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360여개 이상의 오름이 존재한다. 자연이 만들어낸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는 오름이 많이 있지만, 일부 유명 오름을 제외하면 여행자들이 찾지 않는 오름이 더 많다. 그것은 일단 오름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 상당한 등산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제주도에 갈 때면 오름을 종종 찾아가곤 하지만, 조금은 힘이 들기 때문에 많은 오름을 가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오름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산방산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군산오름을 찾았다.
군산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냥 군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굴메오름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 이름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굴메라는 이름이 이런저런 변화를 거쳐서 군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군산오름의 가장 큰 매력은 멋진 뷰를 보기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군산오름 정상 바로 아래까지 도로가 있어서 차로 갈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서 군산오름을 검색하고 찾아가면 되는데, 외길이라 찾아가기가 굉장히 쉽다. 단지, 교행이 가능한 지점이 다소 애매해서 중간에 차를 만나게 되면 누군가는 꾸불꾸불한 길을 후진으로 가야하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 운전이 서툰 경우에는 찾아가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 군산오름 주차장
군산오름 주차장에 도착하면 바로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운동기구와 쉴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마련되어 있고, 이미 저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보는 풍경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위에 올라가면 어떤 풍경을 만날 수 있을지 조금은 설렌마음이 든다.
주차창에서 보면 길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위 사진속에 있는 다소 가파른 길인데, 군산오름의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비교적 완만한 아래 사진속에 있는 길은 군산오름 전망대까지 바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정상까지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경사가 상당해서 몸에 불편한 곳이 있다면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는 가파른 길로 올라가서 한바퀴를 돌아서 전망대를 구경하고 완만한 길로 내려왔다.
군산오름에서는 아름다운 자연도 만날 수 있지만, 아픈 역사의 현장도 만날 수 있다. 바로 일본이 군사시설로 만든 진지동굴이 그 대상인데, 이곳에 만들어진 진지동굴은 주로 군수품을 숨기고 미국의 폭격에 대비해 일본군이 숨기위한 대피시설로써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 군산오름 제8 진지동굴 입구
▲ 군산오름 제9 진지동굴 입구
필자가 군산오름을 찾아간 날이 32도까지 올라가고 자외선 지수가 매우 강함이어서 다소 힘들긴 했지만, 오름 위에 올라 주변을 보니 힘들었던 순간은 금방 잊을 수 있었다. 구름이 조금 많이 끼어서 아쉽긴 했지만, 충분히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 서귀포시 안덕면일대와 해변
군산오름 정상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위 사진속에 있는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군산오름에는 혼자 올라갔고, 누군가 올라올까 기다려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바위 어딘가에 스마트폰을 겨우 세워두고 음성인식으로 셀카를 찍었는데, 정말 힘든 모습만 제대로 나온것 같다.
▲ 군산오름 정상에서 본 산방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군산오름에서 내려올때는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조금 돌아서 이동했다. 정상에서 내려오다보면 위 사진속에 보이는 전망대가 눈에 들어오는데, 군산오름 전망대에서 보는 주변의 풍경은 또 다른 모습이다.
▲ 군산오름에서 만난 다양한 꽃
▲ 군산오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필자가 평일에 찾아가서 그런지 이곳에서 만난 사람은 총 5명 이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 외길에서 차를 만나는 일도 없었는데, 아마도 주말에는 평일보다는 사람이 조금 더 찾아서 그냥 차를 아래에 두고 걸어서 오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참고로 군산오름으로 들어오는 길 입구쪽에 차를 주차하면 1.3km 정도를 걸어야 한다. 뭐~ 가장 편한 것은 차를 이용해서 주차장까지 바로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