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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터져버린 한비야 누나의 초청강연 이야기

일상다반사/연구, 학습

by 멀티라이프 2009. 5. 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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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 0 : 가슴이 터질듯한 강연, 그리고 나의 짧은 생각

 30대 중반의 나이에 자신을 붙잡고 있던 모든 것들을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여행으로 세계를 누비고, 이제는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인 한비야 누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내 인생의 롤 모델 이였다. 카이스트 제4회 책 읽는 밤에 초청강연을 하로 오신 한비야 누나의 강연을 듣는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6~7년 전쯤 육군사관학교에서 듣고 이번에 강연을 듣게 된 것이다. 오래전 첫 번째 강연때의 느낌이 ‘인생이 멋진 사람’, ‘아름다운 그녀’ 정도의 느낌 이었다면 이번 강연은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누구보다 가장 가난하고, 못 먹고, 못 마시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본 경험에서 나오는 그녀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리는 정도가 아니라 내 몸속에 있는 가슴을 터지게 만들 것만 같았다. 단지, 내가 꿈꿔왔고 지금도 꿈꾸는 있는 삶과 가장 많이 닮이 있어서만이 아니라 이 강연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법한 느낌이 아닐까 한다.

 
월드비전 긴급구호 현장을 담은 동영상으로 시작된 강의장은, 영상속의 참담한 현실 때문인지 사뭇 무거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듯 했다. 14년간의 내전으로 인한 최악의 비극으로 전쟁에 동원되었던 아이들이 있는 라이베리아 이야기, 우리돈 5천원이면 영양죽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서남아시아 해일 피해로 생긴 난민촌의 모습, 따뜻한 우유 한잔의 관심에 행복해 하는 모습까지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기 전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한비야 누나가 강단에 서고 진솔하고 재치 있는 이야기는 다시금 강의장을 밝은 분위기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Lecture 1 : 긴급구호 팀장으로써의 이야기 - “머리”

 여러분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라는 질문으로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나라의 세계지도 뿐만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의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스펙을 넓히는 것이 다른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들의 무대는 대한민국도 아니고, 과학기술의 울타리도 아니라 전 세계가 되어야 한다. 지금 시간이 가장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이 가장 시간이 많은 시기이다. 이 때 나의 무대를 전 세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전 세계를 상대로한 꿈은 꿈꿔보지도 못할 수도 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긴급구호팀장의 지구 어떤 현장이라도 48시간 안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들이 우리들만의 지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돈, 실력, 성공, 권력 일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작은2번째 이야기..
물론 세상에는 정글의 법칙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면일 뿐이고 다른 한편에는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 사랑과 은혜의 법칙 속 중심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서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 많은 원조를 받은 나라는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불과 20여년 전까지도 원조를 받던 나라였던 것이다. 바로 이점이 세계 각지에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세계적인 NGO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 고아와 미망인들을 돕기 위해서 우리 땅에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월드비전이 60여년동안 활동하면서 돈을 받던 나라에서 돈을 주는 나라로 변모한 유일한 국가이다. 이러한 모습이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를 돕는데 잔인할 정도로 인색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계13위의 경제규모나 위치에 비해서 턱없이 적은 도움을 주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미지는 해외에서 힘들게 봉사하시는 많은 분들을 작아지게 만들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충분한 원조가 가능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안에도 도울 사람이 많은데 왜 다른나라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깊이 자리잡고 있어서 실제로 원조를 많이 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거 오랜시간동안 우리를 도와준 수 많은 나라들은 그들 나라 안에 도울 사람이 없어서 우리를 도와주었겠는가.
 최근의 일로 터키에서 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7천만불이 아니라 7천만원을 원조 하였다고 한다. 안하는 것만 못한 원조 리스트의 제일 아랫줄을 차지하고만 대한민국,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란 말인가. 터키를 여행해본 사람은 알겠지만(본인은 터키에서 4일정도 머물러 본 경험이 있음), 한국 사람에 대한 그들의 대우와 배려는 엄청나다. 한다리 건너면 가족 중에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있어 형제의 나라라는 생각까지 하는 그들에게 정말 얼굴을 둘 수가 없는 일이다.

 1초, 2초, 3초, 한 아이가 죽는다. 1초, 2초, 3초 또 한아이가 죽는다. 세계에는 3초에 한명씩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집안의 가난한 아이로 태어난 죄 밖에 없다.

 긴급구호팀장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 단지 깨긋한 물 한모금에 빵 한조각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더라도 눈물을 흘려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무슨 큰 구호가 올것이라는 거짓된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화) 말라야에서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 곳의 45분 거리에 있는 시장에 창고가득히 밀가루를 쌓아두고 있는 사장을 붙잡고, 한비야 누나가 물었다. 조금만 가면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밀가루를 쌓아두고 도와주지 않을 수가 있느냐? 그러자 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I'm a business man"
냉혹한 정글의 법칙만을 따르고 있는 이 사람의 모습이 아프리카 창고에서만 있는 일인 것일까? 과연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글의 법칙을 무시하고 살수는 없다, 그렇다면 정글의 법칙과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공존하면서 조화롭게 돌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머릿속에는 세계지도를 그리고, 사랑과 은혜의 법칙에도 우리의 능력과 마음을 쓸 수 있었으면...

Lecture 2 : 우리들의 누나와 언니로서의 이야기1 - “가슴”

한비야 누나가 우리들의 누나로써 언니로써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라는 주제를 던졌다. 한비야 누나가 우리에게 쏜 이 불화살을 나는 과연 잘 받아낼 수 있을까...
 한비야 누나가 던진 이 불화살은 긴급구호팀장 제의를 받고 마음을 정하기 위해 간 소말리아 국경지대에서 만난 이동안과의사에게 자신이 맞았던 불화살 이라고 한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것도 아니고, 멋지지도 않아 보이던 그 의사가 풍토병(나병)에 걸린 환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지면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이 그 의사를 왜 멋지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그날의 일이 끝나고 그 의사에게 왜 여기서 힘들게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안과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진 기술과 재능을 돈을 버는데만 쓰는 것은 아깝지 않나요?”
“무엇보다도 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는일에 대해서 누군가 왜 이 일을 하냐고 물었을 때 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때문이라고 자신에게 말하고 싶었고 지금 그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비야 누나가 말했다. 생활의 주기가 48시간이 되어버린 그녀, 몇일 날을 새어도 아픈곳이 없다는 그녀의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긴급구호팀장임이 분명하다. 눈에 있는 실피줄이 터져서 흐르는 피눈물을 보면서 내안에 있는 나에게 내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하며 그 일을 계속 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여러분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누나로써, 언니로써.”

Lecture 3 : 우리들의 누나와 언니로서의 이야기2 - “손”

 말만 하는 사람이나, 뜨거운 가슴을 가졌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 소용이 없다. 항상 머리, 가슴, 손의 3박자가 갖추어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머리와 가슴으로는 무엇인가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항상 손과 발이 함께 하면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 손이 다른 사람의 뒤통수를 치게하지 않겠다.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기꺼이 내어 놓을 수 있는 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인가를 나누는 손은 아름답다. 한 손은 자기를 위해서 나머지 한 손은 다른사람과 우리를 위해서 손이 2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은 두 손을 평생 어떻게 쓰실건가요?

Lecture 4 : 강연이 끝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여운...

 
아직까지 28년이라는 길지않은 삶은 살아오면서, 이런 느낌의 강의는 처음이었다. 강연 내내 가슴이 터질것만 같았다. 내가 살아온 삶이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인생의 길을 안내해주는 것만 같았다. 머리로는 항상 생각하지만 손발이 잘 따라오지 않아서 많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나눔의 삶, 몇년뒤에 내가 하고 있는일에 자신있게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위해서 다시 한발짝 나아가야 겠다고 다짐하면서, 좋지 않은 몸 상태에서도 카이스트의 젊은이들을 위해서 아름다운 강연을 해주신 한비야 누나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강의내용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없는 글 입니다.)
(절대주소가 꼬여서 앞글 삭제 후 다시 포스팅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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