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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명연기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영화 이끼

Review./Movie, Book.

by 멀티라이프 2010. 7. 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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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인기 장편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에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이끼가 개봉 5일만에 100만관객을 돌파하는 것을보고 어떤 영화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어서 극장을 찾았다. 영화중에서는 긴 런타임인 2시간40분이라고는 했지만 웹툰이 가지고 있던 방대한 내용들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었고, 과연 그속의 캐릭터들을 배우들이 얼마나 잘 연기해낼것인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 이끼는 한마디로 지루함은 없지만 갈등구조가 조금은 아쉽고 재미있지만 유머가 내용속에 녹아들지 못하는것 같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제법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 이끼의 줄거리!" (다음 영화 참고)
뭐야 이 더러운 기분은…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 분)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오늘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지는데..
제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 마치 해국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남아 살겠노라’ 선언을 한다.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묘한 기류가 감돌고, 이들의 중심에 묵묵히 있던 이장(정재영 분)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한다.
이 곳, 이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이지?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사람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로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 이 사람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만 한데…

"소름이 돋는 배우들의 명연기"
 영화 이끼에 대해서 혹평을 하는 이들도 한가지 인정하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연기이다. 연기실력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기는 했지만 이토록 각자의 캐릭터들에 걸맞는 연기를 해줄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인데 막상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연기에 감탄을 금할수가 없을 정도이다. 먼저 70대 노인역(천용덕 이장)을 맡은 정재영은 말투에서 행동까지 너무나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걸음걸이 하나하나 와 작은 손동작까지도 섬세하게 연기해내는 그의 모습은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70대 노인인줄 착각할지도 모를정도였다. 다음으로 유해진은 전우치에서 영화 한편을 살려낸던것처럼 이끼에서도 영화를 멋지게 살려낸다. 조금은 순수하고 조금은 바보같지만 속에는 무척이나 쌓아둔것이 많은 김덕천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것이다. 비록 그가 전해주는 유머가 이야기의 흐름을 놓고보면 다소 어색해보일수도 있지만 그 순간 그의 연기만을 놓고본다면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이 밖에도 유목현역의 허준호, 유해국역의 박해일, 박민욱검사역의 유준상, 이영지역의 유선, 전석만역의 김상호, 하성규역의 김준배 모두가 각각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어 어느하나 어색하거나 불편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만으로 이 영화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지루하지 않지만 아쉬운 갈등구조"
 만화가 주는 느낌과 영상이 주는 느낌은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웹툰에서 느꼈던 기분을 그대로 원했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이고 영상속에 담긴 이끼는 영상 자체로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은 본 많은 사람들이 지루하다고 평을 했지만 영화 그 자체만으로 본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라인을 가지고 있는 지루하지 않은 영화이다. 오히려 2시간40분이라는 시간이 언제 지나갔을지 모를만큼 잘 구성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웹툰을 보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이야기의 맥락을 다 알고있고 일어날 일들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기에 그 재미가 반감되어서 지루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긴 런타임이 지루하지 않을만큼 잘 구성된듯 하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갈등구조속에 박민욱검사의 비중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천용덕과 유목현에서 시작된 싸움이 천용덕과 유해국의 싸움으로 이어지면서 등장하는 박검사의 비중이 너무 크게 느껴지다보니 사건을 키를 쥐고 있어야할 유해국이 열쇠를 움켜쥐고 있지 못한듯한 그런 느낌을 주곤한다. 물론 웹툰과 다른 스펙타클한 반전으로 사건의 키는 전혀 다른인물이 들고 있었지만 말이다. 



"재미있는 유머, 그러나 어울리지는 않는다."
 영화를 보다보면 중간중간에 빵터지게 하는 유머가 자주 등장하는데 시원하게 웃을 수 있을정도로 재미있는 장면인것은 분명한데 실컷 웃고나면 뭔가 영화를 보던 흐름이 끊겨버린듯한 느낌이 든다. 이 영화의 장르가 서스펜스이고 영화속에서 다루는 사건들의 연속성때문에 관객들은 장면장면에 집중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는데 유머가 터져나오면서 맥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웃긴 장면이 나오는데 그 순간까지 영화의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웃지 않을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 해야할지 참 난감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영화의 런타임이 제법 긴 만큼 약간의 유머는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자주 등장하는 모습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를 보기전에 원작을 보지 말아라!"
 영화 이끼는 이번 여름 시원한 극장안에서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단 영화를 보기전에 호기심으로 원작 만화를 찾아보고 극장을 찾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좋다. 책이든 만화든 원작을 먼저 보고나 읽고다면 그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잡게 되어서 영화를 그 자체만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계속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혹시 웹튼 이끼를 이미 본 사람들중에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분들이 계시다면 영화를 원작에서 벗어나서 그 차제만으로 바라보기를 권해본다.

손가락ㆍ별 추천 한방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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