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우리는 5G가 상용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2019년 4월 3일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고,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500만명이 넘는 5G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5G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4G와 비교해서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필자 역시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 5G가 터지지 않는 불안정성은 뒤로 하고, 기본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나 지연시간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동통신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현재로써는 5G 서비스 품질이 기대했던 만큼 높지 않다.


    ▲ 1년 넘게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5G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20배 빨라지고 지연속도가 10배 좋아진다는 등 엄청난 수치를 내세워서 홍보하는 모습을 누구나 한번쯤은 만나봤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믿고 많은 사람들이 5G에 가입하기도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이동통신사들이 내세웠던 수치는 이론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작은 문구로 사용자들의 불만을 모른 척 했다.


    ▲ 5G 서비스의 불안정성 때문에 LTE 우선모드 사용 중


     그런데 5G 서비스의 이론적인 결과들은 지금 이동통신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5G Sub-6GHz(6GHz 이하 주파수 대역)로는 당연히 구현이 불가능하고, 우리가 밀리미터파라고 부르는 5G mmWave(밀리미터파)를 사용해야 가능하다. 즉, 이동통신사들은 28GHz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확보만 해두고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마치 가능한 것처럼 소비자들을 우롱했다. 이쯤에서 주파수의 특징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Sub-6GHz와 밀리미터파가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주파수의 특징을 가장 쉽게 설명하면 숫자가 낮은 저대역 주파수는 용량이 작은 대신 회절성(꺾이는 성질)이 좋아서 장애물을 잘 극복하기 때문에 멀리 도달할 수 있고, 숫자가 높은 고대역 주파수는 용량이 크고 빠른 대신 직진성이 강해서 멀리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 뒤에 5G(5GHz)가 붙는 것과 아무것도 없는 것(2.4GHz) 중 더 빠른 속도를 위해서 5G를 선택하곤 한다. 그런데 벽을 하나 건너거나 다른 방에 갔을 때 와이파이가 끊기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것은 2.4GHz 보다 5GHz가 직진성이 강해서 장애물 극복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 5G 서비스의 주파수 범위


     이동통신사들이 최초에 밀리미터파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해두고도 Sub-6Ghz 대역의 주파수로 5G 상용화를 진행한 것은, 설치해야 하는 기지국의 개수를 줄일 수 있어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밀리미터파가 더 고주파 이기 때문에 기지국 1개가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이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아래 그림을 보면 주파수가 커버리지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모든 영역을 밀리미터파로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 핵심지역을 밀리미터파로 커버하고 부족한 부분을 sub-6Ghz로 채우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 밀리미터파와 Sub-6Ghz는 공존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밀리미터파 가 상용화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Sub-6 대비 최대 8배 가까이 넓은 대역폭을 활용하는 서비스 또한 없는 실정이다. 필자가 2013년에 쓴 'LTE-A 동향 및 향후기술전망'에서 5G에 대한 미래를 이야기 했는데, 이미 이 당시부터 삼성전자 등 관련기업과 연구기관들은 밀리미터파가 사용될 것을 예상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는 밀리미터파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mmWave 안테나가 장착된 스마트폰


     우리보다는 조금 늦긴 했지만 역시나 2019년에 5G를 상용화한 미국은 소비자들이 이미 5G 밀리미터파를 스마트폰으로 진정한 5G의 초고속 속도를 즐기고 있다. 일본 역시 곧 5G 밀리미터파를 상용화할 계획에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2020년 하반기 또는 2021년 상반기에 밀리미터파 주파수인 28Ghz에 대한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실제로 사람들이 밀리미터파 5G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가 될지 모른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밀리미터파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는 5G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고, 출시 계획도 잡혀 있는 것이 없다. 여담이지만 우리도 미국 소비자와 똑같은 성능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다.


     2019년에 출시된 갤럭시노트10이나 2020년에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 모두 미국에서는 밀리미터파 안테나가 장착된 것이 확인되었는데, 국내 모델에는 밀리미터파를 사용할 수 있는 안테나 자체가 빠져버렸다. 즉, 기술적으로는 이미 밀리미터파를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으나, 국내에 인프라가 준비가 안돼서 소비자들이 역차별 받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가 5G를 이야기 하면서 밀리미터파를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실제 미국에서 진행된 다운로드 테스트 결과를 보면 이해가 간다. 지난 1월 버라이즌의 밀리미터파 평균 다운로드 속도를 보면 700Mbps를 넘어가는데, 이론적으로 기대했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Sub-6Ghz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시연에 따르면 무려 약 4.3Gbps의 다운로드 처리량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동통신사들이 5G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서 많은 것이 바뀌는 것처럼 많은 홍보를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고 진짜 5G라고 할 수 있는 밀리미터파를 사용하기 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밀리미터파를 이용한 진짜 5G가 상용화 된다면, 그동안 데이터의 용량이나 속도 문제로 할 수 없었던 더 많은 일들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8K 초고화질의 영상으로 라이브 방송을 한다거나, AR, VR 등 XR(확장현실)을 지금보다 훨씬 향상된 그래픽의 다양한 콘텐트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얇은 노트북 상에서도 초고화질 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불러와서 편집할 수 있고, 초고사양 멀티 유저 게임을 모바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 밖에 지금까지 데이터의 용량이나 속도 때문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진짜 5G인 mmWave(밀리미터파)를 사용하기 위한 기술적인 한계는 전혀 없다. 5G를 서비스하는 이동통신사들과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들이 투자를 하고 지금 보다 더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다. 1년전 5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홍보했던 4G 대비해서 데이터 전송속도 20배, 지연속도 10배를 진짜로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본 포스트는 원고료를 제공 받았으나, 본인의 의견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Posted by 멀티라이프 (Ha Dong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