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2월 큰 마음먹고 소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R3를 구매한지 1개월이 지났다. 카메라를 구입하고 평창, 강릉, 제주도 등을 다녀왔는데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위주로 장점과 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본다. 이 글에서 하는 이야기는 스펙의 좋고 나쁨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실 사용간에 개인적으로 받았던 느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이다.
참고사항으로 필자는 소니 A7R3로 메인바디를 바꾸기 전에 7년동안 캐논 카메라를 사용해왔고, 2017년에는 니콘포토챌린저 활동을 하면서 니콘카메라를 다양하게 사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 스마트폰 짐벌과 A7R3를 양손에 들고 활용하는 멀티라이프
처음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왔을때 가벼운 무게가 강점이었는데 A7R3는 무게가 주는 이점을 그다지 없다. 평소 한 손에는 스마트폰 짐벌을 들고 다른 한 손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영상과 사진을 동시에 찍는 경우가 많아서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이 익숙하기는 한데 조금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보급형 DSLR 제품만 주로 사용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A7R3의 듀얼 메모리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혹시나 메모리 하나를 깜빡하더라도 문제가 없고, 1번 슬롯은 UHS-2를 지원해서 고속연사촬영이나 4K 촬영시 처리속도가 느리지 않다.
A7R3를 구매하기 전에 가장 크게 염려했던 부분은 바로 배터리다. A9과 같은 배터리를 사용해서 사용시간이 상당히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미러리스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배터리 문제가 실 사용간에 어느 정도일지가 걱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A7R3를 사용하다보니 배터리 사용시간이 충분함을 느꼈다. 정확하게 사용컷수나 영상촬영시간을 체크한 적은 없지만, 대략적으로 1번 슬롯과 2번 슬롯에 있는 64GB 메모리 2장이 모두 가득찰 정도로 영상을 촬영하는 동안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았고, 여행간에 400컷 정도의 사진을 찍고나서 보니 배터리가 50%정도 줄어있었다. 사용패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환경에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문제는 없다. 참고로 최근에 필자가 카메라를 사용한 평창은 영하 10도 이하였고, 제주도 에서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씨였는데 역시나 배터리 사용시간에 대한 문제는 느길 수 없었다.
A7R3는 USB-C타입 단자가 있어서 급할때는 보조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하고, 촬영한 사진을 바로 확인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리고 USB-C타입 단자를 활용해서 PC를 연결한 상태에서 상업적인 촬영을 할 때 꽤나 쾌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A7R3의 조작 메뉴얼은 상당히 직관적인데 노출단계를 바로 변경할 수 있고, 셔터속도와 렌즈밝기를 앞뒤 레버를 통해서 별개로 조작이 가능하다. 다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하나의 레버로 렌즈밝기와 셔터속도를 번갈아 가면서 조작하면서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이 카메라는 그렇지 않아서 좋다.
풀프레임 카메라를 구매하면서 틸트액정은 고려 요소는 아니었는데, 완벽하지는 않지만 로우앵글 촬영이나 약간의 하이앵글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없는 것 보다는 확실히 더 좋다. 보통 보급형 제품이나 하이엔드 제품에 적용되는 틸트액정들처럼 좀 더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아주 가끔 들기도 한다.
A7R3는 4240만 화소수를 자랑하는데 사진을 촬영했을때 나오는 해상도가 7,952 X 5,304으로 굉장히 크다. 그래서 PC의 저장공간이 크기 않다면 다소 부담될수 있는데, 그만큼 대형 출력에는 굉장히 큰 강점을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위ㆍ아래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크롭을 해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상업적인 목적에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면 망원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큰 화각에서 촬영하고 크롭해서 사용해도 괜찮을 것이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위 사진에서 1,024 X 683 크기로 크롭한 것이다.
▲ 소니 A7R3 동체추적AF로 촬영한 사진
A7R3를 사용하면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낀 요소는 동체추적AF다. 눈동자를 따라가는 동체추적AF는 소니가 지속적으로 적용해온 기술로 다른 모델로는 사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A7R3의 동체추적AF는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다. 그래서 연사촬영시에 사용해도 초점이 맞지 않는 경우가 없다. 뭐~ 어떤 제품이든 100%가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지금까지는 동체추적AF를 사용하면서 초점이 맞지 않아서 사진을 사용하지 못한 경우는 없다. 그리고 A7R3는 초당 최대 10연사가 가능한데, 정확한 초점과 고속연사가 합쳐져서 순간포착이 어렵지 않다.
▲ 소니 A7R3 연사로 촬영한 제주도 바다
▲ 소니 A7R3로 촬영한 야간 사진
이 글에 올려진 사진들은 모두 ISO를 자동으로 놓고 프로그램 모드로 촬영했다. 기본적으로 노이즈 억제능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모드로만 촬영했는데 역시나 전체적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위 사진을 보면 어두운 야간에도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가 나오고 아래 사진을 보면 음식도 충분히 잘 나온다. 뭐~ 주변환경에 맞춰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설정하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편하게 촬영했을 때 만족할만하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참고삼아 실내사진과 흐린날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도 조금 올려둔다.
▲ 소니 A7R3로 촬영한 음식사진
▲ 소니 A7R3로 촬영한 실내사진
▲ 소니 A7R3로 촬영한 바다사진
▲ 소니 A7R3로 촬영한 눈오는날 사진
스마트폰 짐벌을 사용하는것이 여행하면서 영상촬영이 편하기에 A7R3로 영상촬영을 많이 하지는 않는데, 가끔 영상촬영을 해보면 역시나 영상은 소니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A7R3의 경우 S-log3와 HLG를 지원하기 때문에 영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에게도 꽤나 매력적일것 같다. 뭐~ 사실 현 시점에서 필자에게는 A7R3의 영상관련 스펙이 다소 오버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앞으로 영상분야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된다면 분명히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직까지 한달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결과물이나 메뉴 등 기능적인 부분에서 느끼는 단점은 딱히 없었다. 단지 바디자체에서 2가지 정도 불편한 점을 느꼈다. 첫번째는 렌즈 분리버튼의 위치가 그립 옆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메라를 쥐고 있는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 버튼을 누르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겨울에 장갑을 끼고 있다면 정말 렌즈가 분리되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실제로 필자가 장갑을 끼고 카메라로 들고 있다고 실제 경험했던 일인데, 다른 사용자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법은 없다.
두번째 불편한 점은 배터리 덮개를 닫을 때 자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많은 카메라들이 덮개를 열 때는 수동이지만 닫을때는 덮개를 눌러주기만 하면되는데, A7R3는 배터리 덮개를 누른 후 오픈(OPEN)에 있던 버튼을 락(LOCK)으로 직접 옮겨줘야 한다. 그 밖에 단점이라고 언급할만한 요소를 나열해보면 렌즈를 비롯해서 액세서리가 다른 제조사에 비해서 굉장히 비싸다는 것, 정품 이외의 호환용 배터리가 아직 없다는 것 정도가 있다. 앞으로 A7R3를 메인 바디로 최소 몇 년은 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종종 이 카메라에 대한 리뷰를 하게 될텐데 혹시나 궁금한 점이나 테스트 해줬으면 하는 요소가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