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지난 9월 5일 막을내린 세계가전전시회 IFA 2018 결산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 번째 글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 씽큐에 초첨을 맞춰 소식을 전한바 있는데, 이번에는 LG전자와 부스가 나란히 있었던 소니에 대한 이야기다. 과거 소니는 가전제품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면서 명성이 흡집이 났다. 요즘은 소니하면 카메라만 떠올리는 사람도 제법 많은데 소니가 만들고 있는 제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IFA 2018 현장에서 만난 소니부스는 가장 잘 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한 소니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소니의 촬영 기술과 음향 기술은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인데, 그것에 초점을 맞춰서 부스를 구성했다. 그래서 소니가 최근 출시한 카메라를 모두 직접 사용해 볼 수 있었고 망원렌즈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 여러대 연결이 가능한 소니 RX0
LG전자가 이끌고 있는 올레드TV 시장에 소니가 뛰어든것은 2016년 정도다. 이후 빠르게 성능을 업그레이드해서 지금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제법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영상처리에 대한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능 자체는 충분히 준수하다. 그리고 이번에는 X1 울티메이트라는 화질엔진을 선보였다. LG전자의 알파9 화질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녀석인데, 일단 전시된 결과를 보면 성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당장은 LG의 기술이 조금 앞서있을지 몰라도 향후에는 화질엔진에서 오는 성능 차이는 미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쪽에는 제법 많은 수량의 신작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3를 전시했다. MWC 2018에서 공개한 엑스페리아 XZ2에 이어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보편적인 성향을 따라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것이 느껴지기는 했는데, 여전히 가야할길이 멀어보였다. 그래서 IFA 2018을 통해 공개했음에도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소니에게 한가지 위안거리는 엑스페리아 XZ3의 4K HDR로 촬영한 영상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는 것이다.
▲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되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3
소니 부스의 주인공은 단연 음향기기다. 최근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WH-1000XM3의 성능은 확실히 좋았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더욱 향상되어서 음악을 들을때 그렇게 시끄러운 전시장의 소리를 하나도 듣지 못해서 잠시 고요함에 빠질정도로 뛰어났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소리의 밸런스가 꽤나 훌륭했다. 그리고 주변 소리를 듣거나 대화하고 싶을때는 오른쪽 부분을 가볍게 터치하고 있으면 되는 기능이 있어서 편리했다.
▲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기능 제어가 가능한 WH-1000XM3
소니는 헤드폰 이외에도 소형앰프,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음향기기를 곳곳에 전시해서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했는데,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인 DMP-Z1은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그 성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대기시간이 필요했다.
위 사진속에 있는 DMP-Z1은 고출력 아날로그 앰프에 독립 전원 시스템을 더해서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형태의 제품인데, 소리를 직접 들어보니 한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음질이 훌륭했다. 소니의 음향기술이 훌륭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신 제품들을 통해 접해보니 왜 사람들이 소니를 찾는지 알 수 있었다.
요즘 테크전문 영상채널 꿀단지TV를 운영하면서 영상을 직접 만들다보니 한쪽 구석에 전시되어 있던 마이크에 이상하게 눈이갔다. 워낙 고가의 제품들이라 구경만 하고 넘어갔지만, 언젠간 기회가 되면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니부스에서 만난 소소한(?) 제품들(1)
▲ 소니부스에서 만난 소소한(?) 제품들(2)
소니부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오랜시간을 보낸 곳은 앰프가 있는 곳도 아니고 TV나 카메라가 있는 곳도 아니었다. 바로 강아지 로봇 아이보가 있는 로보틱스존이었는데, 과거에 나왔던 아이보가 그냥 로봇같았다면 올해 다시 등장한 아이보는 진짜 강아지와 상당히 닮았다. 보고 있으면 생김새뿐만 아니라 하는 행동도 굉장히 진화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 한 마리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녀석은 일본에서는 2018년 1월에 이미 출시되었고 미국에서 9월 중 출시된다. 가격은 200만원에 클라우드 서버 이용을 위한 월정액 요금이 추가로 들어간다.
▲ 소니부스에서 만난 소소한(?) 제품들(3)
▲ 소니부스에서 만난 소소한(?) 제품들(4)
한쪽에는 웨어러블 제품도 2가지 정도 있었는데 하나는 전자잉크를 사용한 FES 워치로 위 사진속에 있는 녀석인데 시계표면과 시계줄의 디자인을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가볍게 바꿀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웨나라고 아래 사진속에 있는 제품도 있었는데 시계알과 스트랩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다. 웨나가 특이한 것은 시계는 아날로그 그대로고 시계줄에 스마트기능을 위한 장치가 들어갔다는 점이다. 보통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라고 해도 시계알에 모든 것이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이 제품은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
▲ 소니부스에서 만난 소소한(?) 제품들(5)
소니 부스를 돌아보면서 소소하게 구경할 수 있는 제품들이 참 많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곳곳에 준비된 시연존에서 다양한 음향기기가 내뿜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귀가 참 호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강력한 한방은 없었지만 하나하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만한 요소도 없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인 전시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