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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행] 세상에 가위의 종류가 이렇게 많았어? 진안 가위박물관

Travel Story./전라북도

by 멀티라이프 2017. 4.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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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우리 옆에 하나쯤 있어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물건 중 가위는 우리의 삶 속에 굉장히 요긴한 존재다. 그러나 살면서 가위의 유래나 종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최근 다녀온 진안군 가위박물관을 경함하기 전까지는 가위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진안군의 대표 명소 마이산의 북부주차장쪽에 자리잡은 가위박물관은 2016년 12월에 개관했다. 그래서 존재 자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마이산 벚꽃이 본격적으로 피는 4월 중순에서 말까지 조금은 알려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위박물관은 마이산 북부주차장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북부주차장에서 거리가 조금 있다. 그래서 산책을 원하면 걸어가도 되지만, 차를 가지고 가위박물관까지 가도 된다. 주차장에서 마이산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통제하고 있지만, 가위박물관에 간다고 하면 통과시켜준다.

 

 

 가위박물관은 2017년 전라북도가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곳의 입장료는 성인기준 4천원인데, 필자가 찾아갔을 때는 아직 진입로 공사등 여건이 완전하지 않아서 천원 할인된 3천원을 받고 있었다. 아마도 당분간은 입장료가 3천원으로 유지될 것이고, 진입로 공사 등 주변 환경공사가 다 끝나고나면 정상적인 입장료를 받을 것이다.

 

 

 

 진안군 가위박물관이라고 하면 굉장히 생뚱맞다는 생각이들지도 모른다. 요즘 전국 방방곡곡에 생겨나는 박물관을 보면 오직 돈벌이를 위해서 그 지역과 전혀상관없는 테마를 가지고 생겨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진안 가위박물관은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다.

 

 

2001년 진안 용담댐이 완공되면서 수몰예상지역으로 포함되면서 알려진 진안군 수천리 고분군에서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철제 가위다. 이 철제가위는 국내 발굴된 고려시대 분묘 중 2점 이상이 출토된 유일한 경우다. 특히 수천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가위가 단순하게 오래된 것 뿐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디자인이 가미되어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굉장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진안군에 가위박물관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곳 가위박물관을 천천히 돌아보면 관람이 끝났을 때 가위박사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가위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가위에 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현재 발견된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가위는 무려 기원전 1000년경에 그리스에서 만든 양털 가위이고, 대한민국의 역사속에서는 신라시대 634년에 창건된 분황사석탑에서 출토된 협가위이다. 가위박물관에서는 이런 가위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있고,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가위의 구조와 원리 제조방식까지 배울 수 있다.

 

 

 

 가위박물관을 구경하다보면 가위의 종류에 한번 놀라고 가위 장인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가위의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위 사진속에 있는 가위함과 가위는 러시아 대공녀 올가가 사용하던 것인데, 실용적인 목적이 있었다기 보다는 장식의 의미가 더 강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시계장인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가위장인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위박물관에서는 가위장인이 만든 작품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갔던 가위는 영국 한나 드 로스차일드 가문의 한나 가위다. 왕관 가위라고도 불리는 한나가문의 가위는 보고 있으면 가위도 충분히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아래 사진은 한나 가위 중 하나다.

 

 

 

 가위박물관에는 박물관이라는 아깝지 않게 정말 다양한 가위가 전시되어 있다. 너무 다양해서 그 종류를 하나하나 살펴보기 힘들정도인데, '세상에 이렇게 가위가 종류가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래 사진속에 있는 가위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가위라고 불리는 녀석이다. 카메라로 최대한 줌을 이용해서 찍어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굉장히 작다.

 

 

 

 가위박물관은 1,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이 가위의 역사와 종류 등에 대해서 전시하고 있다면 2층은 현대에서 사용되고 있는 가위들의 모습과 가위꽂이 가위를 이용한 페이퍼 공예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1층은 조금 꼼꼼하게 관람해야겠지만, 2층은 조금 더 편한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가위박물관의 가치를 더 높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2층에 있다. 단순하게 가위만 소개한다면 뭔가 아쉬움이 남을텐데 가위에 연관된 것들까지 함께 소개하기 때문에, 박물관으로써 충분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위 사진속에 있는 가위 꽂이도 그런 의미에서 참 바람직한 전시물이다.

 

 

 덩치에 맞지 않게 캐릭터상품을 좋아하는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코너는 바로 캐릭터 가위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캐릭터 제품을 구매하면서도 가위는 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는 캐릭터 가위도 조금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 사진은 오징어를 가위로 잘라서 만든 봉황이다. 가위박물관에는 가위를 이용한 예술작품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는데, 오징어 봉황은 정말 환상적이다.

 

 

 

 관람을 끝내고 나가려고 보니 문 손잡이도 가위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작은 부분이지만 박물관을 만들 때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가위박물관 건물 한쪽에는 가위에 대한 다양한 물건도 팔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아래사진에서 보듯이 가위가 전시된 자리가 있는데, 가위를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진안 가위박물관은 여행자가 찾아가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다. 특히 아무것도 없는 지역이 아니라 바로 뒤에 마이산이 자리잡고 있어서 마이산 나들이를 왔다가 한번쯤 들려도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마이산의 아름다운 벚꽃을 구경할 때 조금만 시간을 할애해서 가위 박물관에도 투자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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