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북서쪽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인 빅토리아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호수는 겉으로 보면 굉장히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속에는 굉장히 충격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혈흡층'이라는 기생충을 호수의 물을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옮기는 것입니다. 기생충의 한 종류인 주혈흡층은 호수에 사는 달팽이에서 나와 호수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피부를 뚫고 들어간 뒤, 혈관 속에 하루 수백개의 알을 낳고 20여년간 살다가 간과 방광 등을 망가뜨리는 무시무시한 기생충 입니다. 이 기생충이 몸안에 살게되면 환자는 결국 배에 복수가 차고 피를 토하며 호흡곤런으로 숨지게 됩니다. 이렇게 무서운 기생충 감염율이 90% 넘는 곳이 바로 빅토리아 호수의 코메섬 입니다. 그래서 지난 5월 굿네이버스의 최수종 친선대사가 이곳에 자원봉사를 다녀왔고, 코메섬의 소식을 우리에게 전해왔습니다.
▲ 주혈흡층에 감염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마르코씨와 세 아이들
"저는 괜찮습니다. 남겨질 아이들이 걱정이지요."
35세의 마르코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2007년 남편을 주혈흡층 감염으로 떠나보내고. 자신도 같은 병에 걸려 몇 달을 살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마르코씨와 그녀의 세 아이들을 바라보는 최수종 친천대사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고였습니다. 탄자니아 코메섬 사람들은 위에서 언급한것 처럼 5만명 중 90%가 기생충 질환에 감염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마실 물이 없어 기생충이 득실거리는 호숫물을 마셔야 하고, 오랜 잠복기와 치명적인 합병증, 극심한 복부 통증으로 연간 28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뱃속을 쥐어짜는 듯 한 고통보다, 아이들이 걱정인 어머니의 마음을 보며, 그녀의 아이들에게라도 희망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건 모든 사람이 똑같을 것 같습니다.
차마 눈물도 흘릴 수 없었습니다.
복수가 차 부풀어 오른 배로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얌푸웰와씨를 보며 최수종 친선대사는 차마 눈물도 흘릴 수 없었습니다. 13살 아들에게 절대 빅토리아 호수에 가지도 말고, 그 물을 마시지도 말라고 당부하는 비장한 그의 말에, 눈물조차 사치인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배가 왜 이토록 부풀어 오르는지, 왜 자신이 이토록 아픈지, 왜 검붉은 피를 토해내는지 차마 알지 못했습니다. 병이 만성이 되고 나서야 굿네이버스의 기생충퇴치사업을 통해 알게 된 병의 원인을 아들에게는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1년에 한번만 약을 먹어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병인데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아빠를 바라보는 아들도 애써 마음속의 슬픔과 눈물을 참아냅니다. ※ 참고적으로 코메섬에는 현재 5만 명을 위한 의료시설이라곤 보건소 1곳과 약 배급소 2곳이 전부입니다.
▲ 최수종 친선대사를 보며 반갑게 손을 내미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