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 선거문화도 과거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IT의 발전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IT발전이 어떤 부분에서 선거 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는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다. 이 글에 쓰는 내용은 어디에선가 봤을법한 것도 있고, 여기저기 흩어진 내용을 모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이곳에 정리해두고 싶었다.
아직까지 우리는 투표를 하기 위해서 선관위에서 설치한 투표소를 찾아가야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이나 PC로 본인인증을 하고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투표를 하는 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수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온라인 투표가 충분히 가능한데, 문제는 대리투표 등의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보안성 확보에 있다. 보안문제는 생체정보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긴한데, 생체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벽에 부딪히게 된다. 어찌되었건 미래에는 온라인 투표를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IT 발전은 미래에도 계속해서 선거문화를 변화시킬 것이다.
현시점에서 보면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과 함께 SNS 사용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투표를 하면 SNS에 인증하는 것이 굉장히 평범한 모습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SNS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는 젊은층을 투표소로 이끌어내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게 만들었고,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모든 세대가 정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투표에 참여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스마트 디바이스와 SNS가 이런 사회적 흐름을 주도하지는 않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사람들을 정치참여와 투표참여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데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이다.
2018년 지방선거를 보면 투표전에 재미있는 정보를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방의회가 사용한 예산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가능하고,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것은 데이터를 수집해서 정리하고 처리하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졌고, 이런 정보를 꼼꼼하게 찾아서 보는 사람들의 변화된 태도가 있었기 때문에 등장할 수 있었다. 이 부분 역시 이면에는 IT의 발전이 밑거름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덧붙이면 IT가 발전하면서 후보들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 하나하나가 낱낱이 공개된다는 의미가 되는데, 후보들은 숨기고 싶은 내용이 있어도 감추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본인의 생각에 맞는 후보를 고르기가 더 쉬워졌다.
사전투표를 해보면 전국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다. 투표함을 바로 개표소로 이동시켜야 하는 투표당일에는 관내 투표소를 찾아가야 하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전투표일에는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한데, 이것 역시 IT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전국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었기에 본인 인증만 하면 어디서나 본인에게 해당되는 투표용지가 출력되고 투표가 가능하다. 그래서 투표당일에 표를 던지기 힘든 여건이 있다면 사전투표일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유관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가 더 쉬워졌다.
IT발전이 가져온 선거 문화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100% 옳은 방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의 선거운동이 여전하고 아날로그적인 선거홍보물이 여기저기 넘쳐난다.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IT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거 문화가 아날로그적인 면과 디지털적인 면에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이 제법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데, 궁극적으로 온라인 투표가 시행되는 그날이 선거 문화의 변화가 정점을 찍는 순간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