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페인과 스위스의 경기를 끝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1라운드가 종료 되었습니다. 강한 긴장감과 첫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이변이 많이 발생한다는 각 팀의 첫경기에서는 스위스의 승리, 뉴질랜드의 무승부, 북한의 선전 등의 사건들이 발생하였지만 충격적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한국이 아르헨티나에게 승리하며 충격적인 소식을 전세계로 보낼것을 기대하며 지난 1라운드에서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3개국을 선별해 보았습니다. ※ 이 분석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 의해서 느낌위주로 적었습니다.
공 점유율은 중요하지 않다, 짜임새있는 수비에 한방 역습 : 스위스
한국시간으로 16일 밤 11시에 시작된 스페인과 스위스의 경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페인의 승리를 에상하며 단순한 승리뿐 아니라 이번 월드컵 골가뭄까지 시원하게 해소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종료휘슬이 울리곤 난 후의 결과는 이번 월드컵 1라운드 최대의 이변으로 스위스의 승리였다. 스위스는 스페인과의 경기를 앞두고 9명이 수비를 펼치겠다고 공헌한바 있고, 경기에서도 착실하게 수비를 해나갔다. 경기 중간중간 보여주는 10분간 볼 점유울에서는 스페인이 보통 7:3에서 최고 많을때는 78%까지 점유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스위스의 밀집수비를 좀처롬 뚫지 못하며 한골도 넣지 못했다. 패널티 박스근처나 좌우 골라인까지는 정교한 패스플레이를 통해서 잘 도달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슛을 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긴 드리볼로 찬스를 날리기에 바쁠 뿐이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스위스의 수비가 강력했다기 보다는 스페인 개개인의 선수들이 개인의 능력을 믿고 지나치게 혼자 해결할려는 경향을 보인것이 스위스에게는 큰 득이 되었다.
수비를 잘한다는 것은 일단 골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강의 공격진을 보유한 팀 중의 하나인 스페인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점과 짜임새 있는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통해서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리를 했다는 것은 수비축구의 표본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스위스를 최고의 수비팀 베스트 3로 선정했다.
보는 사람조차 숨이 막히는 경기, 질식수비란 이런것이다 : 북한
지난 16일 열렸던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는 가장 취약한 시간인 새벽 3시30분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7%에 달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이번 월드컵에 본선에 진출한 팀중 최고랭킹팀과 최하랭킹팀의 대결이라는 점과 우리와 한민족인 북한의 경기라는 점이 큰 관심을 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 예선에서 수비위주의 축구로 역습에 의한 득점을 하던 북한의 모습이 아시아를 벗어나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기도 했을 것이다. 비록 그 첫번째 상대가 세계최강 브라질이라는 점이 어쩌면 북한에게는 불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기대속에 경기가 시작되고 북한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파이브백 수비라인을 기본으로 정대세를 제외한 전원이 수비에 가담했다. 공이 북한진영에 있을때는 정대세까지 수비를 하기위해 들어왔으니 실질적으로 전원수비 전략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며 브라질 선수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중계방송을 통해 경기를 보던 사람도 숨이막힐 정도였는데 브라질 선수들의 심정은 어떠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북한은 전원수비전략을 통해서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며 전반전을 0:0으로 끊내며 대이변을 일어나는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잠시나마 가지게 해주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끊질기게 오른쪽을 파고 들었고 마이콘이 감각적인 슛으로 뚫릴것 같지 않던 북한의 골문을 열었고, 잠시 후 일라누에거 완벽한 침투패스를 허용하며 2:0이 된다. 사실 브라질이 2점을 넣는순간 북한이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브라질의 대량득점에 대한 우려까지도 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2점은 내준 이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훈련된 모습 그대로 수비위주의 경기를 계속해나갔다. 브라질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골문을 두드렸지만 더이상 득점하지 못했고 오히려 북한의 역습에 지윤남에게 한골을 내주고 만다.
비록 브라질에게 2:1이라는 점수로 졌고, 실점이 2점이나 되지만 북한을 최고의 수비팀 베스트 3에 뽑은것은 보는사람까지 숨막힐정도로 밀집수비를 펼치면서 비교적 브라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브라질의 많은 슛이 골키퍼가 아닌 수비수들의 몸에 맞고 나올정도로 온몸을 던진 수비는 유로 2004에서 그리스가 보여주던 질식수비보다 더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남은 2경기에서도 전세계를 놀라게한 질식수비를 바탕으로 멋진 역습골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어이없는 자살골로 무너진 철벽수비, 그러나 최고의 수비라인 이었다 : 덴마크
지난 14일에 열렸던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경기는 시작전부터 창과 방패의 대결로 에상이 되었고, 경기기 시작되고 보니 역시나 네덜란드의 끊없는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덴마크가 간간히 공격을 하는 그런 형국 이었다. 덴마크는 네덜란드가 공격을 해올때는 선수전원이 정해진 박스안에 다 들어가서 공간조차 주지 않는 그런 모습이었다. 비록 후반전 자살골을 내주며 어쩔 수 없이 공격숫자를 늘리다보니 헛점이 많아졌고 결국 2골이나 실점은 하였지만 덴마크가 보여준 수비력은 충분히 칭찬받을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자살골이 들어가기 전까지 덴마크는 다닐 아게르(공이 등에 맞아 자살골을 넣은것으로 인정된 선수)를 중심으로 네덜란드의 반데바르트, 반페르시, 카윗 등이 펼치는 공격을 잘 막아냈다. 네덜란드는 70%까지 공을 점유하며 덴마크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역부족 이었다.
비록 어이없는 자살골로 무너지긴 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준 팀이 바로 덴마크가 아니였나 하고 생각해본다. 실점을 2점이나 했고 역습으로 인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짜임새있는 움직임과 아게르를 중심으로 한 최종수비라인의 움직임은 굉장히 유기적 이었다. 위에서 최고의 수비팀으로 같이 언급한 스위스나 북한보다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아마도 이 경기를 유심히 봤던 사람이라면 뭐라고 딱히 한마리도 설명하긴 힘들지만 멋진 수비였다는 사실에는 동의하리라 생각이든다. 앞으로 남은경기에서 네덜란드보다 비교적 공격력이 약한 일본이나 카메룬에게는 더욱 완벽한 철벽수비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