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친구 2명과 함께 남자 3명이 2박 3일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정확하게는 4월 25일 저녁 기타큐슈공항에 도착해서 후쿠오카 공항에서 27일 인천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일정상 2박 3일이긴 했지만, 실제 우리가 여행에 이용할 수 있는 1박 2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우리는 짧은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기위해서 택시을 타고 여행을 결정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지하철, 버스를 비롯해서 교통비용이 상당히 비싸다. 그래서 택시비용도 만만하지는 않은데, 우리가 이용한 기타큐슈의 택시는 시간당 6,000엔 수준이었다. 현재 환율로 계산해보면 대략 1인당 교통비용이 1시간에 2만원씩 들어가는 셈인데, 시간을 절약하면서 원하는 곳으로 편하게 이동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담으로 1인당 여행비용을 생각한다면 3명이 함께 할때 택시여행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여행 1일차에 기타큐슈에 도착해서 고쿠라역 근처 비지니스 호텔에서 숙박을하고, 2일차 아침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여행 2일차에 비가 세차게 내렸는데, 택시여행을 선택한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는 사전예약을 해뒀는데 우리가 이야기한 출발시간인 오전 9시이전에 정확하게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이용한 기타큐슈 택시의 경우 전화예약이 가능한데, 3자 통화를 통해서 번역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예약하는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친구 중 한명이 일본어에 능통해서 그냥 일본어로 바로 손쉽게 예약을했다. 참고로 예약을 위한 전화번호는 +81-92-687-8008 이고, 이용요금은 상담을 통해서 어느정도 조율이 가능하다. 그리고 택시안에서도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뭐~ 우리는 일본에서 살았던 친구가 있엇기에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지는 않았다.
▲ 고쿠라성 주차장에 주차중인 택시
비가 쏟아졌지만 여행을 시작했고, 첫 행선지는 기타큐슈의 상징같은 건축물인 고쿠라성을 찾아갔다. 기타큐슈눈 후쿠오카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었는데, 근래 기타큐슈 직항이 생겨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도 보였다. 아무튼 일본의 성을 사진속에 제대로 담고 싶었는데, 비를 맞으며 겨우 찍은 결과물이 아래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하늘을 파란색으로 칠하고 싶을정도다.
고쿠라성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보라색 등나무꽃이 매력적인 카와치후지엔이다. 카와치후지엔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보라색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일본전역에서는 물론 한국인을 비롯해 외국인 여행자들도 굉장히 많이 찾는 곳이다. 필자가 이곳을 찾아간 4월말은 만개하기 전이라 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카와치후지엔은 위치상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쉽지는 않은 곳인데, 택시를 이용했기 때문에 괜찮았다.
카와치후지엔을 구경하고 도착한 곳은 작은 항구마을 모지코였다. 모지코는 일본에서 바나나가 가장 먼저 들어와서 유통된 시발점이라서 위 사진에서처럼 바나나상이 세워져있고, 이 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무조건 사진을 찍은 인증샷 명소가 되었다. 그래서 필자도 인증샷을 한컷 남겼다.
▲ 조금은 조용한 분위기의 기타큐슈 모지코
비가와서 이곳저곳을 모두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걷다가 유후인에서 봤던 꿀벌가게를 발견했다. 아마 유후인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라면 꿀벌 아이스크림을 알고 있을텐데, 그 본점이 유후인이 아니라 기타큐슈 모지코였다. 기타큐슈에서는 양봉업이 활발한 편이고, 꿀벌가게에 사용되는 모든 꿀은 기타큐슈에서 직접 양봉을 해서 조달한다. 모지코를 구경하다보니 배가 고팠고, 아래 사진속에 있는 야끼카레를 먹었다. 야끼카레는 택시기사님이 추천해준 메뉴인데, 택시기사님이 추천해준 음식점이 문을 닫아서 그냥 다른 식당을 갔는데 맛이 제법 괜찮았다.
모지코 구경을 하고 슬슬 2일차 숙소가 있는 유후인으로 이동하려다가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다고 판단해서 바로 건너편에 있는 시모노세끼를 잠깐 들르기로 했다. 위 사진속에 있는 다리를 이용하거나 아래 사진속에 있는 지하터널을 이용하면 되는데, 필자는 친구들과 아래 터널로 걸어서 가고 택시는 미리 건너편에 가서 기다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 지하터널을 걷다보니, 통영에 있는 해저터널이 생각나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시모노세끼를 잠시 들른것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봤던 시모노세끼 조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실 시모노세끼가 목표였다기 보다는 해저터널을 걸어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시모노세끼로 가서 별다르게 구경한 것은 없고, 복어가 유명하다고 해서 복어전문 어시장만 잠깐 구경하고, 아래사진에서 보듯이 다리를 건너 다리 기타큐슈로 넘어왔다.
기타큐슈에서 어느정도 구경을 하고 늦은 오후에 유후인으로 넘어왔다. 유후인역에 도착했을때까지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후인은 두 번째 방문이라서 그나마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덜했다. 우리는 택시를 2일차 기타큐슈에서 유후인까지, 2일차 유후인에서 후쿠오카까지 이용하는 것을 예약했었다. 그래서 택시는 우리는 유후인역에 내려주고 내일 유후인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택시여행 첫날 우리가 이용한 시간은 6시간이 조금 넘었고, 택시비용을 계산할 때 생각해야할 부분은 시간당 요금 이외에 고속도로 톨비용과 주차비다. 그래서 우리는 유료 주차장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는데, 택시기사님이 대부분 알아서 잘 주차했다.
유후인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시간이 다소 늦기도했고, 비도 주루룩 내리고 있어서 문을 닫은 상점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일단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금상 고로케를 하나 먹고, 긴린코 호수로 향했다. 시간상 물안개가 필 시점은 아니었지만,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수를 찾아갔다. 다행스럽게도 비 덕분에 호수 곳곳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사진속에 담아낼 수 있었다. 비가오는 가운데 사진을 찍어서 전체적으로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물안개를 꼭 보고 싶었던 필자의 마음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긴린코 호수를 가볍게 둘러보고 료칸 토키노카케라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서 숙소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많은 것을 보면서도 편하고 힐리이되는 시간을 가지자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교통수단으로 택시를 선택한 것과 유후인에서 료칸 토키노카케라를 선택했던 것은 충분히 우리의 여행목표를 달성하게끔 도와주었다. 모든 공간이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료칸 토키노카케라의 모습은 대략 위ㆍ아래 사진과 같다.
여행 마지막날에는 유후인에서 아침일찍 출발해서 다자이후로 향했다. 택시가시님이 우리는 다자이후역 앞에 내려주었고, 우리는 다자이후의 명물(?)인 스타벅스로 가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아래 사진속에 있는 장소가 다자이후 스타벅스인데 인테리어가 특이해서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가 조금 안된 시점이었기에, 손님이 거의 없어서 너무 좋았다.
다자이후를 거닐면서 이런저런 구경을 하고 학문의신이 모셔진 텐만구도 구경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이 많이 찾는다는 텐만구는 여행자들도 참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그래서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다자이후에 텐만구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닌데, 많은 여행자들이 텐만구 하나면 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욕심에는 다자이후에서 하루정도 머무르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고 싶은데 그럴정도의 시간은 없었다.
다자이후를 가볍게 돌아보고 택시를 타고 택시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후쿠오카시 텐진역까지 갔다. 유후인에서 출발해서 다자이후를 찍고 텐진역까지 가는데 4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그래서 1박 2일동안 택시를 이용한 시간이 10시간이 조금 넘었는데, 최초에 상담시에 10시간 정도로 예약을 했었고 거의 딱 맞게 이동한셈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후쿠오카시의 어느 골목에 있는 치킨멘이라는 라멘가게에서 먹은 츠케멘인데 맛이 상당히 좋았다.
라멘을 먹고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까지 다소 시간이 남았기에, 후쿠오카 시내에서 쇼핑도 하고 잠깐 후쿠오카 타워도 다녀오면서 여행의 마지막을 즐겼다. 이번 여행은 2박3일이라는 비교적 짧은시간이었지만 여행비용은 평균보다는 더 많인 쓴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1인 기준으로 택시투어 비용이 약 20만원, 2박 숙박비용이 약 20만원, 식비 및 기타비용이 약 8만원, 항공권이 대략 14만원 이었다. 이를 다 더해보면 여행비용이 62만원정도가 된다. 이번 여행전에 후쿠오카 4박5일 여행을 약 38만원으로 다녀온 입장에서 2박3일 여행비용으로 62만원을 사용한 것은 분명히 저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충분히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고, 택시를 이용해서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충분히 힐링이되는 독채 료칸에서 시간을 보낸 것을 생각해보면 그 돈이 아깝지는 않다. 아무튼 항상 저렴한 여행을 찾아다니지만, 아주 가끔은 조금 더 돈을 투자해서 편안한 여행을 하는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좋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