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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대통령을 그린 유쾌한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09. 10. 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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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서 어떤 삶을 살까? 하는 궁금증을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가져봤음직한 의문이다. 그런 의문을 소재로 선택해서 만든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평범한 대통령의 삶을 꽤나 유쾌하게 그려냈다. 영상에 담긴 모습이 진짜 대통령들의 삶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록 영화속 세상이지만 궁금해하던 대통령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상상속에서라도 그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는 현실에서는 보기힘든 아니 볼수 없을 것 같은 각기다른 특색을 지닌 3명의 대통령이 나온다. 


로또 당첨금 244억 앞에 속앓이 하는 임기 말년의 대통령 김정호
퇴임을 딱 6개월 앞 둔 임기 말년의 대통령 김정호(이순재). 가정과 자신의 인생을 보살필 여유 없이 대한민국 국민대통합의 신념을 위해 싸워온 대쪽 같은 정치 원로. 민주화 투쟁에 젊은 시절을 바친 탓에 그 흔한 골프채 한 번 쥐어 보지 못한 그의 유일한 취미는 TV 일일 드라마 시청과 가끔 찾는 소주 한 잔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행사에서 응모한 로또가 1등에 당첨, 244억 대박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행사장에서 “당첨되면 모두 기부”라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떠올리는데…안면몰수하고 그 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장받을 것인가, 한 번 뱉은 말을 지킬 것인가, 지급기한은 점점 다가오고 하루에도 수백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속앓이를 한다.

강렬한 카리스마, 그러나 첫사랑 앞에선 한없이 소심한 꽃미남 싱글 대통령 차지욱
대한민국 헌정상 유례 없이 잘생긴 외모, 최연소 야당 총재에 이어 최연소 대통령 당선까지 기록을 달고 다니는 차지욱(장동건)은 다섯 살 난 아들을 데리고 청와대에 입성한 싱글 대통령. 임기 초기와 달리 하강 곡선을 그리는 지지율 탓에 보좌관들은 애가 타지만 눈치 보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그의 외교 스타일은 한반도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이렇듯 정치에는 강성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정호(이순재)의 딸, 이연(한채영) 앞에서는 말 한 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는 연애에는 한 없이 약한 남자. 이래 저래 마음이 심란한 지욱은 행사장에서 괴청년의 갑작스런 공격을 받게 되고, 청와대 밖이 대통령 경호 실패로 시끄러운 가운데 청와대 안은 괴청년의 당혹스런 요구로 고민에 휩싸인다.

서민남편의 대책 없는 내조로 이혼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최초 여자대통령 한경자
김정호(이순재) 정권 시절 법무부 장관, 차지욱(장동건) 정권 시절 야당 당대표를 역임한 한경자(고두심)는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완벽한 청와대 라이프를 꿈꾼다. 그러나 갖가지 일정들로 빡빡한 청와대 라이프가 갑갑하기만 한 서민 남편 창면(임하룡)은 청와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경자를 대통령 재임 중 이혼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빠뜨리는데…

 Point 1 : 평범한 대통령의 모습을 그려본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수많은 변신을 시도하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던 야동 이순재 선생께서는 소탈하면서도 한명의 할아버지 같은 대통령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그려주었고, 장동건은 정치에는 거침이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순진한 젊은 대통령을 잘 표현해 주었다. 그리고 고두심은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만, 남편 문제에서만큼은 순탄하지 못한 한 남자의 아내로써의 모습을 잘 그려내었다. 평소 배우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극중에서의 이미지가 꽤나 흡사하기 때문에 더욱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들 3명이 보여준 연기는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관객들이 이들의 연기에 호응하는것은 궁금하던 부분을 잘 나타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방에서 주방장과 소주한잔 걸치는 모습, 깊은밤 배가고파 라면 하나 끓여먹는 모습, 티비 드라마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 등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으로서의 다양한 모습 등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 비록 영화속이지만 동질감을 느끼고 영화속으로 조금씩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Point 2 : 영화 곳곳에서 발견하는 유쾌함.

 이 영화가 장르상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는것을 보고, 사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괜찮은 캐스팅과 눈길이 가는 소재를 다룬 영화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고 끝나는 순간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이 영화덕분에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떠날때는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마음이었다. 야동 순재라는 별명을 얻으며 이미 코미디 연기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이순재 선생님, 내사랑 내곁에와 인사동 스캔들에서 적절한 위트있는 연기로 영화를 살려주었던 임하룡에게는 어느정도 기대를 했었지만, 장동건이나 고두심까지 코미디 영화의 진수를 보여줄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유치한 구성이나 저렴해 보이는 코미디가 아닌 영화가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속에 곳곳에서 빵빵터지는 유머는 수준높은 코미디 영화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어 유쾌하게 웃었던 장면들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조금 우울하고 지쳐있을때 이 영화를 보고나면 가슴속에는 이미 즐거움이 가득차 있을것이다.


 Point 3 : 대통령 전문 요리사, 장 조리사의 활약.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는 생각지도 않던 한 인물이 대단한 활역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대통령 전문 요리사 장기수역을 맡은 이문수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국립극단에서 33년동안 연기를 해온 실력을 갖춘 중견 배우이다. 장 조리사는 주방에서 3명의 대통령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하는듯 하면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역할을 너무 잘 해주었다. 장조리사의 역할이 있었기에 대통령들의 모습이 더 진솔하고 더 평범하게 관객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장조리사의 코믹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작은 포인트이다.

 Point 4 : 아쉬움을 남긴 한채영..
 이 영화는 크게 주연급배우를 5명으로 설정해 두었다. 3명의 대통령을 연기한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과 고두심의 남편역을 맡은 임하룡, 이순재의 딸 역할인 한채영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 들중 한채영은 영화속에서 유독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차지욱의 첫서랑인 김이연은 여기저기 얼굴만 비추고 있을뿐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 김정호의 딸로서도 차지욱의 첫사랑으로서도 그녀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영화가 대통령들의 모습들을 담으려고 하다 보니 차지욱과 김이연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것 같다. 중간중간에 얼굴만 보다가 뜬금없이 결론이 나는 차지욱과 김이연의 사랑이야기는 너무 싱거워 보인다.


 Point 5 : 짧지만 강한인상 박해일..
 이 영화에 출연한 많은 배우들에게 조금 미안한 말이 될 수도 있지만 3명의 대통령, 임하룡, 장조리사 다음으로 강한 인삼을 남긴 배우는 특별출연한 박해일이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차지욱에게 뛰어들어 해프닝을 벌이는 박해일은 많은 부분에 출연하는것은 아니지만 인간 차지욱으로서의 내면을 드러내는데 상당한 연결역할을 해주고 본인 스스로도 뛰어난 표정연기로 충분한 강함 인상을 남겨준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박해일을 보고 있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끝으로..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유쾌한 영화이다. 짧지않은 런타임시간동안 쉬지않게 웃게 해주는 영화,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평번하면서도 진솔한 대통령들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해주는 영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 3가지가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것이다. 우울해서 즐거운일이 필요한 분들, 따분해서 심심해 죽을려고 하시는분들, 유쾌한 무엇인가를 찾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물론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극장을 찾아서 한번정도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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