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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의 대리점 중고폰 판매, 성공적인 정책일까?

Review./Mobile Issue

by 멀티라이프 2012. 2.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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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SKT와 KT가 올 상반기부터 대리점에서 중고폰을 판매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중고폰을 판매하는 방법에서는 두 통신사가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매입한 중고폰들을 재가공해서 대리점을 통해서 판매한다는 전체적인 그림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은 통신사에서 말하는 시행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고폰의 매입과정이나 매입한 제품에 대한 평가 등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계획은 발표되지 않아서 여러가지로 과연 성공적인 정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T 스마트샵에서 판매중인 중고폰들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가격이 가능할까?"
 아마도 대리점 중고판매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폰의 종류나 품질보다는 가격일 것입니다. 이미 온라인 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중고폰 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네이버의 대표적인 중고물품 거래카페인 중고나라에는 스마트폰을 사고 판다는 글이 초단위로 갱신될만큼 많은 사람들이 중고폰을 사고 팔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카페를 이용해서 중고 스마트폰을 거래하는 것은 파는사람은 원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사는 사람은 원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판매자와 구매자로 바로 이어지는 고리 사이에 통신사와 대리점이 끼어 들었을 때 과연 중고폰을 팔고자 하는 사람과 사고자 하는 사람의 가격적인 욕구를 맞출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아무래도 통신사를 거친 중고폰은 대리점에서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통신사나 대리점에서도 분명히 이득이 있어야 하고 이런 이득이 가격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는 싼 가격에 매입할텐데 상태가 좋은 스마트폰들이 얼마나 구매될 것인가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됩니다.



▲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서 거래중인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의 정확한 평가와 물량의 안정적 공급은?"
 중고폰의 가격 다음으로 생각해볼 점은 중고폰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것인가 입니다. 먼저 제품의 평가에 대해서 살펴보면  SKT의 경우 휴대폰 감정사를 통해서 평가하고 KT의 경우 대리점에서 평가한다고 했는데, 이들이 과연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평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경우는 좀 다르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장 많은 중고제품이 사고 팔리는 카메라시장의 경우 중고제품을 다루는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할 때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제품을 높게 평가하고, 사들일 때에는 최대한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서 저평가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진 애호가들은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데 있어서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기 보다는 인터넷상의 카페 등을 이용한 온라인 시장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중고시장에서 나타난 이런 모습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크기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고, 통신사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가 시작된다고 해도 그 형태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시장구조가 계속된다면 대리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있긴 하겠지만 전국의 모든 대리점에서 중고폰을 판매할만한 물량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고, 일부 지역에서 통신사의 중고폰을 주로 다루는 특이한 형태의 대리점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블랙리스트 제도를 위한 준비과정인가?"
  작년부터 휴대폰 블랙리스트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었고, 올 5월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도난 등으로 문제가 된 제품 번호를 목록으로 관리하여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 제도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사용해온 화이트리스트 제도(이동통신사에 등록된 제품만 망에 접속 가능)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의 종류가 늘어나고 통신사가 반독점하고 있는 유통구조가 다변화 될 수 있기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작되면 중고폰이나 국내 출시와 상관없이 해외에서 출시된 다양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즉, 해외에서 유입되는 단말기나 중고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먼저 고른후에 통신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통신사들은 해외출시 단말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국내 출시된 중고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고폰 유통에 까지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통신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중고폰 유통을 얼마나 장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반독점적인 유통구조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위 글을 읽으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전 통신사들의 중고폰 시장 진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예전부터 통신사의 휴대폰 단말기 반독점 유통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이후에도 조금이라도 유통망을 잡고 있으려하는 움직임이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품의 유통과 이 제품을 이용한 서비스를 같은 곳에서 독점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 뿐더러 제조사를 선택하지 못하고 서비스 업체만 선택해야 하는 일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되는 이런 문제는 조금씩 풀릴 것이고 통신사의 중고폰 시장 진출이 통신사 입장에서 이런 악재를 풀어나가는데 어느정도의 도움이 되는지는 한번 지켜볼만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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