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9일 지상파 저녁 뉴스에서 흥미로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것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2시간여 동안 서비스가 중단 되었다는 뉴스였는데,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것은 내용 자체가 아니라 카카오톡에 관한 소식이 지상파 저녁 뉴스에 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카카오톡 서비스가 중단되었을 당시 각종 언론매체들은 앞다투어 카카오톡 서비스장애 소식을 전했었는데, 이동통신 서비스에 문제가 있을 때보다 그 열기가 몇 배는 뜨거워 보였다. 카카오톡이 안되면 다른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하거나 전화, 문자를 사용하면 충분히 연락이 가능하고, 게임이야 잠시 안하면 그만인데 뭐 그리 대단한 일이 발생했다고 인터넷이 들썩~들썩~ 할 정도로 기사를 퍼붇는지 언론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카카오톡을 때리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카카오톡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동통신사, 포털업체 등 다양한 업체들을 경쟁상대로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 라인이 대내ㆍ외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상황만 고려하면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톡에게는 미치지 못하고있다. 이에 카카오톡은 3,500만 여 명의 국내 가입자를 이용하여 '카카오게임'이라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만들어내며 꽤나 괜찮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은 국내ㆍ외적으로 빠르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 라인, 중국의 위챗, 미국의 왓츠앱 등과 비교해보면 서서히 그 한계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카카오톡은 엄청난 국내가입자를 이용하여 카카오게임이라는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성공시켰지만, 그 이후 이렇다할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카카오는 카카오게임 성공이후 카카오뮤직, 카카오페이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그 성과가 좋지 않다. 엄청나게 많은 카카오톡의 가입자가 든든한 버팀목이긴 하지만 뭔가 새롭다거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서비스는 없었고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진행중인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카카오그룹이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지만 이 역시 카카오톡에 존재하는 그룹방이 옮겨진 정도로 실 사용율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얼마전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선 카카오페이지'라는 글을 쓰면서 이야기 했던 부분으로 카카오는 다른 모바일메신저와의 경쟁에서 굉장히 힘든 위치에 있다. 시장 선점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아직까지는 압도적인 사용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이 사용하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은 분명 카카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은 매년 1,000억 정도를 사용하고 있고, 중국의 위챗은 2,000천억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라인은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고, 위챗은 통계마다 조금씩 틀려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5억명 수준을, 왓츠앱은 4억명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에 카카오톡은 최근 1억 3천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그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 사실이고, 카카오톡의 2013년 매출이 2,000억~2,500억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힘겨운 싸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카오톡의 점유율에 의존한 서비스 런칭으로는 더 이상 발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있다. 카카오게임이 많은 돈을 벌어다주고 있지만 게임업계와 사용자들의 불만이 계속해서 표출되고 있고, 경쟁업체의 모바일메신저가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플랫폼 산업에 뛰어든다면 이것도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카카오톡을 보고 있으면 한 때 국민 서비스로 사랑받았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떠오른다. 당시 미니홈피 없는 사람은 간첩이라고 불릴 정도로 누구나 사용하는 서비스였고, 싸이월드는 SK컴즈 합병 이후 도토리 판매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기 보다는 엄청난 미니홈피 가입자를 등에 업고 여러가지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모든 서비스에 돈을 연결시키면서 대부분이 실패로 돌아갔고, 최근에는 미니홈피가 본모습을 포기하고 변화를 시도하며 벤처형태로 다시 돌아가는 아픔을 겪고 있다. 그리고 해외진출에 실패하고 후발주자 또는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경쟁업체체게 세계 시장을 내주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물론 지금의 카카오는 몰락의 길을 걷고 만 싸이월드하고는 분명히 다르다. 싸이월드가 SK라는 대기업에 합병되면서 복잡하면서도 느린 경영 구조로 고생했다면 카카오는 창의적이면서도 빠른 선택이 가능한 기업구조를 가지고 있고(물론 이 또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싸이월드 처럼 돈에 미친 것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 카카오는 아마도 요즘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 조금은 실패를 맛본 세계화에 대한 고민 등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이글을 통해서 카카오가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새로운 도약을 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부터 무척이나 애착을 가지고 카카오에 관련된 글을 써왔고 지금도 카카오가 공룡기업들과의 힘겨운 싸움속에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겠지만 마지막으로 카카오에 바라는 것은 카카오가 프리챌이나, 싸이월드가 왜 몰락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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