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는 세계가전전시회가 열렸다.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해서 국내 가전 업체들과 ETRI 등의 연구소가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등 국내외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현장취재를 다녀왔고, IFA 2018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을 조금씩 보태서 3편으로 나눠서 결산하는 글을 쓴다. 첫 번째는 개막기조연설을 맡았던 LG전자에 대한 이야기다.
LG전자는 이번 IFA 2018 개막기조연설에 조성진 부회장과 박일평 CTO가 내세웠다. 박일평 CTO는 인공지능을 주요테마로 우리 삶을 더욱 편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했고, 클로이 로봇과의 대화를 하기도 하고 LG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를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사실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이야기인데 비교적 인공지능이 더해진 우리의 삶을 어느 정도는 잘 표현한 발표였다.
개막 전날에 미디어 프레스투어를 갔을 때는 LG전자의 부스구성이 조금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모든 부스가 씽큐(ThinQ)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고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그래서 '이건 뭐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개막 기조연설을 듣고 다시 LG전자 부스를 찾아가니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구나!'라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부스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 씽큐에 할애했다고 해서 새로운 것들이나 다른 볼거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먼저 LG전자부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은 올레드협곡이었다. 올레드협곡은 55인치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58대를 이용해서 생생한 자연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 협곡안에 들어가 있으면 정말 자연속으로 들어간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뛰어난 화질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레드 협곡을 나오면 바로 세계 최초의 88인치 8K OLED TV를 만날 수 있었다. 올레드가 화질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88인치에 8K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173인치 마이크로LED TV
88인치 8K 올레드TV 옆으로는 173인치 마이크로 LED TV가 배치되어 있었다. 마이크로 LED TV는 삼성전자가 CES 2018에서 146인치 제품을 선보인바 있는데, LG전자는 이보다 더 큰 173인치로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은 이번 IFA 2018에서 75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프라이빗존에서 선보였다고 하는데, 들어갈 수 있는 초대장이 없었던지라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아무튼 TV 화질이 좋아봐야 얼마나 표시가 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적도 있었는데, 화질이 더 좋아진 TV를 보고 있으면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LG전자는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강력하게 밀고 있다. 그래서 2018년에 출시되는 거의 모든 가전제품의 제품명에 씽큐가 붙어 있고, 심지어 스마트폰에도 씽큐가 붙어 있다. 제품을 부를 때 더 불편해진다는 점을 감수하고라도 이렇게 씽큐를 붙이는 것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의지가 IFA 2018 부스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IFA 2018 LG전자 부스는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 속에 인공지능이 들어갔을 때 어떤 편리함이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이 되면 각각의 코너에서는 배우들이 실제로 인공지능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관람하며 관심을 보였다. 물론 제품이 아닌 씽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단지 제품을 구경하고 싶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서 아쉬웠을 것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LG전자가 씽큐 라이프스타일을 이정도로 눈에 보이게 부스를 구성한것만해도 충분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필자와 같이 개막기조연설을 통해 LG전자가 생각하는 있는 바를 자세하게 들었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뭔가 붕뜬 느낌을 강하게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LG는 항상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많이 시도하고, 그것이 너무 빨라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경우가 종종 있는데 어쩌면 IFA 2018의 LG전자 부스가 그런 경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씽큐가 LG전자가 생각하는 주인공 이었다면 관람객들이 생각하는 주인공은 클로이 로봇 이었던것 같다. 부스 정중앙 복도에 차례대로 전시되어 있는 클로이 로봇에 사람들의 관심이 상당히 집중되었고, 필자 역시 클로이 로봇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한대쯤은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전시된 클로이 로봇은 가이드봇, 포터봇, 서버봇, 수트붓, 클린봇, 카트봇, 잔디봇, 클로이홈 총 8종이다.
▲ LG 클로이 가이드봇
▲ LG 클로이홈
스마트폰존에서도 씽큐를 만날 수 있었는데 실제 주인공은 G7 ThinQ가 아니라 새롭게 공개된 G7 one과 G7 fit이었다. 두 모델은 G7 씽큐의 동생같은 제품인데 일부 스펙을 다운시키면서도 G7 씽큐가 가지고 있던 기능이나 사용자경험은 대부분 탑재한 것이 특징적이다. G7 one은 구글 안드로이드원을 기본 OS로 사용해서 순정 OS를 사랑하고 보장된 업데이트를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제법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 LG 모니터 브랜드 울트라기어
그 밖의 요소로 게이밍 모니터 브랜드 울트라기어, 오디오 브랜드 엑스붐을 만날 수 있었고, 고효율 가전제품 라인업인 센텀 시스템도 만날 수 있었다. 모니터, 오디오, 센텀시스템은 각각의 요소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들이 주로 관심을 보여서, 관람객이 다른 곳에 비해서 많지는 않았지만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 LG 모니터 브랜드 엑스붐
▲ 고효율 가전라인업 센텀 시스템
그동안 세계가전전시회에 대한 내용은 많이 소개했지만 직접 현장에 가서 취재를 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필자의 느낌이 다른 사람들과 달랐을지도 모르겠는데, 어떻게보면 처음 접해봤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정확한 분석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IFA 2018의 LG전자를 정리하면 인공지능이 그리는 세상을 사람들에게 자세히 보여주고 싶었고, 그것을 어느정도 잘 구현했지만 일반 관람객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뜬구름 잡는 느낌을 준듯 하다. 그리고 어느정도 가전업계에서 일하거나 관련이 있는 사람, 기조연설을 들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LG전자가 그리고자 했던 모습을 이해했을 것이다.
"LG전자로부터 현장취재관련 제반비용을 지원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