾았다. 역시나 일몰을 기다리는 사진작가들이 국사봉 전망대에 먼저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다. 일몰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해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 V20 전문가모드 광각 촬영 (ISO 50, 셔터스피드 1/4000초, 화이트밸런스 7400K)
아직 해가 질 시간은 아니었다. 나무 두 그루 사이에 해를 두고 화이트밸런스를 높여 붉은기를 최대치로 하고 찍어보았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사진이 나무 두 그루 덕분에 꽉 차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 V20 전문가모드 광각 촬영, 옥정호 붕어섬 (ISO 50, 셔터스피드 1/640초, 화이트밸런스 자동)
▲ V20 전문가모드 광각 촬영, 옥정호 붕어섬 (ISO 50, 셔터스피드 1/500초, 화이트밸런스 7400K)
해가 점점 산과 가까워지고 해넘이 시간이 다가왔다. 사진작가들은 점점 바빠지기 시작했고 나의 손도 분주해졌다. ISO는 그대로 두고 셔터스피드와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며 해넘이 사진을 담기 시작했다. 일출과 일몰사진은 화이트밸런스를 높여 붉은 기운을 강조하고, 셔터스피드를 조정해 어둑어둑한 느낌을 강조하면 멋진 사진이 탄생한다.
▲ V20 전문가모드 촬영 (ISO 50, 셔터스피드 1/320초, 화이트밸런스 7400K)
▲ V20 전문가모드 촬영 (ISO 50, 셔터스피드 1/640초, 화이트밸런스 7400K)
자연의 모습만 담아도 좋지만 이걸로 부족하다면 사진을 찍는 사람, 피사체를 넣어도 괜찮은 사진이 탄생한다. 삼각대를 이용해 사진을 담느라 여념없는 사진작가들을 오른쪽에 넣고 해를 가운데 두고 찍으니 재미있는 사진이 나왔다. 일출, 일몰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는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셔터스피드, 화이트밸런스 조절만 잘 한다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사진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덧 2016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 들고 가볍게 전국을 다니다보니, 이제는 무거운 카메라대신 스마트폰 하나 들고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은 진화하고 있고, 웬만한 사진들은 스마트폰으로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간단한 팁, 요령만 알면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느끼는 것 같다. 일출, 일몰여행을 많이 떠날 요즘, 뜨겁게 떠올라 따스하게 지는 해를 보며 무거웠던 마음을 털어내고 가볍게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