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표선에 있는 한 펜션에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무작정 차를 몰고 서귀포 표선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식사가능이라는 푯말을 하나 발견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서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었기에, 별로 고민없이 차를 세웠다.
주차를 하고보니 이곳은 펜션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이름은 몽니몽리카페였다. 몽니는 옛말에 심술궂고 욕심부리는 성질을 의미하고, 제주도에서는 '몽니부린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제주도 방언의 특징 중 하나가 옛 우리말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인데, 몽니도 그중 하나다. 뭐~ 이 카페가 이름에 쓴 몽니가 그런 의미로 사용한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일단 실내 인테리어 비주얼은 합격이었다. 알고보니 문을 여는 시간이 11시 였고, 아마도 필자가 그 날의 첫손님인 듯 했다. 그래서 카페안에는 굉장히 조용했다. 어디를 가든지 사진을 찍고보는 필자와 아내의 특성을 생각해볼 때 비어있는 카페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몽니몽리카페는 실내공간도 멋지지만 카페 앞에 야외좌석도 마련되어 있어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봄가을에는 꽤나 괜찮은것 같다. 필자는 무척이나 더운 날에 이곳을 찾았기에 햇빛을 피해서 안에 자리잡았다.
몽니몽리카페에 들어가보니 식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3시 까지만 가능한 것이었다. 뭐~ 필자는 점심먹을곳을 찾고 있었기에 바로 주문에 들어갔는데 매운돼지찌개정식을 선택했고, 아내와 장모님이 옛날돈까스와 오징어볶음 정식을 골랐다. 참고로 카페 입구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다양한 음료가 준비되어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필자가 선택한 매운돼지김치찌개정식은 전체적으로 맛이 좋았다. 한가지 생각해야할 점은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 매운맛이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감당하기 힘들수도 있다는 것인데, 평소 매운음식을 먹지 못하는 경우에는 선택하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평소에 매운 음식을 종종 먹는 편이어서 맛있게 먹었다.
위 사진은 아내가 먹은 옛날돈까스고 아래 사진은 장모님이 선택한 오징어볶음정식이다. 두 메뉴 모두 맛은 준수한 편이었는데, 돈까스가 조금은 평번한 맛이라면 오징어볶음은 상대적으로 그 맛이 더 인상적이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맛이 괜찮아서 인스타그램에 몽니몽리카페를 검색해봤더니, 이곳 사장님 인스타그램에서 수박주스를 올려둔 것을 봤다. 그 모습을 보니 신기하게도 수박주스에 수박바가 떡하니 꽂혀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점심을 먹고 수박주스를 하나 주문했다. 수박주스의 모습은 위 사진과 같은데, 수박주스에 꽂혀있는 수박바는 진짜다. 수박을 충분히 갈아넣어서 수박주스 자체도 진한데, 달달한 수박바까지 함께 먹을 수 있으니 더운 날씨에 딱 맞는 음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뒤에는 위 사진과 같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는데, 필자는 처음부터 식사를 하기 위해 찾았던지라 사진만 한컷 찍고 이곳을 떠났다. 혹시나 서귀포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어디에서 해결해야할지 모른다거나 시원한 음료가 필요할 때 몽니몽리카페를 찾는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